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즌에는 장갑을 벗는 인물이 둘 나온다.

한 명은 엘사다. 안나가 왼손 장갑을 벗기고, 이후 산에 올라가 나머지 장갑을 뺀다.

다른 한 명은 한스다. 배신하는 장면에서 스스로 오른장갑을 빼고 촛불을 끈다.

예전부터 왼손은 '나쁜, 불길한' 손이었다.

오른손은 '바른, 옳은' 손이었다.

사악함의 sinister는 왼손에서 나왔다.

정당함의 righteous는 오른손에서 나왔다.

그렇다면 디즈니는, 왼장갑을 뺏기고 산으로 도망가는 엘사를

감정을 통제하지 못해 아렌델을 위험에 빠뜨린 나쁜 인물로 표현하는 걸까?

프로즌을 본 우리는 당연히 그렇지 않다는 걸 안다.

한스는 배신을 고백하기 전까지 사랑에 빠진 착한 왕자로 나온다.

'겉보기에는' 안나공주와 아렌델을 위하며, 아렌델 국민을 돕는다.

그러나 권력욕에 차 왕이 되기위해 아렌델로 왔다.

오른장갑을 빼고 촛불을 끄고, 벽난로 불을 꺼버리는 장면에서 악한 모습을 드러낸다.

엘사는 자신의 능력이 저주라고 생각하며 평생 공포에 떨었다.

그러는 중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왼장갑을 뺏기고 산으로 도망간다.

그런데 이후 렛잇고를 부르며 오른장갑을 벗어던진다.

렛잇고에는 이런 가사가 나온다.

'No right, No wrong, No rules for me. I'm free' 

프로즌의 대주제는 '진정한 사랑'이다.

대주제를 중심으로 스토리를 펼친다.

디즈니는 단번에 눈치챌 정도로 왼손 오른손 교차에 초점을 맞추진 않았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하며 집중해서 감상하면 대조시키고 있다는 걸 눈치챌 수 있다. 

왼손과 오른손을 대조시킨 이유는 무엇일까?

선입견과 편견, 즉 한 단면만으로는 모든 걸 알 수 없다는 얘기를 하려는 게 아닐까?

왼손으로 표현되는 '그름'인지, 오른손으로 표현되는 '옳음'인지..

진정한 사랑은 상대가 왼손을 보여줄지언정 그 깊숙한 곳까지 볼 수 있어야 한다고..

나보다 남을 먼저 생각하는 자세로 이해하고 받아들일 때 왼손 오른손의 틀에서 벗어나

진짜 자신을 보여주는 것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