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조선 중후기

마 전에 만들라고 했던 것은 어떻게 됐노?

그것이... 실패하였사옵니다...

에휴... 차라리 중국이나 일본에서 수입해서 쓰는게 낫겠노

전하... 중국이나 일본에서도 모두 실패 했다고 하옵니다...

총을 개발하는게 그렇게 어렵다고?!

당시 한중일 모두 실패 했던 것은 바로 총기의 개발이였다

서양은 빠르게 대항해 시대와 맞물려 총기가 발전해

흔히 말하는 조총이 만들어졌고 이것이 동양으로 유입 됐었다

동양에 유입 된 총은 그 유명한 화승총으로 심지에 불을 붙혀서 사용하기 때문에

준비 시간이 매우 길었고 또 비라도 내리면 격발 난이도가 확 올라갔다

그리고 동양은 이 불편한 총을 19세기까지 유지한다

그에비해 서양에서 화승총은 무려 1500년대 말에 몰락 했었다

엣헴, 주문 했던 것은 잘 되어가느냐?

그럼요 각하, 드디어 성공 했습니다!

오 어디 한 번 보세!

이것은 수발총이라 하옵니다

화승총과 가장 큰 차이점은 부싯돌로 스파크를 가해 쏜다는 것입니다!

거기다 꼭다리에 검을 꽂으면 장창병의 역할을 대신 할 수 있습니다!

캬 그래 이제야 좀 무기답네

화승총은 그게 총이냐 차라리 활 쏘고 말지

수석총이라고도 불리는 이 총은 1609년에 처음 만들어져

30년 전쟁을 거쳐 전 유럽에 보급 된 다음 테크 총이였다

거기다 1690년엔 총검이 개발 되어 기병 담당 병종 장창병이 도태 되게 된다

하지만 장전 방식이 진화 했다곤 하나 정확도가 떨어지는건 극복하지 못했다

그래서 나온 전술이 바로 전열보병이였다

옆으로 쭉 일렬로 서서 최대한 가까운 사정거리까지 접근한 뒤 일제사격 하는 것

그리고 수발총도 사실은 한반도에 도입이 될 뻔 했었다

전하 제가 화승총보다 더 좋은 총을 만들 줄 압니다

오 박연 자네가?

박연은 17세기에 조선에 눌러 앉았던 네덜란드인으로 수발총 제작법을 알고 있었다

이 부분은 이렇게 하고 요 부분은 이렇게 하고... 씨부렁씨부렁

ㅇㅋ?

왓더뻑?

그니까!! 여기는 이렇게 하고!! 저기는 이렇게 하고!! 예?!

....?

제 말 못 알아들으시겠어요?

응!

그럼 나도 포기!

박연은 조선을 사랑한 갓양남으로서 조선에 수발총 기술을 알려줬지만

제조단가부터 부싯돌로 쓸만한 재료부족 

거기에 조선의 군수업자들이 뭔소린지 이해를 못해서 (수발총도 엄연히 기계 장치다)

양산엔 실패하여 도입이 무산 됐다

이후에도 나선정벌 때 조선군이 러시아군이 쓰던

수발총 몇개를 가져왔지만 역시 양산에 실패했다

앞으로 우리 다이칭 구룬은 화기 개발을 하지 않는다

하...하오나 아직 준가르의 위협이 남아 있습니다

한 줌의 유목민들이다

그러니 지금 가진 무기로 충분히 제압 가능하다

야 우리도 총 개발 적당히 해

왜요?

나한테 대들... 아니 평화의 시대 아니냐!! 평화!!

근데 누군가 무기를 만들면 다시 전쟁터가 될 것 아니냐!!

중국에서는 정복왕조인 청나라의 특성상 상당히 보수적이였고 화기 개발도 금지 시켜버렸다

일본도 에도시대에 접어들자 막부는 자신들의 권력을 지키고자 화기 개발을 억제 하였다

그나마 청나라는 옆에 준가르가 성장하고 있었지만 무기의 질이 청나라랑 비등하거나 그 이하라

딱히 압도적은 화기 없이 충분히 때려 잡을 수 있어 화기 개발의 필요성은 더욱 떨어졌다

조선에서는 박연이 알려준 기술덕에 총에 방수 기술도 추가 되고

18세기엔 천보총,대조총 등 자체적 바리에이션도 만들었지만

그래봐야 화승총이였고 그 이상의 진화는 이뤄지지 않았다

다만 대중적으로는 상당히 보급 되어 민가에서도 총 들고 호랑이 사냥하러 다녔다

그래... 이 총 이름이 뭐라고?

후장식 소총입니다!

후장...

게이 게이야...

...풀네임은 후미장전식 소총입니다

지금 장전할 때 모두 총구에 총알을 넣지 않습니까?

이 총은 후장에 애널비즈를 넣듯이 뒷부분에 총알을 넣어 장전할 수 있습니다!

반면 그 사이 서양에선 엄청난 진보를 이뤘다

원래 수발총도 총구에 총알을 넣고 바닥에 개머리판을 두번 톡톡 쳐서

조준해 쏘았는데 강선이 뚫리면서 명중률이 올라갔고

장전도 뒷부분에 총알을 밀어넣는 후장식 총기가 개발 됐고

탄피까지 나오자 200여년간 전장을 호령한 전장식 총은 모두 도태 되었다

적병의 수는 얼마라더냐?!

군함 5척 + 대포 90문 + 800명입니다!!

저게 조선군인가? 근데 저 총은 뭐야?

화승총이네

우린 레밍턴 소총이니 쉽게 이기겠는걸?

오... 근데 넌 어떻게 저게 화승총이라는걸 알았어?

박물관에서 봤어

19세기가 되자 동서양은 격돌 했고 결과는 당연히 동양의 대패였다

이 당시 화승총은 서양에선 박물관에서나 보는 물건이였기 때문 

조선은 신미양요에서 압도적으로 후들겨 맞았고

중국은 2만명 정도 밖에 안되는 영불 연합군에게 전쟁도 지고 수도 베이징까지 털렸다

일본도 막부 타도와 신정부 수립 과정에서 서양에게 후들겨 맞았다

결국 동서양의 총기의 사용 시기는 비슷했지만 

동양은 침묵, 서양은 끊임없이 개발하면서 

200년 뒤에는 서양이 세계를 집어삼켰고 

그렇게 동양은 화기 개발에 실패한 대가를 톡톡히 치루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