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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벙글 남북한 아프리카 외교전의 역사앱에서 작성

라파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1.29 12:2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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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는 여전히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생소한 대륙이다. 하지만 조금만 파고들으면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재밌는 대륙이기도 하다. 21세기 전세계 인구 성장을 주도하고 자원 매장량이 많지만 제대로 된 발전을 하지 못하고 있는 비운의 땅 아프리카.



이 글은 대한민국과 북한이 국가적 차원에서 아프리카에 파고든 이야기를 설명하는 글이다. 남북한이 왜, 그리고 어떻게 아프리카에서 경쟁했는지, 북한이 어쩌다가 패배하게 되었는지, 그리고 냉전 이후 북한과 우리나라의 아프리카 정책을 다루는 긴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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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한과 아프리카의 관계는 크게 남북한 유엔 동시 가입 전후로 나눌 수 있다. 남북한 유엔 동시 가입 전 남북한은 국제적 정통성을 확보하고 유엔 가입을 위한 외교전을 펼쳤다. 남북한 동시 유엔 가입이 이뤄져 외교전에서 한국이 승리한 이후, 북한은 외화벌이와 독재체제 유지, 고립 타파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한국의 아프리카 정책은 주로 현지 진출과 자원 확보, 2차적으로 북핵 문제에 집중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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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아프리카 관계는 아프리카 국가들이 1960년대에 대거 독립을 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당시 유엔의 상황을 알아볼 필요가 있다. 1948년 이후 유엔은 대한민국 정부만을 유일한 합법 정부로 인정했으나, 남북한 모두 여전히 유엔에 가입하지도 못한 상황이었다.



당시 유엔 가입국들은 매년 한반도 문제에 대해 토의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남북은 모두 자신들이 지지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켜 국제적 정통성을 확보하고자 했다. 서방 진영은 유엔 감시 하에 남북한에서 총선거를 실시하자는 결의안을, 공산 진영은 주한미군 철수와 유엔군사령부 해체를 주장했다. 결의안들은 강제력이 없었으나 남북간의 정통성과 자존심이 달린 문제였다.



아프리카 국가들은 비록 국력은 약할지언정 유엔에서 차지하는 의석 숫자가 상당했다. 따라서 이들의 표는 한국 문제에 대한 유엔의 표결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캐스팅 보트가 되었다. 남북한은 모두 국제적 정통성 확보를 위해 아프리카에 공을 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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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대통령은 당시 친미, 제1세계 진영에 지나치게 중심된 진영 외교가 아닌 비공산 3세계 국가들과의 관계에도 신경 쓴다는 '중립 외교론'을 내세웠다. 그는 인도와 미얀마 같은 3세계 국가들과 수교하는데 성공했고, 아프리카 국가들을 상대로도 똑같이 국교를 맺으며 영향력을 확대하고자 했다. 박정희 정부는 아프리카 국가들을 상대로 의료와 기술 원조를 제공하는 식의 경제 발전을 제안했다.



이 시기 북한 역시나 아프리카 국가들을 상대로 공격적인 외교를 펼쳤다. 북한은 아프리카의 반-제국주의, 반서방주의 정서를 건드리면서 자국을 자립경제 달성에 성공한 국가라고 홍보했고, 아프리카 국가들과의 무역을 통한 쌍방 발전을 내세웠다. 한편으로는 소련과 중공을 등에 업어 국력 이상의 영향력을 발휘하는데 성공했다. 두 강대국의 강력한 지원을 받은 북한은 아프리카에 성공적으로 침투했고, 우리와 먼저 수교한 콩고와 모리타니와 수교하기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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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한국은 '하나의 한국' 원칙을 내세우고 있었다. 이것은 오늘날 중국과 대만의 '하나의 중국' 원칙처럼 북한과 수교하는 나라는 남한과 수교할 수 없다는 원칙으로, 서독을 모방한 것이었다. 하나의 한국 원칙을 강경하게 고수하던 우리 정부는 분개하며 두 국가를 대상으로 단교와 공관 철수를 감행했다.



