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잘나간다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랑 댄서 호안이 얽히면서 "팝핑", "팝핀" 논란이 일어났다는 소식을 접하고 뭔가 써야할 것 같아서 글을 씁니다. 자의식과잉일지는 모르겠지만, 어쩌면 이 불필요한 논쟁의 시발점이 되었던게 제가 10년 전에 했던 일인 것 같기도 해서요. 이 글을 읽으면 제가 누군지 짐작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그나마(?) 댄스 갤러리가 유일한 익명 게시판이다보니 ... 

하여튼 죄를 고백하자면, '"팝핀"은 틀린 용어다. "팝핑"이 맞는 용어다'라는 썰의 진원지가 된건 저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마 10년쯤 전 일이었을텐데, 팝핀 피트 옹이 당시 잘나가던 모 학원에 와서 워크샵을 하고 심사보고 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건너서 인연으로 피트 통역을 맡았습니다. 남들은 돈내고 듣는 워크샵 통역하며 공짜로 얻어듣기도 하고, 개인적인 이야기도 많이 나누고, 사장님이 인심좋게 알바비도 많이 주시고 했어서 즐거운 경험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때 학원 포스터에서 였던가 "Poppin'"이란 글귀가 새겨진걸 아마 피트가 봤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걸 보고서 대충 피트가 

"야, 이건 정확한 표현은 아니야. 내가 Poppin' Pete인거지, 춤 이름은 Popping이라고 하는게 맞아."

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이 이야기를 직접 워크샵에서도 또 해서 제가 통역을 했었는지, 아니면 제가 뒷풀이 같은데서 썰만 풀었는지는 정확히 기억이 안나네요. 하여간 나중에 꺼무위키까지 올라가는등 하다보니 널리 알려진 이야기가 된 것 같습니다.

사실 이 에피소드가 아니라 이미 다른 경위로 한국 팝퍼 분들이 그전에 이미 "팝핑이 맞는 용어다!"라는걸 접하셨을지도 모르겠고, 또 여러 댄서님들이 최근 직접 피트와 교류하면서 또 이런 이야기를 따로 접하신건지는 잘 모르겠네요. 하여튼 저한테는 10년전에 이런 일이 있었긴 했습니다.

저는 이 문화에서 '올바른 명칭', 내지는 '창시자의 생각'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기는 합니다만 (예. "브레이크댄스"라는 용어를 브레이커들이 싫어하는 것), 다른 한편으로는 요즘처럼 춤이 인기가 많아진 시점에서 소모적인 논쟁이 생기는게 안타깝기도 하네요. 

아무튼 춤판과는 한참 멀어진 삶을 사는 입장에서 조속히 잘 마무리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덧) 요즘에도 미친듯이 꽂는 피트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