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비례대표 국회의원 선거에 참여하는 정당은 총 38개, 투표용지 길이는 무려 51.7cm이나 된다.
그러나.. 주요 정당을 제외한 나머지 대부분의 정당은 대부분의 신문, 방송, 여론조사 등에서 언급조차 잘 되지 않는다.
하지만 유권자의 알 권리와 후보자들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군소 정당을 대상으로도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에서 주관하는 토론회를 개최한다.
1. 소속의원 5인 이상의 정당
2. 직전 선거에서 전국 3% 이상의 득표를 한 정당
3. 여론조사 평균 지지율이 5% 이상인 정당
은 초청 대상으로 따로 토론회를 가지고, 나머지 정당은 비초청 대상으로 단 한 번의 토론회가 열린다.
이번 선거에서 초청 대상은 더불어민주연합, 국민의미래, 녹색정의당, 새로운미래, 조국혁신당 이상 5개 정당이다.
참고로 기호 1번부터 9번까지는 국회의원이 소속된 원내정당으로 의석 수 순서대로 기호를 나눠갖고,
나머지 원외정당은 가나다순으로 기호가 배정된다.
이 떄문에 맨 앞이나 뒤 기호를 차지하기 위해 창의적인 당명들이 난무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아무튼 5개를 제외한 나머지 33개 정당은 이렇게 커다란 스튜디오에 모여 비초청 대상 토론회에 참여한다.
잘 세어보면 앉아있는 토론자가 27명인데, 6개 정당은 토론회에 참여하지 않은 듯하다.
(개혁신당, 자유통일당, 가가국민참여신당, 공화당, 한국농어민당, 히시태그국민정책당은 불참했다고 한다.)
풀영상이다. 2시간 정도 되는데 다 보라고는 못 하겠고.. 궁금한 부분만 넘겨가면서 찾아보는 정도를 추천한다.
사실 토론회라는 이름이 붙어있지만 참여자가 너무 많다 보니 실제 토론이 이루어지지는 않고,
각 정당별로 딱 4분간의 발언만이 가능하다.
정당별 발언 순서는 기호에 관계없이 추첨한 것으로 보인다.
그럼 각 3분 20초간의 공약 발표를 통해 어떤 정당이 있는지 알아보자.
기호 31번 여성의당 유지혜 후보
대한민국 유일 여성의제정당으로 본인들을 소개한다.
페미니즘 정당으로 유명하다 보니 싱붕이들에게도 인지도가 높을 것이다.
2022년에는 해산 절차에 돌입한다는 기사가 나오는 등 당 운영이 위태로웠던 것으로 보이는데,
이번 총선에 후보를 낸 것을 보니 어찌어찌 살아있는 모양이다.
주요 정책은 당연히 여성폭력방지기본법 제정 등 여성 차별 철폐이다.
동성 생활동반자법 제정, 리얼돌 체험방, 안마방, 성인페스티벌 등 유사성매매 철폐 공약도 눈에 띈다.
유 후보의 연설 경험이 많지는 않은지, 약간 말을 더듬고 SNL 주현영 기자 같은 말투를 구사하는 모습이 보인다.
기호 32번 우리공화당 진순정 후보
친박으로 알려진 조원진 전 국회의원이 대표로 있는 보수정당이다.
박근혜 탄핵 무효, 석방 등을 주장하는 대표적 친박 정당이었으나
요즘은 친박 노선을 버렸다고 한다...?
발표한 공약은 노인 연금 인상, 19세까지 양육수당 매월 50만원 지급, 청년 반값아파트 100만호 제공, 지방 일자리 창출, 16년제에서 14년제로 학제 개혁, 장애인 일자리 창출 등의 6대 공약이다
기호 19번 기후민생당 탁향우 후보
구 민생당이 이름을 바꾼 기후민생당이다.
과거 바른미래당, 대안신당, 민주평화당이 합당해 탄생했는데
국회의원 19명, 당원 40만명, 자산 100억원의 찬란한 과거를 뒤로 하고
내분 끝에 현재는 사실상 껍데기만 남은 것으로 보인다...
연설에서도 40만 당원을 보유한 정당이라는 것을 강조하며 시작한다.
주요 공약은 탄소배출 규제, 위성정당 방지법 제정, 국회 개혁, 노인 아동 부모수당 지급, 장애인 삶 개선 등이다.
기호 12번 반공정당코리아 류승구 후보
앞의 세 후보는 나름 정제된 태도로 얌전히 공약만을 발표했지만
여기부터는 약간 과격해지기 시작한다.
