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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발렌타인 vs 조니 워커(1.5)

안서지성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0.02.11 21:55:19
조회 3050 추천 0 댓글 17


발렌타인과 조니 워커. 두 술 가운데 가운데 아무래도 조니 워커가 가장 널리 알려진 (블렌디드) 위스키라 할 수 있다.
한국전쟁 직후 위스키가 국내 주당들에게 많이 알려지는 데는 조니 워커의 공이 컸다 한다. 하지만 일설에 따르면
조니 워커가 주로 미군부대 PX 등지에서 유출돼 유통되는 경우가 많아
미군, 특히 (PX에서 근무하며 뒷구멍으로 몰래 술을 내다파는)
흑인들이나 주로 마시는
'싸구려 위스키'라는 인상이 많았나 보다. 그러니까 조니 워커는 지나치게 대중적인 술이라는
이유로 외면받고 마는,
지극히 한국적인 상황에 처했고 그 때문에 '어이 없게' 폄하됐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조니 워커는 "1970년대의 땀과 피를 상징하는 술"이란다. 해외 여행도 양주 수입도 금지된 시절이었으므로
당시 거래되던 조니 워커 중에는 역시 미군 PX를 통해서 또는 월남전에서 돌아온 병사들이나 중동에서 돌아온 건설 노동자들이
아끼고 아껴 모은 돈으로 사 국내로 들여온 것이 많았다 한다.


"월남전에 참전한 병사들은 주보, 즉 PX를 통해 미군들이 가장 많이 마시던 서양 술, 즉 조니 워커를 사와 지인에게 선물하기도 했고
'도깨비시장' 같은 남대문 밀수 시장에 내다 팔았다. 중동 건설 노동자들도 귀국 때 공항 면세점에서 다량의 조니 워커를 사왔다."*1)



조니 워커는 1979년 박정희 대통령이 사망할 때 마지막 만찬장에 있었던 양주가 시바스 리갈로 알려지기 전까지
일반인들 사이에서 가장 유명한 위스키자 서양 술이었다. 그러니까 
박정희 하면 떠오르는 '양주'로 유명해지긴 했지만,
정작 이 술이 '고급' 술로 인정받은 것은 당시 고위층들이 대중적인
조니 블랙 대신 시바스나 더 상급인 '로얄 살루트'를
간택했기 때문이라는 이야기가 그래서 나오는 것이리라.

실제로 10·26이 있기 며칠 전에도 궁정동 안가에서 술자리가 있었는데, 그날 오른 술 가운데 하나가 당시 공화당 의장 서리였던
박종규가 미국 방문을 마치고 귀국하는 길에 사온 로얄 살루트였다고 한다
(아래 글 "박정희 최후의 만찬에 오른 시바스는 12년, 18년?" 참조). 
당시로선 일반인은 해외 여행은 꿈꿀 수도 없었기 때문에 로얄 살루트는 선택받은 소수의 최고위급만이 마실 수 있던 술이었던 셈이다.

발렌타인에 대한 선호도가 어떻게 해서 생겨났는지를 살펴보면 이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발렌타인이라는 술이 국내에 널리 려진 것은
1987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서부터였다는 이야기가 있다. 당시 전두환 뒤를 이을 민정당의 대
권 후보 시절 노태우 전 대통령은 선거전 당시
자신이 좋아하는 '양주'로 발렌타인 30년을 꼽았던 모양이다.



한 주류 전문가는 "조니 워커와 시바스 리갈, 발렌타인은 그 자체로 전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위스키에 속한다.
그러나 박정희 전 대통령과 추종자들은 세간에 인기 있던 조니 워커가 미군, 특히 흑인들이 많이 마시는 술이라는 점 때문에
꺼리면서 더 중후한 향의 시바스 리갈을 선호했던 것으로 안다. 노태우 전 대통령 역시 이전 통치자들과의 차별을 위해
일본에서 유행하던 최고가의 발렌타인 30을 마셨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2)

당시의 '양주' 유행풍속은 미국보다는 일본 쪽에서 건너온 것에서 비롯했는데, 이미 일본인들은 강렬한 향이나 피니쉬 대신
부드러운 '목넘김'을 자랑하는 위스키를 선호하는 바람이 불고 있었고,
이런 경향이 국내 양주 향유층으로도 전파됐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고위층의 취향은 당시 여당 대통령 후보가 
내세우는, 다시 말해 일반인들과는 다른 고급스런 취향으로 전환돼 나타났다고 볼 수 있다. 



발렌타인이 우리 사회에 모습을 보인 시기는 노태우 정부 초기다. 해외여행이 자유롭지 못하던 당시 박태준 전 총리를 비롯해
김윤환 전 의원,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 등과 몇몇 재벌그룹 회장 등 정재계 실력자들이 '목에서 잘 넘어가는' 이 술의 맛을 알고
지인들에게 한두 병씩 나눠주기 시작했다. 이른바 발렌타인 신화의 시작이다. 특히 노태우 전 대통령이 발렌타인 30년에 심취,
신화를 증폭시켰다. 최고 권력자가 즐기는 술은 곧 그 추종자들의 관심사로 등장하게 마련, 많은 사람들이 이 술을 찾고 그 맛에 빠져들었다.*3)


국제적으로 이름이 있는 브랜드가 있는 위스키는 1991년에야 공식적으로 국내 수입이 가능했다니,
시바스-발렌타인으로 이어지는 고급스런 브랜드 위스키 소비층은 당연히 일반인들은 될 수 없었음이 당연하다.
1991년 이전까지는 일반인들이 마실 수 있는 위스키는 국내 위스키, 즉 기껏해야 6년 주령인 스탠다드급 진로의 'VIP',
씨그램의 '패스포트'와 '섬싱스페셜'뿐이었다.

시바스 리갈에서 발렌타인으로 이어지는 선호 양주 변천사엔 이렇듯 고급스런 입맛을 누릴 수 있었던
소수 고위층의 취향을 '보통사람들'이 따라가는 형국이었다고 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국내 주류 업계는 최고 권력자에 대한 동경
그리고 권력자들 스스로 만들어낸 신화를 마케팅 요소로 삼았다. 아
마도 이런 고급스러워 보이는 취향은 당시까지만 해도
쉽게 접할 수 없는 '보통' 주당들의 술안주로 자주 회자됐을 것이고,
따라서 발렌타인에 대한 동경이 생겨나 결국 지금과 같은
인지도 내지는 선호도를 설명할 수 있다는 것이다.



(후주)------------------------------------------------------------------------------
1) "주당 울리고 웃긴 '양주의 추억'", 신동아 제516호(2002년 9월호), 36쪽.
2) 앞의 기사에서 재인용.
3) "고급 위스키에 취하는 코리아!", 신동아 제516호(2002년 9월호), 3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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