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금융의 중심지인 런던, 뉴욕과 겨룰 아시아를 대표하는 금융도시는 어디일까.

아시아 각국이 세계 금융 중심지로 발돋움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6일 서울을 포함한 아시아 6개 주요 도시가 전통적인 세계 금융 중심지인 뉴욕, 런던에 맞먹는 ‘금융 메카’ 지위를 놓고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동남아 금융 허브인 싱가포르는 최근 경제 부흥기를 맞고 있다. 외국자본을 유인하기 위해 세금을 인하하고 규제를 대폭 완화한 싱가포르 정부의 노력 덕분이다. 싱가포르의 전략은 그대로 먹혀들었다. 지난해 무려 24개의 헤지펀드가 싱가포르에 입성했다. 같은 기간 홍콩에 들어간 헤지펀드는 8개였다.

외국계 헤지펀드가 싱가포르 정부의 사업 허가를 받는 데 걸리는 시간은 평균 2주에 불과하지만, 홍콩은 최소 4∼8주가 소요된다. 그간 아시아의 대표적 금융 중심지로 통했던 홍콩은 싱가포르에 뒤질세라 지난달 해외 헤지펀드의 사업 허가 절차를 간소화하고 비용을 줄이는 방안을 내놓았다.

신문은 특히 한국 국회에서 자본시장통합법이 통과된 사실을 전하며, 이는 금융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여 서울을 세계적인 금융 중심지로 육성하겠다는 목표가 반영된 것이라고 긍정 평가했다.

신문은 1997년 불어닥친 외환위기 극복 이후 외국에 자본시장을 개방한 점 등은 한국의 장점으로 꼽았으나 서울이 금융 중심 도시가 되기엔 영어 실력이 부족하고 외국자본에 대한 반감이 크다는 단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은 세계 2위의 주식시장 규모에 걸맞은 금융강국 지위를 확고히 하겠다는 계획이다. 일본 정부는 도쿄를 ‘아시아의 금융센터’로 키우기 위해 불필요한 규제를 적극적으로 폐지하는 개혁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러나 높은 세금과 외국인의 자녀교육 문제 등은 약점으로 지목됐다.

초고속 성장세를 보이는 중국과 인도를 각각 대표하는 상하이와 뭄바이도 금융 중심지 지위를 차지하기 위한 전쟁에 뛰어들었다.

홍콩 증권거래소의 로널드 아르쿨리 회장은 금융 경쟁력을 키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회·문화적인 질적 성장도 뒤따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런던엔 공연의 메카인 웨스트 엔드가 있고 뉴욕에는 브로드웨이가 있다”면서 “금융 중심지가 되려면 사람들을 매료시킬 만한 문화 콘텐츠도 풍부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