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초속기 대국이란게 어쩔 수 없이 실수가 많이 튀어나올수 밖에 없고, 그러다보니 예상 외의 역전패가 많이 나오는 편.
이렇게 의외의 역전패가 튀어나올 경우 채팅창에 작국(작전대국) 이라고 성토하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되는데,
대개는 배팅 했다 잃은 사람들의 푸념인 것이다.

하지만, 정말 작전이 의심되는 경우가 있긴 있으니...

3월 2일 밤 11시 40경. 사이버오로 에서의  초속기대국


중국기사 3266732 (백) 와 한국기사 의 10초 1회 초속기대국.

3266732는 오로에서 그냥 '숫자' 라고 불리우는, 오로 최강자 중의 한명.


대국이 벌어지자 강자인 '숫자' 에게 당연히 배팅이 몰렸다. 난 쫄보라서 1구간(50수까지) 에 벳 못하고 기다렸음.

그리고 3구간 (76수 - 100수) 들어서서 내 피같은 폰트 1500만 을 숫자 에게 다 털어부음. 남자는 오링이지.


숫자가 워낙 강자다 보니 항상 배당율은 낮은데,  숫자 의 대국에서 1.3배, 1.4배 정도만 되도 만족.

이 판도 다들 숫자가 유리하다 라고 사람들이 떠들고 있었으며(뭐 난 하수라 모르겠드만..)  당연히 배팅은 백 쪽으로 몰려 백의 배당율은 낮았음.

근데 3구간 베팅이 끝나갈무렵 (90수가 지나서) 값자기 배당율이 출렁였음.

대략 이쯤... 난 모르겠는데, 다들 백이 좋다고 아우성이던 상황

배팅내역을 확인해보니, 어떤 쭝꿔회원이 흑에게 무려 60억을 벳한것이었음.

모두가 백이 좋다/ 숫자가 잘두긴 잘둔다/ 역시 대박은 없는거구나.  이렇게 말하고 있는 와중에,  반대편에 60억 씩이나 벳을 하다니. (뭐 중국사람이라 한국말 못알아듣겠지만..)

암튼 난, 배당 좋아졌네~ 하면서 결과를 기다리고 있었고, 그리고 바둑은 가면 갈수록 백이 좋아지고 있었음. 

바둑이 다 끝나가는 장면, 흑이 251 수로 1선 젖혔다. 형세는 거의 반면 빅, 백의 무난한 승리가  예상되는 가운데...

응?!

야이 슈발.

255수 끝 흑 불계승.   내폰트 ㅠ.ㅠ

아니 중반전엔 현란한 수순으로 절묘하게 대마 타개하더니 막판에 저 환격수를 못봐?

반집승부였으면 한집이라도 손해 안볼려고 하다가 실수했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으나, 이건 뭐 무난히 이긴 바둑을... 이러니 작국 소리가 나오지.
3구간에 남들과 반대로 60억 배팅한 쭝꿔놈 좋겠다.

오로에서 이런 경우 종종 목격했음.  중국회원들이 갑자기 불리한쪽에 베팅을 하고,
그 불리하던 쪽이 결국 역전승하는거 (유리한쪽이 시간패, 혹은 막판에 쓸데없는 패싸움 벌이다 대마 죽이고 역전패)

오로 포인트 100억이 현금 20 - 25만원 정도에 거래된다던데..  흐음

뭐, 진실은 저 너머에...

진서쿤의 일침!

그래 배팅이나 하는 내가 ㅄ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