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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핵에 대한 집념

운영자 2017.09.25 10: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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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핵에 대한 집념

  

제5공화국의 민정수석을 지냈던 이학봉씨의 민사사건을 맡았던 적이 있었다. 어느 날 함께 점심을 먹는 자리였다. 그가 전두환 정권 초기의 핵에 대한 얘기를 이렇게 해 주었다.

“미국의 레이건대통령이 다른 나라 정상보다 먼저 전두환 대통령을 불러들였어요. 미국대통령의 방에서 두 사람이 있을 때 레이건은 한국이 핵을 만들지 말라고 했어요. 그러면 나머지 정권을 인정하겠다는 거였죠. 돌아와서 전두환 대통령은 측근 참모들과 핵을 몰래라도 만들 방법이 없을까 강구했죠. 청주나 어디 깊은 산골에서 다른 연구소명칭을 달고 개발하는 거죠. 그런데 아무래도 미국의 감시나 견제를 피해 만들기 힘들다고 생각했죠. 전두환 대통령은 핵을 포기하고 차라리 경제발전에 올인 하자고 했죠.”

미국의 본질적인 생각을 알 수 있게 하는 한마디였다. 우리에게 핵은 무엇인가? 6.25전쟁을 겪은 이승만 대통령은 원자폭탄개발의 집념을 가지고 있었다. 원자탄 개발 설계도를 가지고 있다는 일본인 기술자에 대한 보고를 받았다. 이승만 대통령은 그 일본인을 초청해서 해군기술연구소를 개설하고 그 일을 맡겼었다. 북한의 공격으로 부산까지 밀려갔던 이승만 대통령의 핵에 대한 집념이었다. 중공군이 개입을 하고 평택까지 밀리자 백악관은 한국에서 망신을 당하지 않고 빠져나가는 방법을 강구했다. 평택선에서 중국과 휴전협정을 맺자고 제의를 하기도 했다. 한국의 대통령에게는 독자적으로 나라를 지킬 핵무기가 염원이었다. 미국은 이승만대통령이 선정한 원자력연구소부지가 군부대 근처나 깊숙한 오지인데 대해 “대학 가까이에 둬야지 무슨 이유로 그런 곳에 원자로를 설치하려고 하느냐?”며 의심했다. 1969년7월 미국의 닉슨대통령의 괌 톡트린이 있었다. 월남전에서 수렁에 빠진 미국은 아시아 국가들에 대해 조약상의 의무는 하겠지만 각 국가의 안보는 각자가 책임을 지라고 했다. 미국은 한국에서 미7사단 병력2만명을 빼갔다. 이어서 미국의 카터대통령은 주한미군을 철수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그 무렵 박정희 대통령은 “우리나라 같은 작은 나라는 고슴도치처럼 온 몸을 바늘로 감싸야 사자 같은 큰 맹수도 함부로 덤비지 못 한다”라고 했다. 박정희 대통령은 1971년 고리1호기 원자력발전소를 착공하고 1972년 프랑스와 플루토늄 재처리기술 및 시설도입교섭을 추진했다. 독자적인 핵개발을 은밀히 추진하기 위한 것이었다. 키신저 미 국무장관은 스나이더 주한 미 대사에게 이런 내용의 전문을 보냈다. 

‘핵무기를 개발하려는 한국을 좌절시켜야 한다. 핵기술과 장비에 대한 한국의 접근을 금지시키고 한국이 NPT(핵확산 금지조약)에 가입하도록 압력을 가하라. 또 한국의 핵관련시설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라.’ 

1975년1월 우리나라가 캐나다와 농축우라늄을 활용하는 원자로도입을 추진하자 미국은 캐나다에 압력을 넣어 무산시켰다. 고리2호기의 차관도입도 보류했다. 1975년8월 서울에서 열린 8차 한미안보협의회에서 미국의 슐레진저 장관은 박정희 대통령에게 “한미관계를 손상시키는 요소는 한국의 자체적인 핵무기 확보노력이다”라고 강조했다. 미국은 원자력과 관련해서 끊임없이 우리의 국방과학연구소와 원자력연구소 그리고 핵연료개발공단을 감시하고 견제했다. 그러는 사이에도 미국의 감시를 피해 핵무기를 만드는 나라들이 계속 생기고 있었다. 이스라엘과 인도 파키스탄 북한 등이다. 박정희 대통령은 미국의 가혹한 제재를 모면하면서 핵무장에 성공한 이스라엘을 주목했다. 이스라엘은 핵문제에 대해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는’ 이른바 NCND정책을 고수하고 있었다. 미국은 ‘묻지 않을 테니까 말하지 말아라’는 정책으로 화답하고 있었다. 어느 선을 넘어가니까 사실상 이스라엘의 핵무기 보유를 인정한 것이다. 중동지역에서 작은 나라로 위축되었던 이스라엘은 핵을 가지게 되자 그 지역의 패권을 가진 나라로 입장이 바뀌었다. 시리아와 요르단으로 동시에 공격해 일정지역을 점령하고 핵무기를 과시했다. 그 어떤 나라도 함부로 저항하지 못했다. 인도는 캐나다의 원자로를 이용해 핵무기를 만들고 실험까지 했다. 북한도 핵무기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한국의 경우도 유능하고 애국심이 있는 고급 원자력 인력이 있다. 자금조달도 가능하다. 다만 국제사회의 경제 제재를 각오해야 했다. 얼마간 수출이 마비되고 경제가 침체 되도 박정희 대통령은 정면으로 맞서려고 했었다. 1979년 박정희 대통령이 김재규의 총에 살해됐다. 그리고 미국의 레이건의 압력으로 대한민국의 핵개발은 좌절됐다. 국가의 임무 중 제일먼저는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안보다. 그 다음이 먹고 살아야 하는 경제다. 힘의 논리에 밀려 지도자가 공식적으로 말은 하지 못했지만 6.25전쟁시부터 나라를 독자적으로 자신을 지킬 힘을 가져야 한다는 우리의 염원은 일관된 것 같다. 서부개척시대 미국인들은 식량보다 총과 실탄을 더 먼저 구입했다. 가족의 생명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기병대의 보호를 요청했다가는 이미 때가 늦었다. 힘이 들더라도 흔들리더라도 대한민국의 정체성이 무엇인지 어디로 가야할지 중심은 분명히 잡아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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