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43 옛골에서 출발 11:06 이수봉 11:59 청계산 12:31 매봉 13:29 도착 지난 13일 토요일 청계산을 찾았다. 모처럼 도봉산을 벗어난 산행이고 홀로가 아닌 회사 직원 두 분이 동행하는 것이어서 새로운 분위기에 내심 기대 되는 산행이었다. 양재에서 4312 버스가 옛골로 운행 안 한다는 걸로 좀 버벅 거렸는데 디씨 등겔에서 찾아봤으면 오류를 피할 수 있었겠다. 웹에서 주워들은 정보는 동네 뒷산 정도로 묘사되어 있어 출발 전 조금 얕잡아 봤으나 옛골에서 이수봉으로 올라가는 계곡이 쉽지만은 않았다. 스노보드 경험해 본다고 산행 한 주 쉬어서 일까? 쉼 없이 이어지는 계단이 조금 버거웠다. 사이보그란 별명이 붙은 무쇠체력의 박차장이 선등하고 그 뒤를 나하고 윤부장님이 뒤따라 가는 형태였는데 운행하고 쉬는 게 내 페이스가 아니니 이것도 힘들게 하는 요소 중 하나 일 듯 싶다. 쉴 때에 장갑 벗으면 손이 시려워 오는 게 날씨도 제법 추웠다. 덕분에 컵 라면과 커피가 효자 노릇 톡톡히 했다. 그런데 별로 이번 산행은 산 위에서 음식 같이 나눠 먹고 하산 뒤 동동주 마신 건 좋았는데 청계산 자체는 그리 마음에 들지 않았다. 군사시설과 매점상, 그리고 계단이 분위기 망치는 주 요인이었다. 이수봉과 청계산 위에 군사시설이 떡 하니 자리잡고 철조망 까지 둘러쳐진 구간이 있어 보기 흉했고, 산기슭이 아니라 정상 부근 여러 곳에서 방풍막을 치고 컵라면, 오뎅 팔면서 유원지 필 내고 있었고, 매봉에서 원터골로 내려가는 천백 계단인가 하는 것은 산을 일부러 망치려고 한 짓이 아닌 가 싶었다. 청계산은 제 발로 다시 찾지는 않을 것 같다. 그래도 마음에 드는 게 하나는 있었는데 도봉산과는 달리 청계산에는 좀 젊은 처자가 많이 보인다는 것이다. 원터골 쉼터에서 내려가는 길 상태를 마침 올라오는 한 아가씨 한테 물었는데 미인에다가 목소리까지 고왔다. 하산 뒤에 세 명이서 해물파전, 도토리 묵에 동동주를 걸치면서 얘기를 나눴는데 요게 혼자 다닐 때와는 다른 재미인 것 같다. 좀 더 놀고 싶었으나 영어학원에 가야 되기에 아쉬운 자리를 털고 일어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