’1번당 2번당 도둑놈들이 1년에 1000억을 받아서 해쳐먹는다‘ 등의 주장으로 시작하더니
’1번당 2번당 아직도 찍는 정신 나간 국민들, 정신 차리세요‘ 등 폭언을 서슴치 않는다.
대통령과 영부인을 욕하는 게 일상화될 정도로 우리나라가 공산화 되었다고 주장하며
정신 차리고 반공주의자를 찍어 달라고 호소하며 연설을 마친다.
별개로, ㅂ으로 시작하는 정당이 왜 원외정당 중 세 번째인 기호 12번을 받았는지 궁금했는데,
선관위에 등록된 공식 명칭은 ’가나반공정당코리아‘라고 한다...
서아프리카 가나의 공산주의자와도 싸우려는 의지일까..?
기호 24번 대한국민당 김요섭 후보
먼저 당의 이름을 설명하겠다며 1948년 이승만의 대한국민당 이야기를 꺼내고
복싱선수 홍수환이 챔피언이 된 후 ‘대한국민 만세야’ 라고 외쳤다는 썰을 푼다.
그 뒤로는 당대표의 인생사를 읊으며 기습 숭배를 시작한다.
공약은 핵무기 등 국가안보 강화, 공직기강 확립, 노인 평생연금 등 복지 강화, 유엔본부 유치 등을 내세운다.
후보가 들고 있는 종이 뒷면에 글씨가 약간 보일 텐데,
언론에서 소수정당을 차별하고 있다는 취지의 주장을 뒷받침할 사례들을 종이에 써 놓고 보여주면서 이야기한다.
기호 20번 내일로미래로 정준이 후보
충청을 중심으로 태어난 충청의미래당이 여타 정당들과 통합한 정당이라고 소개한다.
그러더니 충청의 지도자인 안희정, 권선택의 사면 복권을 대통령에게 요구한다고 밝힌다.
대립의 정치 청산을 과제로 내세우며
신용불량자 폐지, 출산과 어르신 대책 확립, 노령연금 60만원으로 인상 등을 주요 공약으로 소개한다.
기호 33번 자유민주당 고영주 후보
정규재 등 강경 보수 인사들이 모여 창당한 정당이다.
현 당대표이자 토론자로 나온 고영주 후보는 검사 출신에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 등으로 나름 인지도가 있는 인물.
주요 공약은 국회의원 특권 폐지, 법인세 등 세금 감세, 참전용사 수당 인상, 검수완박 폐지, 시민단체 보조금 폐지, 사형 집행 재개, 코로나 벡신과 정치방역 재조사, 군가산점 부활 등 그나마 얌전한 공약들과
박근혜, 이명박 전 대통령 명예회복, 5.18, 4.3, 여순사건 유공자 제조사, 위 사건 토벌 군인 명예회복 등 명예 관련 공약,
문재인 간첩죄로 처벌... 진보당과 민주당 해산.... 등 과격한 공약까지 다양한 공약을 발표했다
기호 34번 케이정치혁신연합당 이래경 후보
당대표이자 토론자로 나선 이래경 후보는 서울대 출신의 사회운동가로,
작년 6월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으로 지명됐다가 천안함 자폭설 등 갖은 논란으로 9시간 만에 사임한 바 있다.
연설에서는 여야 거대정당의 위성정당 편법을 비판하는 것으로 시작해
‘망나니 검찰공화국을 탄생시킨 제2, 제3의 문재인 집단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는 강력한 발언을 던진다.
케이정치혁신연합당(길다)의 비례 후보 4명은 시민이 선정한 우리 시대의 이웃이자 숨은 영웅이라고 강조하며
‘아침이 설레는 삶’이 k정치혁신의 제1 정책으로 제시한다.
기본소득 제공, 사회적 시민 경제 개척 등을 공약으로 발표하다가
시간 초과로 마이크가 꺼져 마무리하지 못한다.
앞으로도 자주 나오는데, 시간 초과하면 칼같이 자르는 듯 하다.
기호 27번 미래당 최지선 후보
청년을 위한 정치, 우리동네 생활정치 등을 내건 미래당이다.
그런데 최 후보의 발언 내용은 쓰레기를 줄이자는 내용 밖에 없다....
후보가 들고 있는 사진은 후보 본인이 쓰레기 줄이기 챌린지를 하며 매일 발생한 쓰레기를 기록한 것이라고 한다.
