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그대다. 제1야당의 대표가 오죽 할 일이 없으면, 밥을 안 먹겠다고 투정이냐? 패스트트랙 지정 안건이 그렇게 목숨 걸고 투쟁할 사안인지도 의문이지만, 만에 하나 그렇게 나쁜 법이라면, 당대표가 단식으로 떼쓸 일인가?

매일 전략회의를 열어 이 법안의 저지 방안을 논의하고, 여론 반전을 위해 자기 당 소속 의원과 정치 지망생, 당원들을 효율적으로 안배햐여 주요 언론사에 인터뷰를 하게 하고, 찬성하는 다른 당 의원들을 포섭하여 반대하도록 하고, 시민과 오피니언 상대로 전화, 대면 상담, 우편물 발송 등 각양의 방식으로 국민들의 마음을 돌리도록 해야 한다. 자신이 직접 시간 내어 할 수도 있지만, 당의 여론전에 컨트롤 타워가 되어 독려해야 한다.

지금 공수처법 찬성 여론이 70%에 가깝다. 이런 여론 지형에서 자한당이 총선을 앞두고 막무가내로 반대하는 것은 휘발유를 지고 숲으로 뛰어드는 것만큼 위험하다. 그만큼 여론 설득전이 중요하고, 설득할 자신이 없으면 자유 투표로 맡기든지, 찬성 당론으로 선회하는 정무적 판단 능력과 리더십도 필요하다. 이렇게 어설프게 반대를 위한 반대로 몰아붙이고도 덜컥 통과되어 버리면 당이 위기에 빠질 수도 있다.

자기 자신이 단식한답시고 거적 떼기 깔고 아무것도 안 하여도 통과가 안 될 것이라고 생각하면 큰 착각이다. 정부 여당과 이에 동조하는 군소 야당이 나름의 정치적 명분을 가지고 정권과 당의 명운을 걸고 6개월 동안 추진해온 일인데, 고작해서 탄핵으로 봉괴된 정권 출신의 초짜 당대표가 굶어죽겠다는 시위가 무서워 포기할 것 같은가? 5살 아이가 엄마에게 무엇을 관철시키기 위해 굶겠다고 하면, 자식을 사랑하는 마음 때문에 엄마가 져줄 수 있다. 그러나 대통령과 여당, 공조하는 다른 당은 황교안의 엄마가 아니다. 이 점을 명심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