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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와 연민

연필(86.69) 2017.03.22 07:38:03
조회 1173 추천 43 댓글 8


피고인의 결말을 보고서 개운하지 않은 까닭은 무얼까. 

                   


종종 드라마에서 치매에 걸린 노모는 말하곤 했다.

"불쌍한 우리 민호, 불쌍한 우리 민호.."

민호의 과거 연인이었던 연희도 그가 애초부터 남편을 죽인 살인자이며 그의 살인현장을 육성으로 직접 듣고도 떠날 수 없었던 까닭은

그에 대한 '연민'이 컸기 때문이다. 



아들이 아버지를 살인자로 기억하길 바라냐며 선호가 아닌 민호인 것을 증언해 달라는 정우의 요청으로 법정에 섰지만,

연희는 민호의 아들임을 밝혔다. 이는 정우의 의도와는 좀 다른 것이다.

결국 자기 아들이 살인자(차민호)의 아들이라는 것을 만인에 공표한 것인데, 

연희는 자신의 아이가 아버지를 어떻게 기억하며 살아가야 할지가 중요했기 때문에 법정에 갔다. 진실을 말하기 위하여. 


'진실은 언젠가 드러나기 마련인 것이다.'

 죄를 지은 민호가 선호로 재판을 받는다는 것은 얼마나 비열한 짓이며 동시에 자신이 끔찍하게 여기던 아들까지 부정하는 셈이 된다.

실제로 민호는 은수의 아버지이고, 민호는 연희와 은수를 사랑했고 그들만이 민호에게 전부였다. 

그런 아버지가 있었다는 걸 연희는 아이에게 부정하고 싶지 않았던 것은 아닐까. 

비록 살인자일지라도 아들을 위해 그 죗값을 마땅히 치르는 아버지의 모습으로 기억되는 것.

만일 용서가 허락된다면-, 

인간사에서 악인이 구원받을 수 있을 최후의 보루는 마땅히 죄의 대가로 법의 판결을 받고 형을 살아가는 것이다.

아버지는 죄를 진 사람이지만, 그에 대해 속죄하는 사람이길 바랐다. 

그가 저지른 죄에 대하여 당당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최후의 양심을 지켜 반성하고 한 인간, 아버지로서 아들에게 인간다운 모습이기를.

그러하여 연희는 말한다. 아들에게 아버지가 얼마나 사랑했는지 말해 줄 것이라며.

또한, 이 증언은 연희가 민호에게 해줄 수 있던 마지막 연민이자 사랑이기도 하다. 

그들이 사랑했던 시간을 부정하지 않는 것.

자기 아버지에게 쓸모없는 인간으로서 학대받던 민호가 그 누구보다 사랑하는 이에게 의미있었던 '존재'로 인정받는 것이다. 

그가 끔찍하게 저지른 죄에도 불구하고, 내가 당신을 사랑했고, 우리 사이에 '은수'라는 결실이 있다는 걸,

연희는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민호를 인정한다.  

만일 연희의 증언없이 선호로서 재판을 받는다면 민호 인생으로 따져 봤을 때, 더욱 비참한 것이다.

연희와 은수를 사랑했던 것만큼은 가장 인간다웠고, 무엇보다 간절했던 민호의 따뜻했던 삶을 통째로 부정하는 것이기에.

물론 연희는 다시 돌아올 수 없는 길을 떠났다. 떠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이것은 연희가 치러야 할 죗값이다. 

내 자식의 아비가 살인자라는 낙인을 안고 살아가야 하니까. 

다만 은수가 커서 아버지의 흔적을 다시 찾았을 때, 아프더라도 자신이 그랬듯 은수도 있는 그대로의 아버지로 인정하길 바랐겠지. 

그것은 민호의 아들로서 은수가 숙명적으로 치러야 할 '원죄'다.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고 했던가.

공항에서 사라진 은수와 연희를 찾으며 창백한 얼굴로 애타게 연희를 불러대던 민호의 모습이 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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