이후로도 다양한 사진이 인쇄된 판넬을 바꿔 가며 쓰레기 배출의 생태적 문제, 해외 사례 등을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서는 시민 참여가 필요하다며 실천하는 미래당이 쓰레기 없는 삶을 만들겠다고 공약한다.
쓰레기당인가? 라는 생각이 들어도 비난하지는 말도록 하자
기호 21번 노동당 남한나 후보
평등, 생태, 평화를 가치로 내건 진보좌파 정당 노동당이다.
북쪽에 있는 당은 조선로동당이니 헷갈려서는 안 된다.
남 후보 역시 앞에 있는 판넬을 바꿔 가며 연설의 시각 자료로 활용한다.
OECD에서 장시간 노동, 노인빈곤, 가계부채 1위, 성평등 꼴찌인 대한민국을 정치 재난 국가로 선포한다며 연설을 시작한다.
그리고 대한민국을 망친 것은 교대로 집권한 거대 양당이라고 주장한다.
형틀목수 일을 하는 건설 노동자이자 세 아이의 엄마라고 본인을 소개한 남 후보는 노동자의 나라를 만들겠다며
노조탄압 철폐, 주 4일제 도입, 비정규직 폐지. 노동자 권리 보장, 공공 경제 도입, 공공주택, 공공병원 도입, 생태사회 만들기 등을 공약으로 내세운다.
검찰 공화국 윤석열 정권을 끝내야 한다며 국민소환, 국민발제 등 국민의 직접 정치참여도 공약이다.
기호 22번 노인복지당 이봉수
대놓고 딸피당이라고 하지 말자. 노인 인구만 1천만이니 이런 당도 있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대표 공약은 역시 노인 복지로, 시내버스 무료, 임플란트 4개까지 무료, 기초연금 100만원, 참전용사 보훈연금 200만원 등을 공약으로 내세운다.
16촌 이내 근친혼 금지라는 특이한 공약도 있다. 우리민족의 유구한 전통이라고 한다.
시군구마다 81홀의 파크골프장 건립도 공약이다.
이름과는 다르게 청년 공약도 있다.
군 모병제 전환, 30만원 15평 임대주택 공급, 출산 시 아파트 무상지급 등이 청년 공약이다.
지역구는 소신대로 찍고, 비례대표는 22번 노인복지당을 찍어달라고 한다.
다 좋은데.. 판넬의 글씨가 너무 작아서 노인 분들 안 보이실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나도 안 보인다.
기호 25번 대한민국당 성인제
역시 글자로 가득한 촌스러운 스타일의 ppt 판넬을 들고 나왔다.
그래도 이번엔 글자는 잘 보면 읽을 수 있으니 다행이다.
“갑진년 푸른 청룡의 해를 맞아 혜성처럼 등장한 대한민국 당입니다~~!” 하고 외치는 등 활기찬 연설 스타일이다
150세 장수 새시대 열기, 복지대국, 교육대국, 전쟁종식, AI로 노동없는 첨단국가 등이 공약인 듯하다.
암행어사 제도로 부패척결, 다단계 피해자 구제, 전염병 없는 나라 등 공약이 끝없이 나와 주요 공약만 요약했다.
이외에도 주먹을 내지르며
‘대한민국 사람은 대한민국 당입니다~~!’
‘대한민국이 세계의 존경을 받도록 만들어 드리겠습니다~!’
등의 표어를 외치는 장면이 기억에 남는다
기호 15번 국가혁명당 허경영 후보
비초청 토론회의 아이돌 허본좌다.
‘어... 저는 국회의원 벼슬을 하려고 나온 사람은 아닙니다’로 시작하더니
코로나 기간 동안 본인 재산이 409억으로 늘어났다며 본인에게 미래를 보는 능력이 있다고 주장한다.
‘나라의 돈이 없는 게 아니라 도둑놈이 많다’라는 본인의 유명한 표어를 다시 말하며
전국민 매월 150만원의 국민배당금 지급, 결혼 시 3억, 출산 시 5000만원 지급 등 공약을 설명한다.
여야 후보들이 가장 똑똑한 분들이지만 허경영 하나만 국회 보내 놓으면 여러분 노후가 좋아질 것이다,
국회 월급, 특권 안 받고 사비로 하겠다 등을 공약한다.
기호 39번 홍익당 윤홍식 후보
예전에 대통령 후보로도 나와 ‘양심좌’라는 별명을 얻기도 하고,
‘양심은 지능이에요’ 라고 말하는 짤로도 유명한 윤홍식 후보다.
홍익당의 표어는 ‘양심이 승리하는 세상’.
