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ㅃ)사는게 ㅈ같다

ㅇㅇ(121.173) 2016.09.29 20:35:45
조회 1129 추천 31 댓글 45

이녕보러온 갤러들 미안 한탄미안 뻘글미안....

뭔가 사람하고 대화라는 걸 하고싶은데 털어놓을 데도 없고 말할 사람도 생각이 안나고

고민하다가 생각한 게 그나마 자주 들어오는게 여기라 한탄한다


뻘글이니까 찡찡대는거 싫은 갤러들은 뒤로가기를 눌러줘도 좋아 하지만 욕은 하지 말아다오...


나는 그림그리는 갤러다. 동화 일러스트를 주업으로 삼고 광고홍보 그림이나 책자 등등의 그림도 그려.

아직 신인작가고 여기 뛰어든 지 얼마 안돼서 배우면서 들어오는 일들 작업하는 중이고 일도 그렇게 많지 않아서 유치원 교사도 겸업하고 있어.


근데 이 동화 일러스트라는게 동화라는 글자가 들어가서 그런지 하는 일도 예쁘고 그럴 거 같은데

사실 사람을 아주 ㅈ같이 피를 말려가면서 굴려. 헬조센에서 뭔들 안그러겠느냐만..이번엔 두달안에 200장을 그려달래. 

이런 이야기가 아무렇지도 않게 오가고, 또 그걸 해내는게 이 인간들이야.


알겠지만 그린다는 게 프린트로 뽑아내는 게 아니야.

구상하고,스케치하고(지우고 그리고를 반복.여기서 5~6장은 그려.그리고 버리고..)종이를 판에 덧대서 수채화로 일일히 채색하고,

스캔해서 후보정하고.거기서 이거 맘에 안든다 바꿔달라 그러면 몇번이고 다시그려주고.


몇달짜리 계약이 들어왔다,일을 한다=일 하는 기간동안 하루에 뻥안치고 두시간씩 잔다. 48시간 못잔다.

레알임 이거.

그냥 장염이고 위염이고 각종 질병 달고사는 건 기본이고 진짜 스트레스로 암도 수두룩하게 걸리고 그래.

제일 대박이었던 이야기는 그림 그리다가 정말 바닥에 쓰러졌는데, 몇시간 뒤에 기절하고 정신차리자 마자 다시 그림그려서 마감쳤단 얘기..


말했다시피 나는 신인이다. 그리고 투잡러다.

나도 다른 사람들이 다 그랬듯 열정으로 시작했지. 좀 힘들면 어때,난 젊으니까, 내가 좋아하는 일이니까!나는 할 수 있어!그림 그리는 게 너무 좋아!

내가 그린 걸 남이 봐 주는게 너무 좋아! 이런 마음이었어. 지금도 그렇긴 하지만..


거의 마감만 생기면 밥먹듯이 밤을 샜다..ㅋ 몇시간 자고 비몽사몽 출근하고, 피곤하면 에너지음료로 버티고 커피도 안받는 체질이라 그냥 악으로 버티고..

오전엔 일하는 학원에서 실수할까봐 눈 부릅뜨고 정신차려서 일하고.


그래도 부족하다 여겼다.

나 가르치시는 분이 계시는데, 나보다 족히 열배는 더 열심히 사시는 분이다. 위염장염에 암을 예상하시는 분..쓰러졌다 일어나서 마감했다는 분..

사실 이 사람이 너무 멋있고,대단하고, 동경해. 난 언젠가 전업작가가 되어야 하니까. 이 사람이 날 밀어주고 도와주고 더딘 나를 포기하지 않아주고

나로썬 이 사람으로 하여금 나를 놓치 않게, '열심히 한다'는 생각이 들게끔 하고 싶어.

그래서 더 악으로 버틴 것도 있어.나도 이 사람만큼은 열심히 해야 할 것 같아서. 



근데 사실 이제 좀 무섭다..?ㅋ

그림을 그려서 실력이 올라가는 걸 계단으로 친다면, 예전엔 그냥 그 계단을 하나하나 밟고 올라간다고 생각했는데,

요즘은 이렇게 생각해. 그 계단을 만드는 게 나의 눈물이라고.

눈물이 한방울 두방울 떨어지고 그 흘린 눈물이 굳어서 계단이 만들어지고, 그래야 그걸 밟고 올라갈 길이 생기는거지...

그렇지 않으면, 올라갈 길조차 보이지 않아. 


계단을 만들 정도의 눈물이라는 건 고통스럽더라. 정말.


일이 들어오면, 또 밤을 새야 하고 또 여기저기 앓아야 하고 수면부족으로 오는 두통, 배앓이, 

사람이 잠을 못자니까 진짜 오버 안하고 세상이 온통 노란색으로 보이더라. 정말 깜짝 놀랐어.


이젠 그게 너무 무서운 거 있지. 

그냥 기분이 싫다는 게 아니라 정말로 그런 상황에 처하는 게 무섭다. 무서워.....정말로

퇴근하고 집에 오는 길에 받는 마감독촉, 수업 끝내고 핸드폰 열면 찍혀있는 독촉 부재중 전화

쫒기듯 두근거리면서 살아야 하는 삶, 일이 끝나면 또 일, 일이 끝나면 또 일............


가르쳐 주시는 분은 뭔가 이건 해야 한다, 할 수 있다, 해야만 한다...나도 그렇게 했다, 이건 힘든 수준도 아니다 라고 하면서 좀 더 열심히 하길 바라셔.

그래서 이렇게 무서워하고 힘들어서 내심 하기 싫어요...하고 말하는 내가 스스로 너무 한심스러워.


그림을 안 그리겠다는 말은 아닌데...

뭐가 맞는지 모르겠다. 내가 나약한건지, 이래서는 안되는건지..........

퇴근하고 작업실에 앉아있으면 한숨부터 나오고 그래.


사는데 의미를 모르겠다. 사는게 지긋지긋해. 어딘가 아슬아슬한 곳에 매달려 있는 느낌이다.

끔찍하네......


혹시 여기까지 읽어 준 갤러가 있다면, 좋은 하루 보내고 인갤이 있어서 그래도 내가 어디다가 말이라도 하네...

고맙고 누군가가 이 글을 읽어줬을 생각만 해도 약간은 마음이 편해졌어.


곧 주말이니까 일하는 갤러, 학교다니는 갤러 모두모두 힘내고,찰진 인놀 하고 즐거운 금요일 보내:)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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