횽들 안뇽. 첫 인사부터 이런 분노의 함성이라 미안해. 하지만 오늘 꼭 이 말은 해야겠어서 글을 남겨 여기아니면 이런 글을 쓸데도 없고. 나는 스물 세살에다가 여자야 회사도 다니고 있어. 근데 이런 조건에서는 말야 축구를 좋아하기가 쉽지않아. 여자들은 모이면 남자얘기 남의 연애사 얘기에 그것도 아니면 연예인 얘기나 하고 옷산거 자랑이나 하고 말이지 나처럼 축구에 관심이 있거나 열의가 있어서 대화라도 하고 싶어하는 사람을 찾기는 정말 하늘에 별따기야. 그래서 사실 꾸준하게 좋아한다는게 쉽지 않아. 횽들도 알다시피 응원도 같이해야 맛이고 같이 떠들고 어울려야 맛인데 혼자서 응원하고 좋아하는건 재미도 없고 흥미도 떨어지구. 근데 내가 하려는 말은 이런 내 고백을 하려는게 아니야. 나는 사실 전북 현대 응원해. 서울살면서 먼 지방 응원하려니까 졸라 힘들다. 근데 오늘 FA 16강이잖아. 후기리그나 삼성컵도 아니고 토너먼트 경기니까 무승부도 없을거고 서울이랑 포항은 그래도 빅매치잖아. 그래서 내가 응원하거나 안하거나에 상관없이 나는 재밌는 축구를 보기 위해서 이 빗속을 뚫고 강남에서 상암까지 달렸다. 비가 쏟아졌지만 오히려 이런 날씨에는 가야한다고 생각했어. 수원꺼는 4시에라도 알려주기라도 했지. 내가 좀 늦어서 도착한게 8시 5분? 그쯤 이었다? 근데 경기장 주변이 조용한거야. 그래서 내가 그 주위에 관계자 처럼 보이는 아저씨한테 여기 매표소가 어디에요? 라고 물었는데 글쎄- 오늘 경기가 있는데 소리가 안들리네- 하는 뻘소리를 하는거야. 내가 분명히 여섯시 반까지 확인을 하고 출발을 했는데 설마 취소야 했겠어? 하고 경기장 계단을 올라갔는데 아니다 다를까 서울팀 레플 입고 있는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경기장 주변에 있는거야. 정말 부들거리면서 오늘 경기 취소 됬어요? 라고 물어봤다? 그랬더니 뭐라는지 알아? 포항에서 애들 데리고 경기 못하겠다고 7시에 경기장을 떠나버렸다는 거야. 아니 뭐 이런 개 소리가 다있어. 경기장에 미리와서 임원들끼리 회의를 계속 했다는데 ㅆㅂ 경기를 취소할거면 좀 일찌이나 하던가. 이 와중에도 미리 취소 안하는거 보면 경기 강행할 의지가 있구나- 라고 생각해서 철썩같이 믿고 경기장 갔는데 뭐 이런 병신같은 경우가 다 있어. 포항 감독이 뭐? 서울은 반환점일뿐? 내가 서울이 북패 라서 사실 웬만하면 응원하고 싶은 마음이 없어 그리고 졸라 상암은 티켓값도 비싸 억하심정이 좋지가 않다구 근데 포항 씨바새끼들 뭐야. 원정에다가 비까지 추적추적 오니까 경기에 자신이 없고, 그런 경기를 하는건 모험이다 싶으니까 졸라 억지부려거 경기 취소시켰냐? 8시 기점으로 그렇게 경기하기 힘들만큼 날씨 젖같지 않았어. 그보다 더 한 폭우에서도 경기한적이 있다구 내가 건대에서 내리니까 얼레? 비가 다 그쳐있대? 8시에 했으면 아직도 경기중이거든? 철썩같이 믿고 거기까지 경기장 간 사람들은 젖이냐? 이 빗속에 경기장 찾은 사람들은 눈에 뵈지도 않아? 졸라 응원하는 팀도 아니고 그냥 축구보겠다고 거기까지 간 난 뭐냐구. 안그래도 계속 비와서 경기 안할까봐 조난 불안불안 했는데 말야. 그리구 거기다가 오늘 전북은 인천에 승부차기로 졌어. 나 정말 우울해서 죽을거 같아. 너무 화가나 견딜수 없어서 피시방에 왔는데 오자마자 승부차기 소식이라니........................... 포항 지켜보겠다 다음 재경기때 8강 가는지 못가는지 지켜보겠어. 씨바 조난 흥분해서 미안. 하지만 열받은게 사그라 지지 않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