홍익당의 3대 가치로 자유, 평등, 홍익을 주장한다.
여기서 홍익은 남에게 베푸는 박애 정신을 뜻한다고 한다.
또 4대 필승 전략으로 범죄 처벌 강화와 중범죄 공소시효 폐지, 공교육 정상화, AI 양심지능교육을 내세운다.
‘제가 양심이 지능이라고 주장하여 짤로 유명해졌는데요...’ 라는 이야기를 시작하다가 발언 시간이 지나 마이크가 꺼진다.
기호 18번 기독당 박두식 대표
후보자가 아니라 당대표가 나왔다고 한다.
토론장 여기저기를 쳐다보고, 다양한 제스쳐를 써 가며 발언하는데,
좌파 우파보다 중요한 기독교인의 성경대로 사는 바른 삶을 위해 나왔다고 한다.
민주당, 국민의힘의 모든 정책들이 본인들 10대 공약에 모두 있다고 한다.
이어서 ’우리나라에 지금 부정부패 무지무지 많습니다.‘ 까지 이야기하고 다음 발언을 하려다가 마이크가 꺼졌다.
기호 26번 대한상공인당 정재훈 후보
소상공인들을 대변하는 정당인 것 같다.
토론자인 정재훈 대표는 상당히 엘리트인데, 행정고시 출신에 산업통상자원부 차관보, 한국수력원자력 사장 등을 지냈다.
문재인 정부 시기 한수원 사장 시절 탈원전을 추진하며 월성원전 경제성 조작 건으로 기소되었다고 한다...
소상공인 은행 설립, 코로나시기 대출금 이자 면제, 영세자영업자 기준 상향, 소상공인청 설립 등 민생경제 공약,
안심출산콜제 도입, 긴급보육센터 설치, 국가후견인제 도입, 자영업자 출산보육 인력 지원 등 저출산 공약,
문화예산 5년간 매년 1%씩 증액, 역사 바로 세우기, 인구소멸지자체 노인복지타운 설립 등 문화복지 공약,
정당보조금 국민직불제, 소선거구제 폐지 등 정치 공약까지 4가지 테마로 깔끔하게 공약을 설명했다.
들고 나온 판넬 역시 분야와 정책 이름만 쓰여 있어 시인성이 좋았다.
기호 30번 신한반도당 이상재 후보
‘국민여러분, 요즘 참 답답하시죠? 저도 답답해서 이 자리에 나왔습니다’ 로 시작해
정치 갈등을 유발한 양당제의 폐혜를 한참 비판한다.
장례비 국가 지원, 장례지도사 공공화, 코로나19 국립묘지 건립 등을 공약으로 소개하는데,
공약 하나 소개할 때마다 기호 30번 찍어주십쇼를 평캔으로 넣는 연설이 인상적이다.
’대한민국 최고의 장례 전문가 이상재가 열심히 일하겠습니다‘ 라고 외친다.
찾아보니 이상재 후보는 장례지도사협회 회장이라고 한다.
기호 17번 금융개혁당 신미숙 후보
밧데리 아저씨인가 뭔가로 유명한 사람이 창당한다는 기사로 들어 봤던 정당인데
찾아보니 그 사람과는 틀어졌다고 한다...
아무튼 연설이 인상적이다.
어려운 경기에 ‘텅장’을 갖고 계시지는 않냐며 한번 바꿔 보기 위해 금융개혁당이 출범했다고 소개한다.
이어 공약으로 불법 사금융 척결을 설명하던 도중
‘100만원을 빌렸는데 1년동안 2억을 갚아야 한다면 저라도 삶을 비관하고 목숨을 끊었을 것입니다...!’ 라며 울먹이는 모습을 보인다
이후 크고 강한 목소리로 연설을 이어나가며 공매도 개선, 금투세 폐지, 홍콩 ELS 불완전판매 대책, 국민연금 개선 등을 공약으로 소개한다.
개인적 평가로 연설을 가장 기억에 남게 잘 했다고 생각한다.
연설이 끝나자 마자 옆에 앉아있던 허경영 후보가 박수를 칠 정도였다...
기호 13번 가락특권폐지당 우일식 후보
왜 가락특권폐지당인가 했더니 가락당과 특권폐지당이 합쳤다고 한다.
‘정치가 개판입니다’ 를 지르고 시작한다.
국회의원 특권 폐지이 주요 공약이라고 한다.