1965년 우리 정부는 북한의 공세에 반격하기 위해 상주공관과 겸임공관을 증설하고 현지 지도자들을 초청하며 기술자들을 파견하는 계획을 짰다. 그리고 이후 몇 년간 꾸준히 사절단을 파견하면서 아프리카에 공을 들였다. 그러나 이런 노력들은 월남전 파병으로 인해 제대로 빛을 발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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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정부의 베트남 전쟁 참전은 경제 발전에 기여하고 한미관계를 돈독히 하는 등 나라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으나, 한편으로는 아프리카를 비롯한 3세계 국가들의 지지를 약화시키는 측면도 있었다. 이들은 미국과 남베트남보다는 북베트남에 더 동정적이었고, 한국의 참전으로 '중립 외교'의 진정성을 의심했다. 한국은 제2차 아시아-아프리카 회의에서 배재당하는 등 수모를 겪기도 하였다.



월남전 파병 이후, 북한은 아프리카에서 남한에 비해 확연하게 우위를 점하게 되었다. 이에 박정희 정부는 강경책의 한계를 느끼고 하나의 한국 원칙을 단계적으로 축소하다가 1973년 6.23 선언에서 완전히 폐기하기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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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우리나라는 아프리카 국가들과의 무역량과 원조액을 확대해나가며 북한을 추월하고자 했다. 당시 우리나라의 최우방으로는 가봉이 있었는데, 가봉 대통령 오마르 봉고의 방한때 수많은 국민들이 환영 인파로 나서기도 했다.



북한은 이에 맞서 문화적 교류를 확대하고 좌익 정권과 반란군에 대한 군사 지원을 늘리면서 발자취를 넓혀갔다. 양측은 모두 한 해에 10만달러 이상을 아프리카에 무상으로 지원하며 이들의 환심을 사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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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3년, 유엔은 북한이 남한처럼 유엔 옵저버 국가가 되는 것을 허용했다. 기존에 남한 정부만을 합법 정부라고 인정하던 태도가 뒤집힌 것이었다. 이것은 당시 유엔에서 북한 영향력의 증가를 보여주는 한편 남한에게 정치적 타격을 줬다.



이렇게 되자 유엔에서 표를 벌기 위한 외교 활동에 대해 회의감이 터져나오기 시작했다. 사실 유엔 결의안은 구속력이 없었기에 이미 상징적인 연례행사가 된지 오래였다. 다만 상대방에게 밀릴 경우 국제적 정통성이 훼손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밀리지 않겠다는 자존심 때문에 억지로 진행되던 것이다.



1975년, 기어코 우스운 일이 벌어졌다. 서방 국가들의 지지를 받는 결의안과 공산권이 밀던 결의안이 동시에 채택된 것이다. 이 사태 이후 박정희는 유엔에서 이런 씨름을 벌이는 것이 무의미하다고 판단, 더이상의 결의안 상정을 멈췄고, 역시나 지친 북한도 이에 따라 결의안 상정을 그만두었다.



하지만 결의안 상정이 끝났다고 해서 아프리카 외교전도 끝난 것은 아니었다. 대한민국은 남북한의 유엔 동시 가입안을 지지했으나, 김일성은 '고려연방' 결성으로 형식적인 통일을 한 이후 단일 국가로서 유엔에 가입해야 한다고 꾸준히 주장하여 여전히 마찰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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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에서 북한이 점한 우위는 80년대부터 뒤집히기 시작했다. 80년대는 공산주의 이념이 서서히 그 한계를 드러낸 반면, 위기에 처한 자본주의가 부활하던 시대였다. 대한민국의 국력이 북한의 그것을 완전히 뛰어넘은 시점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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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1년 아프리카 나라들이 올림픽 유치전에서 한국의 손을 들어주자, 당시 국민들은 물론 대통령이던 전두환도 해당 지역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그는 1982년 가봉•케냐•나이지리아•세네갈 4개국을 동시에 순방하며 최초로 아프리카를 방문한 한국 대통령이 되었다.


