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이 여러 가지로 죽쑤고, 국민에게 인기 없어도 자한당에서 버티는 것은 '자기 말고 대안이 없다'는 논리입니다. 이것은 근거가 희박한 주장이지요. 황교안과 그 지지자는 그리 생각할지 몰라도 다른 분들은 보수 진영의 다른 중견 정치인이 차라리 황교안의 대안으로 미는 게 낫지 않을까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게 유승민일 수 있고, 오세훈일 수도 있고, 그 외 여러 내로라 하는 정치인일 수도 있습니다.

황교안의 공천 전략은 뻔합니다. 이제까지 대안부재론을 전가의 보도인 양 자리를 지키는 무기로 삼아왔는데, 총선 이후에도 이 무기를 계속 써먹으려면, 자신의 대안이 될 만한 싹이 보이는 정치인은 이번 총선 과정에서 가차 없이 싹둑싹둑 자르는 겁니다. 대중적 인기가 조금이라도 높다든지, 자신보다 따르는 정치인이 많다든지, 자신보다 좀 똑똑(?)해보이는 공천 신청자는 죄다 낙천시키는 겁니다. 초, 재선 의원을 주요 당직에 배치한다든지, 물갈이 50%론을 들고 나오는 것도 이런 맥락의 사전 정지 작업입니다. 3선 이상은 어벙하고 자기한테 굽실거리는 몇 분만 구색 갖추기로 놓아두고, 그 외 대부분을 정치 퇴물로 몰아 싹을 자르기 위한 장치들이라 할 수 있습니다.

총선 후, 어디서 황교안 무능하니 물러나라, 황교안으로는 대선 패배한다 소리 나오면, 황교안 내시들과 지지자들은 이렇게 방어하겠죠. "그럼, 대안이 있냐고요? 황교안 말고 누가 그 정도라도 지지율 얻나요? 눈을 씻고 찾아도 대안이 없는데 어떡하라고요? 황교안으로 일치단결하여 다음 대선, 다다음 대선 쭉 가야 해요."

대안부재론이 트레이드마크인 정치인 황교안, 그는 자기 당에서 계속 대안이 부재하도록 하기 위해 유력, 중견 정치인이란 정치인은 다 싹둑싹둑 잘라내는 무서운 정치를 보여줄 수밖에 없습니다. 그것이 자신이 살아날 수 있는 유일한 길이기 때문에...

ps. 전 아무래도 상관 없어요. 싹둑싹둑 자르든 말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