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우는

내가 본 가장 터프한 주인공이었다.

특히...

3화를 보면서 새삼 그렇게 느꼈어.

신입생의 밤

충분히 취해서 집으로

돌아가던 길에

김희우는 닥터K를 만나.

본방 볼 때는

어떻게 닥터K가 벌써 나왔지?

하는 생각에 액션 씬을 유심히 보지 못했는데,

다시 보니까 김희우의 감정같은 게

정말 분명하게 읽히더라고.

그런데

상대의 털끝 하나도

건드리지 못한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얼마나 끔찍했을까?

자신이

휘두른 주먹이나

내차는 발길질이

전혀

아무런

소용이 없다는 것을

깨닫고

주춤주춤 물러서지만,

그래도 싸움을 멈추지는 않아.

멈출 수 없는 싸움이라고도

할 수 있겠지만,

저런 상황에서

싸움을 포기하지 않는다는 것 자체가

엄청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어.

그리고

마지막 순간까지

기회를 잡아내지.

플라잉 암바!!!

(이건 원작의 첫 장면에 등장하는 건데, 원래.)

가 걸렸을 때 얼마나 기뻤을까?

하지만

그 환희도 잠시...

김희우는 1회차 때와 똑같은

결말을 맞이하지.

희망 고문이라는 말이 있지?

희망이 고문이라고 느껴지는 건,

그 끝에 남는 것이 결국

절망이라는 걸 알아서잖아.

그리고

김희우는

그 순간 절망을

뼈저리게

맛 보지.

다시 한 번,

똑같은 방식으로

똑같이 죽음을 당하면서.

그러고는

잠에서 깨어 나.

악몽인 거지.

희망이 결국 절망으로 바뀌는

악몽.

근데...

울드 주인공은

그래서

다음 날 아침,

1회차 때의 격투기 스승을 찾아

힘차게 달려 가더라?

아...놔...

저렇게 절망하면,

보통은...

좀 더 좌절하고

수염 안 깎고 방에서 뒹굴며

소주 한 병 정도는

까 줘야 하는 거 아니냐고요.

저렇게 상큼하게

목욕재계하고

운동하러 갈 일이야?!!? ㅎㅎ

내가

살다 살다...

이렇게 터프한 주인공은

미처 본 적이 없다.

영알못이라

사전을 좀 뒤졌더니,

tough하다는 말은

1. 힘든, 어려운

2. 엄한, 냉정한

3. 강인한, 굳센

4. 신체적으로 억센(튼튼한), 거친

5. (육질이) 질긴

6. (잘 훼손되거나 닳지 않고) 튼튼한(단단한)

등의 사전적 의미를 지니더라.

보통은 4번의 의미로,

육체적으로만 강하고 완력을 잘 쓴다는 의미로 쓰이지.

근데,

울드 주인공은 4번이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6번인 것 같아.

어떤 경우에도 훼손되거나 닳아지지 않고

단단하다는 의미.

그런 터프함을 보여주는 주인공은

지금까지 별로 본 적이 없어서 말야.

김희우는 정말

그 모든 의미에서

터프한 주인공이었어.

글쿤.

나 터프한 남자 좋아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