한국의 영향력 확대에 위협을 느끼던 북한은 1983년 미얀마를 방문하던 전두환을 암살하려 시도했다. 하지만 작전은 실패했고, 아프리카 나라들을 비롯한 전세계가 북한을 규탄했다. 대한민국이 아프리카를 비롯한 국제 사회에서 북한을 상대로 우위를 점하는 결정적인 순간이었다.



친북 성향 국가들도 점차 대한민국에 문을 열었고, 교역이 꾸준히 증가했다. 북한은 아프리카 수교국들과 좌익 세력에게 무리하게 군사 지원을 해가며 어떻게라도 영향력을 유지하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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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 장벽이 붕괴되고 동유럽에서 민주화의 바람이 불며 냉전이 그 끝을 보이자, 북한은 완전히 수세에 몰렸다. 대한민국 민주화 이후 첫 민간 정부인 노태우 정부는 공산권 및 구 공산권 국가들과 수교하고 관계를 맺는 북방 정책을 실시했다. 동유럽 국가들은 물론 소련마저 한국과 수교하는데 이르렀다. 중공과 소련은 모두 한국의 유엔 가입을 지지하는 쪽으로 기울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북한은 결국 사실상 국제적 패배를 인정했다. 유엔 가입안에 있어서 한국이 제안한 남북한 동시 가입안을 수용한 것이다. 남북한 유엔 동시 가입은 기존 회원국들의 만장일치로 이루어졌다. 사실상 남북한 외교전에서 대한민국이 승리의 깃발을 꽂는 순간이었다. 북한은 대한민국과 동등한 위치에서 경쟁을 벌일 능력을 상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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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김정일 체제에 들어선 북한은 한동안  '고난의 행군'이라는 최악의 경제난을 겪으며 몰락했고, 동시에 자체 핵개발을 추진하며 무리해서라도 체제를 유지하려고 했다. 북한의 대내외적 여건과 외교 대전략이 변신함에 따라 아프리카 정책도 자연스럽게 그 기류를 따라갔다.



먼저 경제난으로 인해 외교에 투자할 예산이 한동안 크게 축소되었다. 공관 몇 개가 폐쇄되고 무상으로 이뤄지던 각종 원조와 기술 협력도 거의 사라졌다.



하지만 김씨 정권에게는 다행하게도, 그러나 북한 인민들과 세계 평화에는 불행하게도, 북한이 수십년간 아프리카에서 쌓아올린 인맥과 평판 같은 외교 자산이 어디 간 것은 아니었다. 북한은 이 자산을 꾸준히 활용하고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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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아프리카를 대상으로 외화 벌이를 위한 활동을 활발히 전개했다. 아프리카 각지에 무기를 꾸준히 수출하며 돈을 벌여들였고, 2천명이 넘는 노동자들을 파견해 그 대가로 달러를 획득했다. 독재 국가들과 협업해 통신망 사업에도 진출했고, 경호 사업에 경쟁력 있는 위치를 점하였다. 재밌게도 아프리카 각지에서 동상 제작 사업을 통해서도 수천억원을 벌어들인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은 아프리카 현지에 담배 공장과 탄약 공장을 건설해 현지 불법 거래의 거점으로 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설상가상으로 현지의 다양한 범죄 조직들과 손을 잡고 위조지폐 제작 사업과 상아 암거래 사업, 국제 마약 밀수 사업에 뛰어들기까지 했다. 중국은 이런 북한의 뒤를 몰래몰래 봐주며 사실상 지원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반서방 정서를 공유하는 일부 아프리카 국가들과도 꾸준히 교류하고 있다. 북한은 이들과 관계를 유지하며 국제적 고립을 어느 정도 해소하고자 한다. 심지어 아프리카 현지에서 주체 사상 연구와 전파도 다시 조금씩 재개하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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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최근 북한의 아프리카 외교는 다시 한번 위기를 맞이했다. 핵개발로 점점 평판이 악화되던 판국에 대북 제재와 코로나, 러우전 때문에 본국 경제 상황이 계속해서 안 좋아진 것이다. 외교 예산이 또다시 축소되었고, 북한은 아프리카 주요 우방이던 우간다와 앙골라 등의 대사관을 폐쇄하면서 다시 한번 긴축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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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민주화, 남북한의 유엔 동시 가입, 냉전의 종식. 비슷한 시기에 일어난 이 세 가지 사건은 한국-아프리카 관계의 새로운 변곡점이었다. 한동안 구 공산권 국가들에 외교력이 집중되면서 기존의 남북한 외교력 경쟁의 주요 전장으로 인식되던 아프리카는 완전히 뒷전으로 밀려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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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아프리카를 재발굴한 대통령은 노무현이었다. 노무현 정부는 아프리카 대륙을 우리나라의 새로운 시장이자 자원 공급처로 보았고, 한국에서 찬밥 신세던 아프리카에 다시 관심을 가졌다.