국회의원 특권이 186가지, 연봉이 5억 가까이 된다며 화난 표정으로 발언하면서
전과 4번에 매주 서너번 재판받는 당대표, 실형 2년 선고받은 사람의 창당 등을 저격하는 발언도 한다.
이어 다단계 업체를 변호해 수십억 번 후보 저격도 이어진다.
아무래도 욕 하러 나오신 듯 하다...
기호 16번 국민대통합당 김천식 후보
김구 안경에 두루마기가 인상적이다.
아마 김구 선생을 연상시키려고 이렇게 입고 나온 것이 아닐까 추정해 본다..
건국 이후 발전한 대한민국의 현대사와 이승만, 박정희 찬양을 시작하더니
캄보디아 킬링필드를 예로 들며 종북세력 척결과 보수 지지를 호소한다
그러더니...
기호 11번 가가호호공명선거대한당 민경욱 후보
익숙할 수도 있는 얼굴인데, KBS 앵커 출신 전 국회의원 민경욱이다
메인뉴스 앵커 출신인 만큼 목소리나 딕션, 전달력은 제일 좋다.
‘가가호호공명선거대한당’(국내 가장 긴 정당명)이 11글자인데 공교롭게도 기호도 11번이라고 한다.
원외정당 중 맨 앞 기호를 먹기 위해 당 이름을 이 꼬라지로 지었으나...
‘가가국민참여신당’에 밀려 두 번째가 되었다.
가가호호는 말이라도 되지, 가가국민참여신당은 좀 양심없는 게 아닌가 싶다.
대표 민경욱과 당명을 보면 알 수 있듯 메인 공약은 부정선거 척결.
이외에도 5.18 의혹을 언급했다가 공천이 취소된 도태우 후보를 예로 들며
부정선거와 5.18을 성역화하지 말고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기호 38번 한류연합당 박명현 후보
대선에 두번 연속으로 나온 수염난 땅굴맨이 이 정당 소속이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이번 총선에는 출마하지 않은 것 같다.
정체가 무엇인지 알 수 없는 국제기구 월드마스터위원회 타령을 하는 것은 똑같은데
이번엔 땅굴 얘기는 안 한다.
공약은 비무장지대에 전 세계 문화예술 공간을 마련하는 한반도 프로젝트라고 한다.
기호 28번 새누리당 성영애 대표
구 여당이었던 새누리당이 2017년 자유한국당으로 당명을 변경하자마자
새누리당 이름을 슈킹해 창당한 정당이다.
태극기 애국신당이라는 슬로건과 같이 탄핵 반대 친박 정당이었는데,
여긴 아직 친박 노선을 그대로 가져가는 듯하다.
작년 4월 박근혜를 당대표로 추대했다는 내용을 당 홈페이지에서 찾아볼 수 있다.
물론 박근혜 본인과는 전혀 합의되지 않은 내용이다....
28청춘 28번 새누리당이라는 MZ한 구호를 들고 나온 이번 선거 공약은
나라가 있어야 내가 있다, 정치지도자는 올바른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등 추상적인 내용인데..
그나마 구체적인 부분은 주 52시간제 폐지, 생명윤리법 개정, 정당 국고보조금 폐지 등이다.
국고보조금 공약을 설명하면서 성 대표 본인이 저번 선거에 새누리당으로 출마했지만 정작 자신은 미래한국당 찍었다는 충격적인 고백을 하더니,
비례대표가 46명인데 새누리당 후보는 1명이니 100% 득표를 몰아주면 국회의원 45명을 줄일 수 있다는 참신한 주장을 하다가 마이크가 꺼진다....
기호 37번 한나라당 박서린 후보
새누리당 구버전이다.
한나라당이 새누리당으로 당명을 변경한 것이 2012년이고,
여기 나온 기호 37번 한나라당이 2013년 창당했으므로 10년도 넘은 의외로 유서깊은 정당이다.
의외로 24세 젊은 여성 후보가 출마했다.
박정희 대통령의 경제성장과 부국강병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미국에서 왔다고 한다...
공약은 국회의원 99명으로 축소, 정년 후 일자리 보장, 대학까지 의무교육, 결혼 시 국민주택 무상 대여 및 출산 시 명의이전,
서울-천안 경부선 지하화 및 지상 개발, 사회적 약자 지원, 노인 무상 임플란트 4개로 확대 적용 등 의외로 무난하다
...그런데 공약 발표를 다 하더니 정책을 다시 한 번 영어로 말씀드리겠다면서
지금까지 말한 내용을 영어로 다시 이야기한다.
후보가 미국 교포라고 하는데...
