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아들하고 캠핑가려고 했는데 아들이 갑자기 가기싫대서 뭐할까 하다가 무작정 관서 최고봉으로 혼자 등산을 갔다옴
핫쿄가다케(八経ヶ岳)라는 곳임
요시노행 전철 타고 역에서 하차
요시노는 전국구 벚꽃 명소임 나도 아직 못봄
버스타고 등산로 근처 하차
텐카와 라는 예쁜 강이 유명함 여름에 아들하고 강가 오캠 했던곳도 이 근처
등산로 입구에서 서류쓰고 등반 시작
편도 7시간의 압박
초반부터 오르막 빡셌다
등산을 가끔 하다보니 숨고르기가 힘듬
이 일대를 오오미네 산맥이라고 해서 각종 봉우리들이 즐비함 오늘 오르는 곳 포함해서 3박 4일 종주코스도 있음
경치좋군 근데 슬슬 흐려진다..?
여기 강우량 많기로 유명함
올라다가 보니 송전탑이 있고 20대로 보이는 4명이 쉬고있었음
나도 잠깐 쉼
전기 지지직 소리나는거 은근 무섭네
2시간정도 오르니 대피소 등장
안은 그냥 창고임 암거도 없다
헤드라이트 입갤 후 점심
이 타이밍부터 슬슬 비왔음
아..우중뭐시기 다 싫다고
사일런트힐 입갤
5미터 앞이 안보인다...ㅅㅂ
아까 20대 그룹은 내가 추월함 오 나 체력조루 아니었나
걷다보니 뒤에서 쿵쿵대는 소리가 갑자기 들림
와 ㅅㅂ 곰인가? 하고 개깜놀해서 뒤돌아보니 트레일러닝 중인 할배였음
60대는 돼보이는데 미친체력임
근데 트레일런 오르막도 뛰냐 인간이 오르막을 어떻게 뛰지 신인류인가
쭉 걷다보니 또 대피소가 나옴
여기까지 한 4시간 반-5시간 걸린듯
힘들어서 벌러덩 자빠짐
내인생에 이리 길게 등산했던 적이 없었는데...
옆에 개울가에서 물 보충
좀더 쉬다보니 20대 4명 입갤
짐 다 푸는거 보니 여기서 잘 예정인듯
난 나가줘야지..
식생 보호를 위해 울타리를 쳐놨다고함
근데 저거 치면 뭐 다른가 잘 모르겠네
이 마지막 길이 너무 빡셌다...
너네 하이흐로스가 아냐 그느낌임 안개길이 안끝나
윗동네다 보니 비는 조금 와도 바람이 엄청 붐
얼마전에 산 바람막이 성능 개좋음 춥지도 않고 바람도 잘막고
올해 산 물건중에 1등임
근성으로 어찌저찌 오르다 보니 목적지 도착
미센 정상
와 이거 봤을때 ㄹㅇ 감동이었다
6시간동안 개고생한 보람이 있군
텐트장은 벌써 가득 차서 텐트 칠데가 마땅찮았음
대충 해 지기전에 후딱 설영
저녁 쳐묵
저 샐러드치킨 처음 먹어봤는데 괜찮았음
비오는거 추운거 별생각 안하고 그시도 안갖고왔는데 비와서 바닥이 축축하다..ㅅㅂ
농협매트 까니 그나마 나았음
힘들어서 일찍 잤는데 추워서 계속 깼다
그나마 붙이는 핫팩 있어서 발바닥에 붙임
아침입갤
사람들 6시 전인데 다들 깨서 북적북적하다
결로입갤...
결로가 있다는건 영하였다는건가
영하 아니라도 결로는 생기나
하여튼 추운 와중에 자긴 잤다...
목적지 도착
일본 백명산
오오미네
킨키최고봉
핫쿄가다케
1914.9
나의 영롱한 농협백팩도 한컷
나 바로 전에 온 형아가 나데시코 넨도 꺼내서 사진찍음ㅋㅋ
나 올라오니 호다닥 내려감
아는척할걸 아쉽
내려가는 길은 올라왔던 곳하고 다른 루트임
갈림길이 있는데...일단 저기겠거니 하고 가봄
경치는 좋았음
근데 이게 원래 가려는 방향(북서)가 아니라 산맥 종주 루트였건거임..
아 제대로 볼걸 뭐한거지
그래도 도중에 알아채서 되돌아감 한 1시간+체력낭비
빡세다....
도중에 등산객 한분이 종주하세요? 라고 물어봤는데 아뇨 길 잘못들었어요 라고 말하기 싫어서 네 라고 거짓말함 ㅋㅋㅋㅋㅋ
발바닥이 중간부터 너무 아파서 제대로 못걸음
내리막 초반에 신나서 뛰었더니 발바닥이 쓸려서 피부 벗겨짐 ㅜㅜ
아 아프긴 한데 뭐 어쩌냐 천천히 내려가야지...
신발도 대충 신고왔는데 제대로된 등산화가 아니라 하이킹화라 방수도 안되고 이래저래 고생
그와중에 또한번 길 잘못들어서 오르막 빡세게 한번 더함
나 원래 이리 멍청했나 ㅋㅋㅋ
넘 힘들었는데 어찌어찌 근성으로 끝까지 완주했다
내리막 7시간 넘게 걸린듯 등반보다 더걸렸네
끝이다
당분간 우리 보지않기로 하자...
체력 바닥에 발 아픈 상태에서 몇시간 걸었더니 생명의 위협을 느꼈다
머리가 나쁘면 몸이 고생....
아침 6시에 빵 하나 먹고 암거도 안먹음
이거 먹은게 2시 반 넘어서...
와 죽을뻔했네
이구역 고급열차 직역한 이름은 파란 심포니
난 그냥 전철타고 귀가
집에 오니 와이프한테 뭐이리 늦냐고 쿠사리 먹음
다음주는 내가 애들 봐야지...
관서 끝판왕 산봉우리 정복했으니까 이구역 산은 다 허접이군
그전에 내일 회사가야되네 ㅅㅂ
등산 개빡세긴 한데 올만에 성취감 맥스찍음
등산 조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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