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된 느린마을 막걸리는 과하지 않은 탄산과 혀를 상쾌하게 해주는 신맛, 꽤 희미해진 자연스러운 단맛으로 황홀함을 선사해 주었읍니다.

합성 감미료가 들어가 있지 않은 막걸리를 묵혔을 때 얼마나 강력해 질 수 있는지 알 수 있는 훌륭한 표본이었읍니다.

걸쭉함은 다소 아쉬웠습니다만 그것을 감안할 수 있을 정도로 전체적인 맛이 깊어져서 다음 잔을 부르는 맛이었읍니다.

반면 30일 된 옛날막걸리古는 함유된 기타과당 때문인지 유통기한에서 반달 정도 지났는데도 단맛이 크게 줄어들지 않았읍니다.

유통기한 이내 때는 옛날막걸리古 특유의 걸쭉함과 산미와 나름 어울렸던 단맛이었읍니다만, 양조 후 30일 시점에선 큰 문제를 일으켰읍니다.

옛날막걸리古에 들어간 누룩이 30일 동안 지나치게 발효했는지 적당한 구수함을 넘어 거슬리는 구린내를 내고 있었읍니다.

그런데 단맛이 꽤 줄어들었던 느린마을 막걸리와는 달리 옛날 막걸리는 이 구린내와 함께 여전히 상당한 단맛이 입을 강타하는 게 아니겠읍니까?

달콤한 구린내라니, 저는 그만 역함에 정신을 잃고 말았읍니다.

정신이 들었을 땐 지금껏 코에 감돌던 할멈의 겨드랑내와 뇌세포에 휘돌던 곰팡이가 씻겨 사라진 기분이었읍니다.

새로운 사람으로 태어난 기분이었읍니다.

저는 이 기분을 느린마을 막걸리로 축하하였읍니다.

제 입맛을 기준으로 옛날막걸리古는 맛이 변해가는 과정 중에서 느린마을 막걸리보다 더 맛있는 때가 있었읍니다.

하지만 평균적으로는 느린마을 막걸리가 옛날막걸리古보다 더 맛있는 때가 많았읍니다.

최고의 맛을 주기는 하지만 마시는 시점을 신경 써야 하는 옛날막걸리古를 가려 먹기가 귀찮아서 저는 그냥 느린마을 막걸리만 먹기로 하였읍니다.

무엇보다, 달콤한 구린내의 충격이 너무 강해서 한동안 옛날막걸리로 돌아오기는 힘들겠읍니다.

배상면 주가 만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