듣는 한국인 95%는 못 알아들을 텐데 대체 왜?
기호 35번 통일한국당 윤대관 후보
어딘가 자신감있어 보이는 자세와 표정이 인상적이다.
통일한국당은 대선에 여러 번 출마했던 건설업 부자 이경희씨가 만든 정당으로 이름을 들어 봤는데
그 분은 이번에는 출마하지 않은 것 같다.
통일한국당 후보는 전문 직업 정치꾼이 아니라 생업이 있는 사람들이라는 말로 시작한다.
정치꾼들 뽑아 봤자 국민 생활은 변하지 않는다면서, 정직한 상식적인 사람을 뽑아 달라고 호소한다.
특수고용직 노동자 등 소수자와 약자의 권리를 찾아드리겠다는 내용으로 연설을 마친다.
기호 29번 소나무당 권윤지 후보
5선 의원, 인천시장, 민주당 대표를 지낸 송영길 현 죄수가 창당한 소나무당
여기에 보수를 표방하는 정권퇴진당 소속 변희재와 최대집이 합류하며
죽기 전까지 다시 보기 힘들 듯한 멤버 구성을 갖춰 화제가 된 정당이다.
소나무당의 주요 공약은 윤석열 대통령 1년 내 탄핵, 이종섭 호주대사 특검, 친일파 파묘, 검찰과 언론 개혁, 존엄사법과 소상공인 특별법 제정 등이다.
윤석열 사형, 한동훈 가발 벗기기 등 골떄리는 공약도 많은데 다행히 그런 내용은 말하지 않았다.
권 후보 역시 연설 경험이 적은지 목소리가 약간 떨리는 모습이다.
어딘가 페미니스트 같은 외모에 이화여대 출신 예술계 종사자인데 의외로 강경 반페미라고 한다.
기호 23번 대중민주당 최인백 후보
대중민주당의 대중은 중산층, 서민 대중이 주인 되는 나라를 꿈꾼다는 뜻이라고 한다.
하지만 바로 이어 김대중 대통령 찬양을 한참 하는 걸 보면 사실상 김대중 이름에서 따온 것으로 보인다.
주요 공약은 정권 심판과 소상공인 지원, 서민 생활 자금 가구당 200만원씩 지급, AI 부서 신설, 국제결혼과 다문화 장려 등이다.
국제결혼의 설움을 한참 설파하다가 마이크가 꺼졌다.
이후로는 각 40초간의 마무리 발언이 이어지는데..
대부분은 했던 얘기 다시 하는 내용이라 별 건 없는데
특이한 내용만 뽑아서 소개한다.
반공정당코리아 - 선거공보물을 보여주더니 반공정당하니까 돈이 없어서 서울밖에 못 돌렸다고 고백한다. 간첩당은 돈이 많아서 다 돌렸다고 한다.
대한국민당 - 갑자기 양을 배불리는 목자는~으로 시작해 성경 이야기를 한다. 결론은 현 여당이 보수 가치를 지키고 있는지 검증해 보라는 내용이다.
미래당 - 쓰레기 얘기를 많이 했는데, 거대 양당이 서로를 쓰레기라고 비난한 한동훈, 강민석의 발언을 보여주며 우리 사회에 쓰레기는 없어야겠지만 정치는 쓸모 있어야 하지 않겠냐고 역설한다. 공약발표 땐 한참 쓰레기 타령만 해서 뭐지 했는데 전략이었던 듯 하다.
노인복지당 - ‘여러분, 이런 말이 있습니다. 나는 젊어 봤다. 너희들은 늙어 봤냐?’
국가혁명당 - ‘오징어를 동해에서 가져올 때 천적인 메기를 넣으면 오징어가 싱싱하게 서울까지 온다고 합니다.’ 라며 허경영이 여야 의원 천적이 되겠다고 한다.
신한반도당 - 장례비용 걱정 없는 나라 만들겠다고 한다. 당명도 장례당으로 하지...
국민대통합당 - 이번에도 혼자 일어나서 만세를 불렀다. ‘대한민국 만세! 대한민국 만세! 국민대통합당 만세!’
새누리당 - 축구협회를 특검하겠다고 한다.
오늘 8시부터 사전투표가 시작되었다.
여기 나온 당이든 아닌 당이든, 관심이 생겼다면 사전투표에 참여해 보자!
사전투표는 주소지에 관계없이 전국 어느 사전투표소에서든 투표가 가능하다.
본 투표일은 다음주 수요일인 4월 10일로, 임시 공휴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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