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한전 공채뜬거 때문인지 여기저기 전기 자격증에 대한 얘기들이 많다.

형은 26살때 처음 전기를 접했고 지금까지 일해왔다. 지금 34살임.

내가 10살 어린 남동생이랑 8살어린 처남이 있다보니 20대에 취업때문에 힘들어하는

동생들보면 남같지가 않다.

그래서 내가 지금까지 해왔던 일과 지금 준비중인 한전공채에 대해서 좀 끄적여볼께.

글이 길어서 요약을 앞에다가 쓰마

-요약-

1.전기기능사랑 가공배전만 따면 한전 배전담당(갑)에 도전해볼만 하다.

2.가공배전은 95만원 내던가 고용보험에서 하는 해택등을 이용해서 따면 된다.(무슨 카드 있던데 그거;;) (교육하는 곳은 많이 있으니 자기 집이랑 가까운곳으로 가라)

3.시험만 전주올라가서 하고 그러지 나중에 일할때는 안하니까 겁먹지마라.

4.배전담당 꿀보직인데 경쟁률 겁나 낮다.

5.형 합격하고 나면 너희들 도전해라...

26살때 나는 포천에 있는 한국전기직업전문학교에 6개월과정으로 교육을 받았다.

그때 백수라서 실업자재취업과정이기 때문에 전부 공짜였다. 지금은 돈 쪼금 내는거 같던데 정확히는 모르겠군.

교육 내용은 전기기능사 취득 과정과 배전전공-가공배전 자격증 취득, 요렇게 두개를 따는게 최종 목표였다.

아침 9시에 시작해서 오후 3~4시에 끝났고 집이 멀어 기숙사에서 생활하면서 6개월간 배웠다.

교육기간동안 같이 하는 사람들을 참 좋은사람들을 만나서 서로서로 끌어주고 밀어주고 참 재밌게 배웠다.

다들 학구열이 불타올라서 원래 과정에 없던 지중배전 과정도 해달라고 졸라서 다들 15만원씩 따로 내고

지중배전 자격증도 추가로 땄다. 열심히 한다고 원장이 잘 봐준 덕이지.

그렇게 6개월간 3개의 자격증을 땄다.

사실 이걸 개인적으로 하려고 하면 상당히 큰돈이 든다.

전기기능사는 뭐 다들 아는거니까 패스하고 사람들이 잘 모르는 가공배전과 지중배전.

이번 한전공채 배전담당(갑)을 보고 사람들이 저게 뭐야? 라는 의구심을 들게 한 자격증이다.

가공배전 95만원, 지중배전 185만원

이게 두가지 자격증을 따기위해 들어가는 돈이다.

기간도 2주정도씩 한다.

교육기간에 비해 가격이 정말 창렬이다.

대한전기협회 라는 곳에서 발급해주는 건데, 그냥 한전에서 주는거라고 생각해도 된다.

이 자격증들은 한전 이외에는 쓸데가 없다.

전기회사들에서 사용하긴 하는데 결국 그 회사들이 한전 단종업체들이다.

결국은 한전일을 하기 위해서 필요한 자격증들이다.

그러다 보니 직접 몸담아보거나 지인이 있는 사람 아니면 이런게 있는지도 모르는 사람이 많다.

(우리 와이프가 취업컨설팅 강사인데 첨듣는다고 하더라;;)

자 그럼 이번에 올라온 배전담당(갑)의 응시 필수자격조건에 있는 가공배전, 지중배전이 뭔지 알려주겠다.

단순히 말하면 

가공배전=전주(전봇대)에 올라가서 작업하는 기술들

지중배전=땅속에 배전선로를 설치하는 기술들

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럼 배전담당(갑)에 응시하려면 뭘 따야할까?

가공배전 만 따면 된다.

솔직히 지중이 더 나중에 도움이 많이 되고 앞으로 더 각광받는 분야라고는 하지만,

배전담당(갑) 시험에 안나온다. 지중배전 자격증과 관련된 부분은 시험에 없다.

필기, 실기, 면접으로 나뉘는 입사시험에서 실기 부분이 가공배전 자격증 실기부분과 한가지만 다르고 다 똑같은걸 본다.

예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럴것이다.

그래서 전기기능사, 가공배전 이렇게 두가지만 따면 충분히 응시해볼만한 시험이다.

나머지 대형면허나 컴퓨터자격증 등의 가점요소는 본인이 알아서 준비하면 되고.

그런데도 이 시험은 경쟁률이 엄청나게 낮다.

올해부터 뽑는 인원이 엄청나게 많아져서 이번 상반기는 157명을 뽑는데 원래는 50~70명정도 씩 뽑았다.

그때도 경쟁률은 1:3~1:10 정도였다.

이번 공채는 더많이 뽑지만 그렇다고 경쟁률은 높아지지 않을것으로 보인다.

내가 금요일날 접수하고왔는데 수험표번호가 26번이더라.

다른 사람들 수험표 보니까 순서대로 번호 발부해주던데 금요일날 접수한 내가 26번이라니;;

아무리 접수할수 있는 지역이 여러곳이라고 해도 수도권에 접수처가 5곳인데 26번이면 경쟁률은 뭐.... 말다했지. (수도권 56명뽑는다)

이게 왜 이렇게 경쟁률이 낮은가 하면, 사람들이 이 직종이 뭘하는지 잘 몰라서 그렇다.

배전담당(갑)은 지역순시, 고장사항 하청업체에 전달, 처리 확인, 고장신고시 고객응대

보통 이정도다. 그러니까 전주에 올라가거나 직접뭔가를 고치거나 몸으로 노가다를 하는 그런일이 거의 없다.

그런건 대부분 하청업체에서 다 한다. 근무는 주간,주간,야간,비번 순으로 돌아간다.

이틀은 주간근무 하고 다음날은 저녁에 출근해서 야간에 당직을 선다. 근데 밤에는 당직실에서 잔다.

그리고 다음날은 비번이라서 쉬는거다. 대신 내가 주간근무일때 공휴일이면 그냥 쉰다.

그렇게 이것저것 빠지면 실제로 일하는 날이 한달에 15일 내외다.

하지만 연봉은 초봉이 3천대다. 경력에 따라서 첫 호봉에 차이가 있다고 하더라. 그래도 최하가 3천이상이다.

솔직히 꿀이다. 하는것도 별로 없고 돈은 많이 받고 정년은 보장되고 복지도 개쩔고.

그래서 10년가까이 내선쪽에서 일하던 내가 다시 도전하는거다. 결혼도 하고 애도 생기니 내선일로는 힘들더라.

무엇보다 내선은 내시간이 너무없다. 6시반까지 출근하는것도 이제 싫더라.

겁나 두서없이 길게 썼는데 결론은 너희들도 도전해봐라 이거다.

대부분 가공배전을 따는 과정에서 많이들 포기한다. 전주에 올라가는게 너무 무섭고 힘들어서 "이렇게 평생을 먹고살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포기를 많이 하더라. 근데 시험만 그렇게 볼 뿐이지 실제로 안한다 그런거. 어떻게든 합격만 하면 세상편한 일이다.

그러니 겁먹지 말고 다들 도전해봐라 동생들아. 대신 나 들어가고 나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