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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범에게 빙의된 악령

운영자 2022.09.19 11:20:58
조회 153 추천 1 댓글 0

변호사를 하면서 내가 느꼈던 독특한 체험이 있다. 팩트가 아니라 어떤 느낌이었다. 내가 만났던 한 흉악범이 있었다.​

밤이 되면 밖으로 나가 살인도 하고 강간도 했다. 범죄 수법이 대담했다. 그런데 그는 평소에는 자상하고 인심 좋은 동네 아저씨였다. 텃밭에서 수확한 농작물을 이웃에게 나누어주고 어려운 일이 있으면 가서 도와줬다. 좋은 남편이고 효도를 하는 아들이었다. 그의 범행은 돈 때문이 아니었다. 변호사인 나는 정식으로 법원을 통해 그의 정신감정을 의뢰했다. 결과 회신을 보면 지극히 정상적인 사람이 었다. 정신감정을 한 의사는 그가 형을 감경받기 위해 꾀를 부리는 것 같다고까지 했다. 그는 중형을 선고받았다. 그 후에 찾아간 나에게 그는 이런 말을 했다. ​

“어떤 날 밤이 되면 귀에 참기 힘든 금속성 소리가 나요. 별이 쏟아지는 소리라고 할까. 그러면 잠시 후에 나도 모르게 밖으로 나가요. 골목길을 걸어가는 남자를 본 적이 있는데 그냥 나도 모르게 땅바닥에 있는 벽돌을 집어서 뒷통수를 깠어요. 계속 머리통을 내려쳤는데 나중에는 묵을 치는 것 같이 철썩거리더라구요.”​

그의 살인을 논리로 설명하기는 불가능했다. 과학은 그를 정상이라고 했다. 나는 지금도 별이 쏟아지는 소리를 들려주면서 그를 괴롭히는 존재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그 존재가 그를 조종하고 지옥에 떨어뜨린 것 같다. 지금도 의문인 또 다른 사건이 있다. 해가 밝은 아침에 공개된 장소에서 끔찍한 살인이 벌어졌다. 출근 시간 아파트 창에서 내려다 보이는 주차장에서였다. 한 여인이 도끼에 맞아 그 자리에서 죽었다. 목격자도 있었다. 그러나 살인범은 자기는 절대 살인을 한 적이 없다고 했다. 그에게 유죄판결이 선고되자 그는 피고인석에서 용수철 같이 판사 쪽을 향해 튀어오르다가 여러 명의 교도관에게 제압당하기도 했다. 그의 의식 속에 살인은 진짜 없는 것 같았다. 나는 그를 이해할 수 없었다. 형이 선고된 후 구치소에 가서 그를 만났다. 이런저런 얘기를 하는 중에 그가 불쑥 이런 말을 내뱉었다.​

“한번은 걸어가는데 작은 계집아이가 길을 잃고 혼자 서 있는 거예요. 불쌍해서 손을 잡고 데리고 걸었죠. 한참을 걸어가다 보니까 길가에 떡 장사 할머니가 보이더라구요. 그래서 떡을 하나 사서 아이에게 쥐어 줬어요. 그리고는 다시 아이와 같이 걸어가는데 어느 순간 보니까 아이는 없어지고 나 혼자 떡을 맛있게 먹으면서 가고 있더라구요.”​

그는 무당이었다. 나는 그가 귀신에게 빙의돼서 살인을 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귀신이 인간의 내면으로 들어와 사람을 기계같이 조종하는 것일까. 법은 그런 존재들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성경을 보면 귀신이 들린 남자가 험한 폭력적인 존재가 되어 무덤가를 뛰어다니며 발광하는 장면이 있다. 예수는 그렇게 악령에 시달리는 많은 사람들을 고쳐주었다. 막달라 마리아 요안나 수잔나도 그런 사람이었다. 악령이 들어오면 사람은 전혀 다른 존재로 바뀔 수도 있는 것일까? 기독교계의 유명한 장로가 있다. 그는 귀신이라고도 하는 악령은 땅이나 공중을 막 돌아다니다가 인간에게 들어온다고 한다. 그렇게 들어와서는 인간의 마음과 생각을 조정해서 기계같이 만들어버린다는 것이다. 그런 악령내지 귀신은 인간의 삶에 동반해서 같이 사는 존재라고 했다. 악령이 있다면 그 반대되는 선한 영도 있어야 한다고 믿는다. 성경은 말한다. 성령이 들어오면 우리는 사랑과 기쁨 평화를 누릴 수 있다고. 어떤 환경에서도 선할 수 있고 절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성령은 관념적인 존재나 미신이 아니라고 했다. 사색도 지성도 아니라고 했다. 영성이라는 것이다. 그것은 지금도 살아있는 예수의 영이자 하나님의 영이라고 한다. 그리고 그런 성령을 감득하는 일이 신앙이라고 했다. 변호사를 하면서 아주 좁은 공간에서 악령이 든 것 같은 흉악범과 둘이서 마주할 때 오싹한 공포감이 들곤 했다. 그들 눈동자의 홍체에 쳐진듯한 커튼같은 막 뒤에서 어떤 존재가 나를 관찰하는 느낌이 들 때가 있었다. 그럴 때 나는 잠시라도 먼저 눈을 감고 기도했다. 성령이 내게 들어와 당당하게 그 악령들과 맞서게 해달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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