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아의 수난사(?)가 결국 이렇게 느껴졌거든

낭만을 현실에서 누리고 살아가는 일을 선택하는 고통을 알아가는 과정

송아에게도 29살 준영과 함께한 시간은 어떤 페이지를 넘기는 시간이었을거라고 봐

송아가 13화에서 갤주에게 이수경 교수같은사람이 부럽다고 하자 갤주가 그래서 남한테 상처를 주더라도요?
라고 의아한듯 송아에게 묻는데 송아가 그래도 자기를 지킬수는 있지않느냐고 하잖아

타인에게 상처주지 않으려는 태도와 마음을 중요하게 여겨왔지만 그런것따위는 필요없다는 듯  살아가는 사람들 틈바구니에서
나의 태도와 마음을 상처내면서까지 타인을 생각하는 마음을 여전히 아름답다고 할 수 있는가 물었던 순간이라고 생각했어

음악을 사랑을 용기냈지만 그 용기에  상처받는 나를 보며
스스로에게 자신이 없어지는 시간에 물었던 질문이었지
그 시간을 경험한건 송아인생에서 어쩌면 필연적인 과정이었을지도 모른단 생각이 들어


사실 송아는 생존능력도 뛰어난 사람이긴 해
경영대졸업하고 스펙이 좋고
박준영처럼 타고나기를 예술가형도 아니고 똑부러지고 일도 잘해
그렇지만 음악을 꿈꾸고 위로받는 사람이기도 해서 현실과 낭만의 경계가운데 서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해
그런데 사랑과 음악을 용기내면서 그렇게 낭만을 추구하는 일의 상처를 강하게 경험하고 깨져버렸어
그 때 송아는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그게 이 드라마의 또 하나의 주제였다고 생각해

사랑과 음악의 힘을 믿기로 선택했던 송아는
음악과 음악으로 위로하는 박준영을 사랑했고 그러다 상처받았고 헤어졌어
그렇지만 결국 다시 사랑하기를 선택함으로써 송아 인생의 태도를 결정한거지


나는 다시 낭만을 택할것인가 그 낭만이 내가 받은 상처를 다시 위로할 힘을 준다는 걸 진정으로 믿는가

"상처받고 상처받아도 다시 사랑할것임을 그날 알았다"

박준영이 음악으로 위로를 건넨 그 날을 돌이켜보며 송아는 사실 그날 이미 알고 있었다고 해
자신이 다시 사랑과 음악을 택하리라는 걸

낭만의 힘을 아는 사람은, 그 낭만이 삶에 주는 무한한 풍성함과 아름다움을 알아버린 사람이라면 다시 그 길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고 작가님은 예술의 힘을 아는 사람으로서 송아를 통해 말하고 싶으셨던 것 같기도 해.

상처가 너무 심해질때까지 버티지않 조금 더 빨리 그 상처들을 터뜨렸더라면 그렇게까지 아프진 않았겠지만 송아는 견딜 수 있었던 사람이라서 그렇게 아프고 또 사랑할 수 있었던 것 같아

경영대를 졸업하고 음대를 졸업한 후 음악을 계속 이어가는 일인 공연기획자로서 무대로 걸어가고
낭만 그 자체인(그리고 성장한) 박준영을 사랑하며
현실속에 낭만을 믿고 누릴 방법을 찾아
채송아가 이룬 페이지터닝으로 뚜벅뚜벅 걸어나갈 수 있었으면하고 응원하고 싶어

새삼 10화에서 송아가받은상처에 아파하다가 쓴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