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 셔틀로 영드갤의 아침을 연다!
독타후 해설 셔틀 나왔습니다.
이번 에피는 파도 파도 끝이 없고, 털어도 털어도 끝이 없네, 한 에피 가지고 너무 많이 핥아서 미안, 이번에 정말 끝이야.
꼬꼼화 중고딩 갤러들, 그리고 우리 꼬부랑 늙다리 갤러들, 모두 타디스와 함께 신나는 영어 마을로 떠나볼까요?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동시에 볼 수 있는 우리의 색시, 아니, 섹시, 아니, 이드리스, 아니, 타디스는
말문이 트이자 영어 시제가 너무 어렵다고 고백해.
과거에 에이미가 했던 \'감상적으로 굴지마\'라는 말을 나중에야 갑자기 보게 된다던가
페트리코어가 비 온 뒤 흙냄새를 뜻한다는 설명을 뜬금없이 미리 한다던가
\'너 화났구나, 아니, 화 날 거구나\' \'슬픈 말이야, 아니, 슬퍼질 말이야\' 시제를 혼동하기도 하고.
결국 타디스는 가엽게도 가장 중요한 순간 결정적인 실수를 해버려.
단 세 문장인데 모든 시제가 뒤엉켜 버리지. 한 번 들어보자.
I\'ll always be here
but this is when we talked
and now even that has come to an end
처음에 들었을 땐 내가 영어고자라서 뭔 말인지 못 알아듣는 줄 알았는데, 문득 타디스가 시제를 헷갈린다는 게 떠오른 거야.
저걸 그대로 해석하자면 아마 이렇게 될 거야
이제껏 난 늘 여기 있을 건데
지금에 와서야 우린 대화를 한 적 있어
그리고 그조차도 머지않아 끝났어
해석해놓고 보니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건지 감이 오지 않니?
그래, 에피 중반부에 닥터가 너랑 같이 대화하니까 너무 좋다고, 너 상자로 돌아가도 계속 얘기하면 안 되냐고 그러니까
섹시가 난 그렇게 설계되지 않았다고 냉정하게 말하잖아.
근데 속마음은 닥터랑 대화하는 게 좋았던 거야. 타디스가 정말로 하고 싶었던 말은 뭐였을까?
\'I\'ll always be here\'
처음엔 타디스가 닥터에게 늘 곁에 있어줄 거라고 말하는 줄 알았어.
근데 뒤에 \'but this is when we talked\'라고 하잖아, 앞뒤가 안 맞지.
그러니까, 계속 여기 있겠다는 게 아니라, 계속 여기 있었다는 얘길 하고 싶었던 거야.
계속 여기 있었는데 이제서야 얘길 할 수 있게 됐다,는 말이지.
그럼 마지막 줄도 \'끝이 났다 has come to an end\'가 아니라 \'끝날 거다 is coming to an end\'가 돼야 해.
즉, 타디스는 과거-현재-미래 순으로 이야기 하고 싶었던 걸 미래-과거-현재의 시제로 틀리게 말했던 거야.
이걸 바탕으로 실시간 포풍눈물의 쓰나미를 몰고온 마지막 대사를 재구성해보자.
I\'ll always be here -> I\'ve always been here
but this is when we talked -> but this is the first time we\'ve ever talked
and now even that has come to an end -> and now even that is coming to an end
이제껏 난 늘 여기 있을 건데 -> 지금껏 난 늘 여기에 있었지만
지금에와서야 우린 대화를 한 적 있어 -> 이제서야 비로소 너랑 얘기할 수 있게 됐는데
그리고 그조차도 머지않아 끝났어 -> 그조차도 머지않아 끝나버리겠지
나도 영어고자라 영작 부분은 틀릴 수도 있으니까 개떡같이 말해도 찰떡같이들 알아듣도록.
근데 여기서 끝이 아니야. 이어지는 대사를 들어봐
\'there\'s something i didn\'t get to say to you\'
\'goodbye?\'
\'no, I just wanted to say, hello, hello, doctor. it\'s so very, very nice to meet you\'
\'아직도 네게 말하지 못한 게 남아있어\'
\'굳바이?\'
\'아니, 내가 하고 싶었던 말은, 헬로, 헬로, 닥터. 널 만나서 너무 너무 기뻐\'
일반적인 상황에선 이거야말로 시제와 인사말을 잘못 쓴 걸로 보일 수 있지.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want to say이 있는 게 아니라 하고 싶었던 말wanted to say이 있다고 하고,
작별 인사goodbye를 해야하는 상황에서 첫인사hello를 하고,
만난지 오래됐는데 널 만나서 기뻤다It was nice to meet you가 아니라 기쁘다It is nice to meet you고 하잖아.
이 부분이 바로 닐 게이먼이 갑이란 걸 알 수 있는 부분이야.
정작 위에선 시제를 다 틀려놓고, 이 굳바이와 헬로가 뒤바뀌는 부분은 타디스가 맞게 말한 거거든.
닥터와 섹시의 첫 만남을 떠올려봐. 그 때 섹시는 옹알이 하느라 제대로 된 말을 찾지 못했어.
그래서 닥터에게 첫인사로 \'헬로\'가 아닌 \'굳바이\'를 말했지.
굳바이,라고 하고선 곧장 \'이거 말고 반대말이 뭐더라?\'라고 하지만 제대로된 말을 찾지 못해.
그러니까 마지막 씬에서 \'아직 너에게 얘기할 기회가 없었던 말이 있다\' 는 건
지금 작별 인사를 못하고 떠날 뻔 한 걸 가리키는 게 아니라, 첫 만남에서 첫인사를 하지 못했던 걸 가리키는 거지.
지금 하고 싶은 말이 있는게 아니라, 그 때 하고 싶었던 말이 있던 거니까 i WANTED to say가 맞고,
닥터가 그 하지 못한 말이 굿바이냐고 물으니까 아니라고 대답한 것도 맞지. 굿바이는 첫 만남 때 이미 말했잖아.
그리고 정황상 닥터와 헤어지면서 작별 인사를 하는 순간이니까 \'it WAS very nice to meet you\'라고 해야 맞는 것 같지만,
사실은 \'살아있는alive\' 생명체로 처음 만났을 때 이렇게 만나서 기쁘다는 말을 하고 싶었던 거니까 \'it IS very nice to meet you\'는 시제가 틀린 게 아니었던 거지.
자, 앞부분은 시제를 고치고 뒷부분의 시제는 그대로 둔 채 최종적으로 마지막 대사를 재구성해보자.
"I\'ve always been here
but this is the first time we\'ve ever talked
and now even that is coming to an end
there\'s something i didn\'t get to say to you"
"goodbye?"
"no, I just wanted to say, \'hello\'. \'hello, doctor. it\'s so very, very nice to meet you\' "
"지금껏 난 늘 여기에 있었지만
이제서야 비로소 너랑 얘기할 수 있게 됐는데
그조차도 머지않아 끝나버릴 거야
하지만 아직 네게 얘기할 기회가 없었던 말이 남아있어"
"굿바이?"
"아니, 내가 하고 싶었던 말은, \'헬로\'야. \'헬로, 닥터. 널 만나서 너무, 너무 기뻐.\' "
...눈물로 아침을 시작합니다. 그래도 닥터는 다 알아 들었을 거야, 그렇지?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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