노무현은 대한민국이 아프리카 나라들만큼 가난한 후진국에서 유럽에 준하는 선진국으로 올라선 한강의 기적을 언급하며 한국이 아프리카 또한 경제개발을 이룰 수 있게 돕겠다고 말하며 신뢰를 구축하고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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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전두환 이후 24년만에, 노무현은 이집트와 나이지리아, 알제리를 방문하면서 아프리카 땅을 밟았다. 고유가 시대에 노무현은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을 위해 세 국가와 여러 에너지 계약을 체결하면서 우리나라의 에너지 안보를 지키고자 했다. 그 밖에도 이들과 IT 분야에서 협력하고 직업훈련을 돕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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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은 또한 나이지리아 방문 도중에 '아프리카 개발을 위한 코리아 이니셔티브'를 발표했다. 골자는 3년의 시간 동안 한국의 아프리카 원조액을 3배, 총 1억 달러로 늘린다는 것이었다. 노무현은 이런 대외 원조를 향후 우리나라의 아프리카 진출의 토대가 될 것으로 여겼다.



한국-아프리카 장관급 경제회의도 2006년에 처음 열렸다. 한국의 아프리카 발전 지원과 자원 협력, 그리고 기업들의 수출에 대해 회의하는 이 모임은 격년마다 열려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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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으로, 노무현 정부는 한국-아프리카 포럼을 출범시켰다. 한국과 아프리카의 각료들과 학자, 언론인 등이 모여 양측의 협력 방안을 모색하고자 만들어진 협의체였다. 2006년 11월 8일 개최된 제1차 한국-아프리카 포럼은 성황리에 끝났다. 아프리카에 대한 원조 확대, 한국 기업들의 아프리카 진출과 투자 등이 합의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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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의 뒤를 이은 이명박은 외교 정책을 포함한 국정 운영 전반에 있어서 노무현과 매우 다른 접근을 하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그는 아프리카 정책만큼은 노무현 정부의 성과를 계승, 나아가 발전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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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외교'를 캐치프레이즈 삼은 이명박은 노무현처럼 주요 천연자원 공급망을 확보하기 위해 힘썼다. 이명박 정권은 마다가스카르와 니제르, 콩고민주공화국 등에서 광산 개발에 나섰다. 좋은 의도와는 다르게 사업 추진 과정에서 문제가 많았던 자원외교는 대부분의 사업이 엎어지거나 막대한 적자를 기록해 실패로 평가되었으나, 최근 자원값 폭등으로 암바토비 광산 등 일부 사업이 드디어 빛을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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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은 신년사에서도 아프리카 대륙을 언급하는 등 공을 많이 들였다. 노무현 정부가 처음 개최한 한국-아프리카 포럼도 이명박때 두 차례 열렸다. 한국의 아프리카 원조액도 2.5억 달러까지 대폭 증가했다. 아프리카 주재 대사관에 대한 지원도 강화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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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명박은 자신의 대북 정책을 아프리카 외교와 다시 연결시키기도 했다. 2011년, 그는 남아프리카 공화국과 콩고민주공화국, 에티오피아를 순방했다. 이 중 콩고민주공화국과 에티오피아는 북한과 수십년째 협력을 하던 나라들이었다.



