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고려대 등 주요 사립 7개 대학이 대입 전형 기본자료인 학교생활부를 부실기재해온 의혹이 있는 고등학교에 대한 블랙리스트를 공동 작성,해당 학교를 ‘특별관리’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서울 소재 한 사립대학 입학처장은 15일 “교육부와 해당 교육청이 관리,감독하고 있는 일부 학교의 학생부가 입시 자료로서의 객관성을 잃은 경우가 많다고 판단,7개 대학이 문제의 고교가 제출한 자료와 출신 학생들을 정밀하게 검증한다는 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 방안을 추진중인 7개 사립대는 2008학년도부터 대입 수시 1학기 모집을 폐지하기로 발표한 연세대 고려대 서강대 성균관대 이화여대 중앙대 한양대 등이다.

특히 이들 대학은 블랙리스트에 오른 고교 출신자들의 원서에 대해선 별도 정밀심사를 진행하고 이를 통해 부실·허위기재 사실이 드러날 경우 해당 학생은 물론 이 학교 출신 후배들에게도 벌점을 줄 방침이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사립 7개대 입학처장들이 문제 고교의 학생부 실사에 나서기로 한 것은 교육부와 해당 교육청이 관리,감독하고 있는 학생부가 믿을 수 없는 경우가 많다는 판단 때문이다. 각 고교에서 제자들을 위해 공적사항이나 내신점수를 부풀리는 관행이 퍼져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이에는 학생부 관리 감독권을 가진 교육 당국에 대한 불신도 깔려 있다. 이에 따라 이들 대학은 한 대학에서 생활부를 부실 기재한 고교를 적발할 경우 나머지 6개 대학에도 이 사실을 통보,7개 대학이 공동으로 부실기재 고교의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관리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블랙리스트에 오른 고교 지원자들의 원서만 따로 분류해 별도의 검증작업을 거치며 조직적인 부실기재나 조작이 드러날 경우 해당 고교에 대한 실사도 요청할 방침이다.

이들 대학의 방침이 실행되면 각 고교 교육 현장에 심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대부분의 고교가 서울대와 이들 사립대에 학생을 진학시키려 애쓰고 있는 만큼 이들 대학의 공동 대응은 상당한 구속력을 가진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이들 대학의 계획이 정착되면 각 고교의 학생부 허위·부실기재 관행은 상당히 줄어들 것이라는 게 사립대학측의 관측이다. 지난해 9월 교육부 발표에 따르면 전국 일반계 고교 2곳 가운데 1곳이 고3 학생들의 성적을 부풀린 적이 있다.

그러나 이들 7개대를 제외한 다른 대학들과 교육부의 반발은 풀어야 할 숙제다. 교육부는 대입 전형에 학생부 비중을 높일 것을 요구하지만 이들 7개 대는 ‘선 학생부 객관화,후 반영비율 제고’의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또 교육부는 사립대학들의 공동 대응은 묵시적인 카르텔 성격이 짙을 뿐 아니라 월권 행위란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