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에 200드럼을 파는 ‘기름왕’ 주유소의 경우를 가정해 보자. 대량으로 판매하는 주유소들은 정유사와 직거래하지만 보통 주유소는 대리점을 거쳐 기름을 받는다. 5월 주유소 평균 휘발유 판매가격은 ℓ당 1720원 수준인데, 정유사 공급가격은 4월 마지막주 기준으로 1615.59원을 기록했다. 이 가격은 대리점을 거치면서 보통 20~20.5원 오른다. 대리점 가격을 1640원으로 잡는다면, 1720원에 판매한 주유소는 ℓ당 80원 남는다. 1드럼을 팔면 1만6000원이 남는 셈이다. 기름왕 주유소의 한달 수입은 대략 (주당 200드럼 × 마진 1만6천원)×4.5주=1440만원에 이르는 셈이다. 이는 휘발유를 기준으로 추산한 것으로, 경유와 등유(실내·보일러용) 판매수입은 별도로 있다. 정상필 한국주유소협회의 팀장은 “주유소의 정상적 운영이 가능한 마진의 최저선을 드럼당 2만원이라고 보는데, 정부가 오피넷을 통해 가격 체계를 모두 공개하고 가격경쟁을 촉진하고 나선 뒤로는 1만원대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비용 항목을 챙겨보자. 업계에서는 인건비로 대략 1000만원(소장 250만원, 주임 200만원, 야간총무 150만원, 아르바이트 주유원 1명당 120만원)이 들어가는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다 카드수수료와 화장지나 생수 등의 주유선물, 그리고 정유사 마일리지(또는 자체 마일리지)가 비용으로 추가된다. 가격을 더욱 내리자면 주유원수를 줄이고, 세차장을 없애고, 선물과 마일리지를 없앨 수 밖에 없다. 공정위에 따르면 세차장이 없는 주유소의 휘발유 가격은 ℓ당 9원이 더 싸다.

주유소 간 경쟁이 치열해지다 보니 주유소가 매물로 나오는 일도 허다하다. 주유소 전문딜러 최세하(공인중개사)씨는 “서울의 경우 현재 10여곳이 매물로 나와 있고, 전국적으로도 800곳이 넘는 매물이 있다”며 “서울의 경우 50억~150억원이 넘는 고가인데, 이윤이 높지 않으니 매매가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