매장의 가격시스템, 상술, 이익 분배구조를 잘 알고 있다고 해서, 고객이 매장에서 실제로 물건을 들여오는 가격에 원하는 물건을 구입하려고 시도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매장은 단 1원이라도 남지 않으면 팔지 않기 때문이다. 매장이 이윤을 남기려고 한다는 것은 인정해야 한다. 그리고 그것도 많이 남기려고 한다는 것도 인정해야 한다. 고객이 할 일은 단지 부당하게 많은 마진을 지불하지 않는 것이다. 매장은 기본적으로 단 1원이라도 이익이 된다면 판다. 고객 앞에서 \'불경기다.\', \'너무한다.\', \'안남는다.\' 등으로 우는 소리를 해도 고객이 제시한 가격에 판다면 자신들이 생각하기에 그 가격에는 합당한 마진이 있기 때문이다. 어차피 적정 마진을 내고 사는 바에야 요구 할 것은 요구를 해야 된다. 5000원 짜리 싸구려 UV 필터라도 필요하면 요구 해야 된다. 8000원짜리 접사용 미니 삼각대도 필요하다면 요구할 수 있다. 이것은 결국 가게에서 먹은 마진에서 5000원 혹은 8000원만 줄이라는 요구이며, \'그것을 해 줄 수 없다.\'라고 말하는 매장이 있다면 \'5000원 정도는 더 빼줄 수 있다.\'라고 이야기하는 상점으로 가면 그만이다. 최악의 경우 그렇게 해준다는 상점이 없으면 다시 돌아와서 그 가격에 사면 되는 것이다. 매장 직원의 말은 그냥 그러려니 흘려 들어야 한다. 앞서 누차 언급했지만 그들은 \'디카 판매\'의 프로지 \'디카\'의 프로가 아니다. 자신에게 맞는 제품은 자신이 가장 잘 안다. 모든 제품은 장점과 단점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그리고 어떠한 장점과 단점을 가졌는지가 그 제품의 특징이 된다. 일부 장점과 단점은 서로 상충관계에 있다. 예를들어 어떤 디카에 CCD의 면적을 키우고자 한다면 필연적으로 크기가 커지고 무거워져 휴대성이 감소하는 것은 각오해야 한다. 만약 CCD의 면적을 키워 화질을 높인 제품과 CCD의 면적을 줄여 휴대성을 높이 두 제품이 있다면 \'어느 제품이 좋은 제품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은 사용자의 기호에 따라 다르다. \'나는 화질이 최우선이다.\'라고 주장하는 사용자라면 당연히 CCD가 큰 제품을 사용해야 한다. \'나는 편리하게 휴대할 수 있는 제품만을 고를 것이다.\' 라면 CCD면적이 작더라도 휴대성이 높은 제품을 구매해야 한다. 이렇게 사용자마다 적합한 제품은 다르다. 이외에도 상충관계 없이 어떤 제품의 질이 결정되는 수가 있다. 하지만 기능이 좋아지면 좋아질수록 화질이 좋아지면 좋아질수록, 휴대성이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나빠지는 것이 있으니 그것이 바로 \'가격\'이다. 사실 이시대 최고의 제품의 가장 큰 단점은 \'가격\'이다. 현재 최고 화소, 최고 CCD 사이즈를 자랑하는 캐논의 EOS 1Ds는 같은 회사의 익시 시리즈에 비해 가격적으로 약점을 가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보급형이라는 의미는 최고의 제품에서 몇가지 기능을 약화시키거나 없애고 그 대가로 싼 가격이라는 장점을 얻은 것이다. 이때 카메라 메이커에서 어떤 기능을 얼마나 약화시키고 대신에 얼마의 가격적 이득을 보게 할 것인가에 따라서 카메라의 특성이 결정된다. 그에 따라 수십 수백가지의 디카 모델이 나오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사용자에게 부합되는 방향의 기능 삭제인지 판단할 수 있는 것은 오직 그 사용자뿐이다. 결국 디카 구입의 핵심은 사용자가 예산 범위 내에서 어떤 목적으로 사용할 것인가를 명확히 하고 그에 맞는 모델을 구입하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약간의 단점이 있더라도 그것은 가격이 낮은 점이 커버해 준다. 그 단점이 내가 사용하는 목적을 크게 해치지 않는다면 구입해도 절대 후회하지 않는다. 이 판국에 쓸데없이 매장 직원의 말을 들을 필요는 없다. 물론 이러한 판단을 스스로 내리기 위해서는 사용자도 얼마간 디카에 대한 지식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모른다면 공부해서 알아야 한다. 이것은 용산의 상인들이 모두 천사라고 해도 마찬가지다. 최종적인 판단의 책임은 자신 스스로가 지는 것이고, 좋은 판단을 위해서는 알 것은 알아야 한다. \'나는 기계치야.\', \'디카 하나 사는데 무슨 공부고 나발이야.\'라고 생각하는 소비자가 있다면 자신의 실수에 대한 응분의 대가는 치를 각오를 해야 한다. 디카를 산 이후에라도 디카를 잘 쓰고자 한다면 디카 자체에 대해서 어느정도의 지식은 있어야 하는 것이다. 지키려고 하지 않는 권리는 보호 받을 수 없는 법이다. 절대로 상인들에게 의존하려고 해서는 좋은 결론을 내리기 힘들다. 바가지나 안쓰면 다행인 것이다. 고객으로서의 의무를 다하자. 그리고 권리를 요구하자. 떳떳하고 강력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