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방송사들이 사용자제작콘텐츠(UCC) 업체들을 상대로 전쟁을 시작했다.

미국 케이블 TV인 MTV와 코미디 센트럴을 운영하는 바이어컴은 13일(현지시간) 세계 최대의 온라인 동영상 공유업체인 유튜브와 그 모회사인 구글을 상대로 10억달러(9465억원)의 저작권 침해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국내에서도 KBS MBC SBS 등 지상파 3사의 인터넷 자회사들이 공동으로 법무법인을 선임, 불법 UCC에 대한 소송을 준비하고 있어 UCC 사이트들이 수년간의 저작권 소송 끝에 폐쇄당하거나 유료로 전환한 온라인 음악공유사이트 ‘냅스터’나 ‘소리바다’ 전철을 밟게 될지 주목된다.

바이어컴은 뉴욕 남부지방법원에 낸 소장에서 “16만건의 바이어컴 프로그램들이 유튜브에서 불법적으로 유통돼 15억건 이상 조회됐다”며 유튜브와 구글의 저작권 침해를 막도록 법원명령을 내려줄 것을 요청했다. 구글은 이에 대해 “유튜브는 저작권 소유자의 법적 권리를 존중해왔다고 자신한다”고 반박했다.

유튜브에 대한 미디어기업의 저작권 침해소송은 이번이 처음으로, 전문가들은 앞으로 유사한 소송이 잇따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IT조사기관 포레스터 리서치의 애널리스트 제임스 매퀴비는 CNN머니와의 인터뷰에서 “유튜브가 저작권 침해를 차단할 기술을 개발하지 않고 방송사들과의 정당한 요금 및 광고수익배분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다른 미디어기업들의 소송이 봇물을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타임스는 1990년대 음반회사들과 온라인 음악공유사이트 사이의 저작권 소송을 상기시키면서 비디오업계의 저작권 소송은 더 공격적일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말을 전했다.

국내 지상파 방송3사의 인터넷 자회사들은 38개 인터넷업체에 지난달 2차 경고장을 발송한 데 이어 다음주중 소송여부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저작권심의조정위원회 산하 저작권보호센터가 지난해 7∼10월 UCC 현황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84%가 저작권 침해물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근 ‘미드(미국드라마)’, ‘일드(일본드라마)’ 열풍을 타고 미국과 일본 방송프로그램들이 인터넷을 통해 불법적으로 유통되고 있어 국가간 대규모 소송사태로 확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명희 김민호 기자 mh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