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아버지와 함께 하는 전통주 시음 그 여섯 번째. 이번에는 이화백주, 복순도가 손막걸리, 풍정사계 추를 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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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백주 : ABV 6%, 물, 쌀, 엿류, 곡자 사용. 양산에서 생산. 바디감은 중간 정도. 약간의 누룩냄새가 난다. 전반적으로 음식이랑 매칭해서 먹기 좋다는 생각이 들었음. 주질은 조금 왔다갔다 하는 편인듯. 이번이 네 번째로 마시는 건데 맛이 조금씩 다르다.

아버지 : 탄산감이 매우 많다. 맛은 무난해. 신맛이 조금 있군. 스파클링 음료 같다. 아무 안주나, 우리나라 음식이면 다 어울릴 것 같아. 여자들은 음료수 마시는 느낌으로 마실 수 있을 듯. 약간 밀키스 맛 비슷한 것 같기도 하고? 막걸리에 밀키스 섞으면 이런 맛 날 것 같은데? 밀키스에서 달콤한 맛 좀 빼고. 막걸리 좋아하는 사람들은 대체로 싫어하지 않을 것 같다. 아빠는 7점 주겠다.

어머니 : 탄산이 많긴 한데 콕콕 쏘는 탄산은 아닌 것 같아. 엄만 이거 좋다. 맛있어. 아스파탐 없는 맛. 누룽지맛 같은 게 나. 막걸리는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이 정도면 아주 좋다. 술 같지도 않네(웃음). 오뎅조림이랑 우엉조림이랑 먹으니까 맛있다. 여자들이 먹기 좋겠어 가볍고 편안하게. 텁텁한 맛도 없고 부드럽고 좋다. 잔향은 그렇게 많지 않고 깔끔해. 텁텁해보이지만 텁텁하지 않다.
근데 도수가 너무 약해. 여운도 길지 않아서 잔향으로 인해서 음식이랑 서로 해치는 일은 없겠다. 먹고 트림해도 별로 냄새 안 날 것 같은 막걸리. 뭐랑 먹어도 맛있겠다. 엄마는 7점 줄게. 조금 더 줄 수도 있어(웃음). 엄마 7.5점으로 올릴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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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순도가 손막걸리 : ABV 6.5%, 물, 쌀, 엿류, 곡자, 설탕, 아스파탐, 페닐알라닌 사용. 울산에서 생산. 바디감은 중간에서 중상 정도. 이화백주보다는 조금 더 묵직하다. 잔에 따르고 나면 약간 기름진듯 번들거린다. 설탕과 합성감미료의 사용으로 달착지근한 맛이 있다. 스톤프룻이나 청포도 계열의 향미도 느껴짐. 덜 흔들리고 열어서 그런지 이화백주보다 탄산감이 많았다.

아버지 : 아스파탐이 조금 들어갔구만. 맛은 이화백주와 많이 비슷한 것 같은데? 과일향이 좀 난다. 농도가 이화백주보다 옅은 것 같진 않고 새콤한 과일향. 난 이화백주랑 비슷한 것 같아. 많이 비슷함. 아스파탐이 들어가긴 했는데 많이 달지는 않은 것 같다. 깔끔한 이화백주에 비해서는 조금 더 기름지고 느끼한 맛. 하지만 산미가 더 있어서 많이 느끼하지는 않다. 풋사과 맛? 혀 끝이 따끔따끔한 탄산감이 있어. 이건 6점 주겠다.

어머니 : 신맛이 조금 더 있고 탄산감은 얘가 더 있다. 과일향이 이화백주보다 조금 더 나는 것 같아. 끝맛에 과일향이 남아. 농도는 얘가 이화백주보다 조금 옅다고 생각. 약간 느끼하다. 약간 미끈미끈한 질감이 느껴지고 잔향이 남아서 새큼한 기분이 있어. 아주 많이 달지는 않아. 약간 뜹뜨름하고 느끼한 맛이 느껴져. 탄산감을 좋아하면 복순도가, 그냥 마시면 이화백주가 낫겠다. 엄마는 6.5점... 아냐, 이거 엄마 스타일 아냐. 6점으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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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정사계 추 : ABV 12%, 물, 쌀, 향온곡 사용. 충북 청주에서 생산. 백설기로 밑술한 이양주. QC가 잘 되는 편이고, 잘 만들어진 우리술 특유의 외향이 잘 느껴졌다. 사실 근데 이때부터는 이미 가족 모두가 알딸딸하게 취해있었음.

아버지 : 앞에 두 개에 비해서 진하고 걸쭉함. 쓴맛, 누룩맛이 난다. 난 이 쓴맛이 싫어. 좀 텁텁하고. 난 셋 중에 하나 골라 마시면 이화백주를 마실 것 같아.

어머니 : 다른 거 마시다가 마시니까 좀 풀냄새 같은 게 나는 것 같다. 참외의 싱싱한 꼭다리를 따면 나오는 풋풋하고 쌉쌀한 그 맛이 난다. 엄마는 이화백주가 제일 편하게 마시기 좋을 것 같고 술을 마신다 그러면 풍정사계 추를 마실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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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해있어서 풍정사계 추 점수는 안 물어봤다. 오랜만에 가족과 함께한 즐거운 시음회였다. 그리고 아부지가 만드신 우엉조림은 진짜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것 같다. 이번에 특히 잘 나왔는데 달착지근하고 너티한 끝맛이 입에 오래 남는 게, 브라운에일이랑 같이 마시면 좋을 것 같았음. 양젖치즈는 섬초데침과 같이 먹으면 특유의 콤콤한 향이 아주 밀키하고 부드러운 맛으로 바뀌는데 무척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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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어머니가 이런 말씀을 하셨는데,

"가지향이 나는 술 없니? 일반 가지 말고 애가지. 꼬다리에 별 모양으로 가려진, 까면 하얀색이 나오는 그 부분의 그런 맛을 가진 술을 마시고 싶어."

제 지식으로는 이런 술을 모르는데, 혹시 아시는 분 있으면 알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