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를 시작한건지도 모르겠단 생각들어
확실히 의지적으로 정리할 계기를 정경이가 만들어준거지

준영이는 정경이에 대한 마음을 애초에 드러날수없고 드러나선 안되는 마음이란걸 알고 있었어

그렇지만 굳이 그걸 접지도 않았겠지

그때까지 준영에게 사랑이란
꼭 갖지 않아도 되는것 상관없는 것이니까
욕심내지 않고 혼자 옆에서 브람스처럼 쭉 살다가
자기마음 관리 하면서 살수도 있었을거라고 봐

만약 정경이가 굳이 그걸 건드리지 않았다면 홀로 마음에 품으면서 말야

근데 그 사건으로 드러나버린 이관계는 정리해아곘다는 생각이 있는 상태라서 급하게 구겨넣었던거지
일단 이성으로 보기 시작한 순간 잘못던거니까

그럼에도 정리가 자기맘처럼 쉽게 되지 않았던것이고 그렇게 의지적으로 정리하려고 했던 마음의 작은 공간에 송아가 들어온거라 생각해

1화에서 차팀장이 정경이 뉴욕에서 봤냐 얘기할때 준영이는 이미 정리를 시작했지만 잘안되는 그 감정의 꼬리들로 복잡한 상념에 잠기고 있었는데 그 사이에 비를 맞는 송아가 눈에 들어왔어


난 1화의 저장면이 딱 그들의 시작을 보여준다고 봐
억지로 공백으로 만들고 있으나 완전히 비워지지 않은 공간 그 틈새사이로 준영의 맘에 들어온 송아가 점점 커져버리는거지

만일 준영이가 의지적으로 정경이를 정리하려 하지 않았다면 그게 이루어지든 이루어지지 않든 준영이 마음에 공간이 없었을테고 그렇다면 송아가 들어올 공간도 없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해


정경이를 정리하지 않았다면 그마음을 껴안고 살지 다른 여자를 위한 공간을 내지 않는 그런사람같아 준영이는. 자신을 위해서도 상대를 위해서도 말야.

송아가 조금이라도 신경이 쓰이고 마음에 들어왔다는건 그 자체로 정경이를 정리한게 아니면 준영에겐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거지

그 공간에 들어온 송아가 생각보다 너무 빨리 커져서 정경이에 대한 사랑은 언제인지도 모르게 초반에 자연스럽게 정리되었고 남은건 15년의관계들이었다고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