이명박은 이 나라들에서 경제 협력뿐만 아니라 북핵 문제 또한 논의하며 한국이 북한보다 우위에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켰고, 한국의 아프리카 정책에 지정학 또한 주요 요소가 되었다는 사실을 널리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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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정치적, 지정학적 요소는 박근혜 정권에서 절정에 달했다. 박근혜 정권의 외교 정책은 전반적으로 북한에 맞서면서 북한을 외교적으로 고립시키는데 집중되었는데, 아프리카 또한 예외가 아니었다. 박근혜는 취임 초부터 우간다와 모잠비크라는 북한의 주요 우방국들의 지도자들을 초청하는 등 북한 견제에 힘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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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권이 가장 공을 들인 나라는 바로 우간다였다. 우간다의 독재자 요웨리 무세베니는 1980년대 말 집권한 이후 10년간 세 번이나 방북하면서 김일성을 만난 친북 지도자였다. 그는 북한과 무기 거래를 하지만 이후 새마을운동에 관심을 보이면서 한국을 롤모델로 삼는 발언을 몇 번 하기도 했다.



박근혜는 임기 도중 무세베니와 3번이나 정상회담을 진행하는데 성공했다. 양국은 단순한 경제 협력 이상의 성과를 거두었다. 박근혜 대통령의 순방 기간 동안 우간다는 북한과 그동안 제공하던 모든 군사 협력을 한국의 것으로 대체하겠다고 선언했다. 아울러 북핵 개발을 규탄하고 유엔의 대북 제재를 지키겠다고 발표했다. 대한민국의 승리였다.



하지만 우간다는 여전히 북한과 무기를 몰래 거래하고 북한 노동자들을 고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비록 북한의 영향력이 약화될 지언정 사라지지는 않은 것이다. 이런 면에서 박 대통령의 북한 견제 전략은 제한적인 성과를 거뒀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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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는 그 밖에도 경제대국 케냐, 북한과 인연이 있던 에티오피아를 방문하면서 이들과 경제 뿐만 아니라 대북 문제에 대한 협력도 강화했다. 그녀는 아프리카 연합에서 특별 연설을 할 때 아프리카 국가들에게 한반도의 비핵화를 지지해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박근혜 정권이 계획한 '코리아 에이드' 이니셔티브는 이런 전략을 뒷받침하기 위한 소프트 파워 정책이었다. 취약 지역에 의료와 한국 음식 등을 제공한다는 이 계획은 지나치게 근시안적이고 현지 사정을 잘 파악하지 못한 채 부실하게 만들어졌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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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북 성향 문재인 정부의 아프리카 정책은 다시끔 대북 정책보다는 경제 협력에 더 중점을 두었다. 문재인 시절 대외 원조도 상당수가 우리 기업의 현지 진출과 자원 확보라는 중점들을 수행하는 도구로 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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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쉽게도, 문재인 정부 시기 대통령 본인의 아프리카 순방은 임기 말 이집트가 유일했다. 아프리카 외교는 주로 이낙연 총리가 담당했는데, 이낙연은 케냐•탄자니아•모로코•알제리•튀니지 총 5개국을 방문했다. 방문은 전부 우리 기업의 현지 진출과 공공사업 참여, 경제 개발 협력에 관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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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는 아프리카 협력을 뒷받침하기 위해서 한국-아프리카 재단을 만들기도 했다. 그러나 사내 괴롭힘으로 2년만에 직원 절반이 퇴사하고, 명확한 비전이 없다는 평가를 받으며, 샘 오취리의 인종차별과 성희롱 논란이 일어난 후에도 홍보대사로 임명하는 등 초창기 막장 운영으로 말이 많은 기관이었다. 그나마 이후 점차 정상화 되면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으나, 윤 정부 들어서도 회계조작을 하는 등 여전히 내부 문제가 존재하는 것으로 보인다 .



