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극에서 연산군의 이야기를 접하게 되면, 매우 연약한 인간임을 발견하게 되지요. 열등감, 수치심이 가득한 인간... 그러나 그는 역사에 폭군으로 기록되고 있습니다. 안철수의 성장기를 다룬 기사를 보면, 얌전한 공부벌레이기도 하지만, 친구들한테 두들겨맞으며 자란 학생이기도 하였습니다. 165cm도 안 되는 신장이라면, 성장기 때 동급생의 폭행에 시달려 열등감 같은 걸 많이 느꼈을 법한 신체 조건입니다. 그는 이런 열등감을 만회하기 위해서라도 더더욱 열심히 공부하였고, 서울대 의대를 진학하게 됩니다. 열등감을 바람직하게 극복한 사례이지요.

정계 입문 전후 그는 국민들에게 인기 짱이었습니다. 지지율이 50%를 넘나들었습니다. 그러나 그후 번번이 문재인에 패배했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그를 안초딩이라고 놀리고, 정치 평론가들이 유약하다고 깔아뭉갭니다. 통합 과정에서는 같은 당 의원들마저 입에 담지 못할 디스 발언을 그에게 쏟아냅니다. 그런 그에게 열등감과 모욕감이 상상을 초월하였으리라 생각합니다.

그 자신이 강하고 싶었고, 조롱하는 이들에게 강하게 보이고 싶었을 것입니다. 그런 심리적 흐름이 며칠 전 179명의 정치 동료를 벼락치기로 징계하는 결정에 이르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폭력은 원래 포악한 성정의 사람이 행사하는 것이 아닙니다. 열등감과 콤플렉스, 탐욕에 짓눌린 나약한 인간이 그러한 정신적 족쇄로부터 비이성적으로 탈출하는 방식이 폭력이기 때문입니다.

안철수, 아니 이런 한계성을 본질적으로 갖고 있는 인간에 연민의 정을 가집니다. 저 또한 나약한 인간으로서 내재된 폭력성을 잘 제어해야겠다고 반성하면서 말이지요.

ps. 2018.1월말경에 쓴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