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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리뷰동의완) 15화 리뷰) 하나의 세계를 온전히 끌어안는다는 건

브람스피협2번(222.107) 2020.10.20 04:02:35
조회 3506 추천 135 댓글 18

난 많은 사람들이 사이다라고 했던 14회 이별씬에서

송아가 너무나 큰 두려움에 도망가고 있다고 생각했었어.

힘들고 상처받더라도 어디로 가는지 잘 알고 있었던 때, 라고 했지만

송아가 그 시점에서 과연 어디로 가는지 잘 알고 있었을까?

그건 어떤 사건도, 어떤 사랑도 일어나지 않았을 때, 라는 말과 같잖아.


그간 짝사랑했던 동윤이나 스루포 친구들과의 관계를 보아도,

송아는 준영보다는 훨씬 안온한 인간관계 속에서 살아왔어.

이미 커플인게 정해진 현호-정경 사이에 낀 준영처럼 살얼음걷는 정도가 아니라서,

자신을 공항으로 따로 불러낸 동윤을 생각해 꾸미고 나갈 정도는 되었지.


그런 송아에게 그야말로 어두움으로 점철된 서사를 가지고 있는 준영, 그리고 정경과의 얽힘은

강한 이끌림만큼 혼돈으로 몰아갔다고 생각해.


우리가 작감이 변심했다고 느낄만큼 무조건 14회 이별을 땅땅 고정시켜놓고 몰아가는 그림에서

(클리셰 안쓰는게 장기였는데 남친이 짝사랑하던 여자라는 가장 큰 클리셰를 붙잡고 늘어지니)

생전 겪도보도 못한 경우없음...의 일들이 연속으로 일어나면서

송아는 인생의 지각변동을 겪었을 거야.

우리가 송아시점에서 보았듯, 둘의 만남은 설레고 따뜻한 위로였고 그런 풋풋한 사랑인줄 알았는데

준영은 평범한 남자친구가 될수 없는 존재였어.

밝게 빛나는 재능만큼이나 어두운 그림자를 가진.


그래서 나는 송아가 도망친다고 생각했거든.

준영씨에 휘둘리는 내 마음때문에 모든 게 엉망이에요, 라는 대사도

송아의 강함을 드러내기보다 약함을 솔직하게 고백하고 있다고 느꼈어.


15화 본방 끝나고 송아의 대답이 속시원히 안나와서 답답했지만

다시보니까 송아의 표현들은 그런대로, 본방때보다 긍정적으로 느껴졌어.

이제야 자신과 다른 하나의 세계를 끌어안을 준비가 된 것 같아.


트로이메라이가 준영씨 마음을 따라간거니까

-> 이게 정경이에게 미련을 둬서 따라갔다, 고 송아가 오해한게 아니야(당연한 얘기지만)


동윤과의 대화를 통해, 오랜시간 사랑한것을 보내주는 데 아프지 않을리가 있냐는 말로

송아는 되돌아보지.

송아 스스로도 동윤에 대한 짝사랑을 그 시간을 제대로 보내주고 싶었다고 했지만

준영에게도 마찬가지로 그런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은, 머리로는 이해해도

막상 좋아하는 입장에서는 성급함이 앞질러 인정을 할 수 없게 돼.

유교수가 훔친 정황이며 댓글의 긍정적인 반응들까지

송아가 다 아는 것같은 분위기로 갑자기 나와서 좀 당황스럽긴 했는데,

적어도 송아는 마지막으로 친 거였다는 준영의 말은 믿는다고 느껴졌어.

비워서 자유로워지고 싶은 준영의 마음을 알겠는 거지.

송아 역시 너무나 준영으로 가득찬 생각을 연주로 비워서 자유롭고 싶었으므로.

(대학원 입시, 졸업연주회 같은 맥락이라고 봐)


물론 울드에 중의적인 표현이 너무나 많기에,

자유롭게 마음가는 대로, 라는 송아의 표현은 그래서 당신을 놓은 거다, 라고 보일수도 있지만

송아는 준영의 힘든 부분을 알고 있기에, 준영이 진심으로 행복하길 바라고 말했을 거야.


브람스가 f.a.f를 선호했다는 걸 나중에야 알았다는 말은,

좀 이상적인 표현 같더라.

머리로 공부를 해서 습득을 하는 게 있고,

공부를 한게 아니라도 경험을 통해 직관적으로 알아차리는 게 있는데..

송아와 준영이 서로의 자유와 행복을 위해서 마지막 연주를 하면서 교감한뒤

결국 작곡가인 브람스가 의도했던 것을 자연스럽게 체득을 한 거, 그걸 말하는 것 같아.


어쩌면, 작곡가들이 작품 하나를 내놓을 때마다 겪는 고통의 아주 일부라도 겪지 않고서

그리고 그 고통을 떨쳐내고 내면에 응축된 것을 밖으로 토해내려고 하지 않고서

그 고통의 산물인 작품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겠으며,

진정 훌륭한 연주가 나올 수가 있겠는가 하는 비유 같아.


화룡점정이라고 하잖아. 어떤 한끗 차이.

난 송아의 재능이 없다는 평가들이, 기술적인 문제도 있겠지만

어쩌면 그렇게 사람의 마음에 찰싹 들러붙게 하는 뭔가가 빠져있어서 그런 설정이지 않을까 생각했거든.

준영이 나타난 후 개인사에서도 동윤에 대한 짝사랑 접고

새로운 진짜 사랑을 몇 달 사이 휘몰아치며 겪어서 마음 속 물길을 내는 도랑이 넓어져야만,

그래야만 음악도 제대로 표현할 수 있다는 걸 작가가 얘기하고 싶었던 거 같아.

작가조차도 누군가에게 털어놓고 싶은 얘기가 한웅큼 쌓여야만,

결국 스스로 붓을 들어 쓰고 싶을때 써야 진실하고 좋은 글이 나오는 것처럼.

(그런면에서 작가님도, 아쉬운 점은 많지만 이런 작품 써주어서 정말 감사해)


마찬가지로 그동안 준영이 월클 피아니스트인데 작가가 너무 후려친다는 얘기가 많았잖아.

그런 면이 없지 않았지만 난 작가 나름의 예술관이 반영되었다고 생각했었거든.

어쨌든 콩쿨 등수에 상관없이 인기를 유지하는 피아니스트들은

개성을 갖추고 또 팬들과 소통하려는 노력도 있기 때문에 가능하지만

지금까지의 준영은 참고 또 참으며 한계상황에 다다랐으니

아무리 재능이 있다하더라도 스스로 가둔 덫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면

예술가로서 피아니스트로서의 수명이 위태롭다는 비유로 만든 설정이니까.


사랑도 예술의 어떤 경지도 절대로 그냥 주어지지 않는다는 면에서,

참으로 가슴 뻐근한 15화였어.

이제 서로의 세계를 받아들일 준비가 된 준영과 송아가

앞으로는 핵융합같은 에너지를 발산하며 자신들의 미래를 풍성하게 만드는 모습 보고 싶다.

(아니 작가양반, 애들을 이만치 고생시켰으면 당연히 상이 있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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