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바야흐로 3년 전쯤이었을까?

아버지 차를 박아버렸다고 자진납세하는 연락이 왔었다.

사고낸 차의 주인공은 무려 여.대.생이었다.

아버지는 그 차를 카센터에 맡기고 다행히 약 50만원정도의 크지 않은 액수의 견적이 나와서 그대로 사고낸 차주한테 연락을 했다

차주: 선처를 부탁드립니다... 제가 학생이라 돈이 없어요..

아버지: ? 보험 처리하세요.

차주: 이게 친구 차라 보험 처리가 안돼서요.. 통장에 20만원밖에 없습니다..

아버지: ?? 그럼 이번 달에 20만 주시고 다음 달에 30 주세요.

차주: 카센터에 연락해서 조금만 더 깎아보시면 안될까요..

아버지: ??? 10년 거래한 곳에서 최저가를 낸게 이 견적인데요? 카센터 같이 가실래요?

차주: 선처를 부탁드립니다..(무한 반복)

아버지: ???? 3일 드릴테니까 그 안에 최소한 분할납부 안하시면 경찰서에 신고할게요. (전화 끊음.)

통화는 이렇게 끊어졌고 딱히 큰 돈도 아니니 알아서 넣겠지 하는 마인드로 아버지는 잠을 청하셨음.

다음 날 아침 아버지 폰으로 문자가 하나 와있었음.

"아저씨가 카센터 견적냈다는거 짜고 사기쳤을수도 있는데 제가 어떻게 믿나요

보니까 아저씨 차에 블랙박스도 없고(아버지는 당시 블박 설치를 안하셨었음) 주위차량에도 블박 없었는데 제가 차 긁은건 어떻게 믿으셨나요

세상은 아름답다고 믿었는데 그 편견 깨주셔서 정말 감사하네요

수리비는 남으시면 보태쓰세요 연락은 안받겠습니다"

이런 메세지와 함께 50만원이 입금되어 있었음.

ㅁㅌㅊ? 이 일 이후로 세상은 아름답다는 말은 믿지 않는다.

평소 아버지는 타인한테 칼같고 냉소적인데 왜 그렇게 배려해주다 못해 바보같은 짓을 하셨냐고 하니까

딸같아서 좋게 좋게 넘어가려다가 뒤통수 맞았네~ 허허허 이러고 넘기심.

나도 나중에 아버지가 지나가듯 말하면서 알았지 전혀 모르고 있었음. 사고나면 배려해주면 안되는 것 같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