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까는 너무 거칠었고

원래 찰갤에서 하려던 내용은 내 논문 내용이었어!

논문 내용은 

자크 데리다라는 포스트모더니즘 철학자의 정의론을 분석도구로 삼아

형법상 강간죄의 객체를 들여다보는 것이거든.

자크 데리다는 프랑스 철학자인데 

해체론이라는 정의론을 주장한 사람이야.

데리다는 고대 플라톤부터 근대 칸트에 이르기까지 정의론은 하나같이

철학자들이 정의는 무엇이다 라고 정의를 했다는 거야.

그런데 정의를 정의하다보면 (no pun intended)

정의에 포함되지 못하는 사람들, 타자들, 소수자가 생겨나게 마련이잖아.

그래서 그런 고정적 개념으로서의 정의를 해체하자! 라는 주장을 하게 돼.

이걸 형법상 강간죄의 객체에 적용을 하면

2012년도에 강간죄의 객체가 부녀자에서 사람으로 바뀌었어.

그렇다면 강간죄의 객체를 부녀자로 정하면서 

부녀자에 포섭되지 못하는 사람들은 강간을 당해도 강간죄의 객체로 인정받지 못하게 돼.

그런데 공교롭게도 엄연히 문언상 부녀자에 속하면서도 

강간죄의 객체에 포함이 되지 못했던 사람들이 있었거든.

그 첫번째가 여성 배우자들이야. 

1970년대에 대법원 판결이후로 2013년에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로 판례변경이 있기까지

무려 40년간 배우자 강간이 인정되지 않았거든.

그러니까 결혼해서는 배우자가 싫던 말던 강제로 간음행위를 해도 그간 배우자에 대한 강간행위는 인정받지 못했다는 소리!

당연히 부녀자 개념에 대한 법원의 해석을 해체해야겠지. 

여성 배우자가 부당하게 해석으로 배제되었으니 말이야.

두번째는 성전환자들인데

m to f 라고 해서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한 사람들에 대한 강간죄도 

1994년 대법원 판결로 인정받게 되거든.

그전까지는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한 사람을 강간해도 강간죄로 처벌된 적이 없었다는 이야기!

역시 남성-여성 생래적 성의 이항대립에 근거한 전통적 개념을 해체하고 보다 정의로운 사법 판결로 나아갈 수 있게 되었어.

마지막으로는 남성들인데

이제 남성들에 대한 강간행위도 강간죄로 의율될 수 있게 되었어.

나는 여기에 동법의 죄는 아니나 군형법의 죄를 약간 이야기 했거든. (구조상으로는 좀 흔들릴 수 있겠지만 의미있어서)

종래 군형법에서 남성에 대한 남성의 강간 죄는 계간으로 이야기 되었어.

계간은 닭의 성교 행위를 말해. 

그 자체로 비하적인 용어 사용이라 지금은 항문 성교로 바뀌었어. 

포스트모더니즘 철학은 언어 사용에 민감하기 때문에 계간이 항문성교로 바뀐 것은 더 나아진 거지.

여기서 덧붙여서 이야기하고 싶은 건 

내 논문에서 다루지는 않았지만 최근 군사법원에서 A 대위에게 구형이 내려진 

군형법 92조의 6 문제 있지?

그 문제가 문제 되었던 건 

이 법이 강간이 아니라 합의에 의한 성교마저도 처벌하기 때문에 그래.

그러니까 법상 항문성교라는 용어를 사용하는데 

사실상 남성 동성애자에 대한 표적수사인 것이고 위헌소지가 엄청 커. 

(비록 헌법재판소에서 5:4 판결로 합헌이 되었지만 

동성애자 남성 군인의 성적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형법이고 사실상 구체적 성교행위를 행위태양으로 처벌하는 법 자체도 그 자체로 코미디라는 생각이...)

아무튼 이런 내용이었어.

그래서 그동안 부녀자 내부에서 외부에 이르기까지 해석상으로든 

형법의 개정으로든 강간죄의 객체에 대한 어떤 개념적 경계선이 오랜기간동안 해체되었고

그런 의미있는 판례들로 인해서 좀더 사법적 정의에 다가갈 수 있었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거든!

긴 글이라서 미안해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