그 밖에도 문재인의 이집트 순방 당시 이뤄낸 2조원 규모의 자주포 수출은 한국 방산업계의 큰 승리로 기록되었다. 한국 방산 기업들은 윤석열 정부 들어서도 이집트를 비롯한 다른 아프리카 나라들에 적극적으로 진출하려고 시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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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는 역대 정권들 중에서 가장 아프리카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정부라고 할 수 있다. 윤석열 대통령 또한 경제적 협력 확대에 집중하는 한편, 정부 차원의 주요 과제로 설정한 부산 엑스포 개최 지지도 주요 외교적 목표로 삼았다.



윤석열 정부는 2024년 해외 원조 예산을 무려 45%, 약 2조원이나 인상하는 파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아프리카는 쌀 농사 기술 전수 사업과 기반 시설 구축 프로젝트, 의료시설 건설 사업, 신재생 에너지와 전력 개발 사업 등의 혜택을 받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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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본인과 한덕수 총리를 비롯한 주요 정부 인사들은 아프리카 정상들과 활발히 회담하며 경제 협력을 강화했고, 한편으로는 엑스포 유치전에서 부산을 지지할 것을 호소하기도 했다. 하지만 2030년 엑스포 유치전이 한국의 참패로 끝나면서 엑스포 지지 운동은 뼈아픈 기억으로 남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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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 들어서 양측간 고위인사 교류도 늘어나고 있다. 윤 대통령 본인은 '아프리카의 밤' 행사에 참석하여 아프리카 국가들과 FTA를 추진하겠다고 밝혔고, 한국•아프리카 통상산업헙력포럼도 2023년에 두 차례 열렸다.



특히 올해 5월에 예정된 한국-아프리카 정상회의는 사실상 한국-아프리카 포럼을 더욱 확장시킨 대형 이벤트다. 아프리카 54개국 정상이 모두 초대되어 기업인들과 함께 회의를 하는 것으로, 한•아프리카 관계의 새로운 지평을 열겠다는 야심찬 포부와 함께 준비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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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오늘날 우리나라의 아프리카 정책은 정권을 안 가리고 꾸준하게 발전해왔다. 하지만 여전히 타개해야할 문제도 있다. 대표적으로 서방과 중러, 일본 같은 경쟁자들에 비하면 여전히 아프리카에 깊게 관여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 특히 기업들은 접근성과 안보 때문에 여전히 아프리카 투자를 꺼리고 있다.



대한민국 정부는 앞으로 효율적인 원조 사업을 실시하고 현지 정부들과 더욱 협력을 강화하여 아프리카 진출에 유리한 환경을 만들어나가야 할 것이다. 또한 주요 자원 공급망을 확보하고, 아직도 드리워진 북한의 그림자를 지워내야 한다. 한국이 항상 그래왔듯이 아프리카에서 계속 성과를 냈으면 바라며 글을 마친다.










참고자료


김도민. 2022. "1964~1968년 박정희 정부의 중립국 외교와 유엔에서 한국문제의 ‘자동상정’ 문제"

김도민. 2020. "1948~1968년 남북한의 중립국 외교 연구"

원지우. 2016. "북한의 대중동 및 아프리카 외교 : 외교정책결정요인을 중심으로"


François Nicolas. 2020. Korea in Africa: between Soft power and economic interests



박수길 "우리가 몰랐던 대한민국 외교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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