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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갤문학/초단편] 매운 맛 제스쳐게임앱에서 작성

이남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9.12.08 01:22:26
조회 2737 추천 78 댓글 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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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어어어어-!!"

"스벤?"

"아니 아니! 크어어어어어-!!!"

"바위거인이죠?"

"정답!"

지난주의 대소동도 끝났겠다, 사건 이후 처음으로 모두가 한 곳에 모여 하는 제스쳐게임이었다.

비록 한 때의 해프닝이라 치부하기엔 큰 사건이었지만 안나와 주변인들과의 우정과 사랑은 조금의 흔들림도 없었다. 따스한 모닥불의 안락함과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인 이 순간이 변치 않을 것이라 믿는 그녀였다.

"여러분 이번엔 제 차례입니다-! 고마워 스벤!"

올라프가 조심스레 쪽지를 펼치곤 천천히 읽어나갔다.

"어..음..."

"빨리 내봐! 언니처럼 게임도 못 하는 찐따인 것도 아니잖아!"

안나는 엘사의 쏘아보는 눈총을 애써 무시했다.

"그치만 단어 뜻을 모르겠는걸요!"

"여태 3년을 살면서 아직도 모르는 단어가 있다고? 내가 봐줄게 올라프."

성질이 급한 탓이었는지, 자기 전에 조금이라도 많은 게임을 하고 싶었던 탓이었는지 안나는 소파를 박차고 일어나 성큼성큼 올라프에게 다가가 쪽지를 빼들어 읽기 시작했다.

"대체 무슨 단어이길래 모른단......."

안나의 얼굴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어...음....그러니까..이건..."

안나의 얼굴은 순식간에 새빨개져, 그녀의 매력 중 하나인 볼의 주근깨가 보이지않을 정도였다.당황한 기색으로 그녀는 이리저리 눈을 굴려 주변을 쳐다봤다.

"대체 누가 이런 외설스런 단어를 집어넣은 거야!"

당황스러움에 일단 내고 봤지만 화낼 대상도 마땅치않은 것이, 이 게임을 준비한 건 스벤이었다. 동네 가게에서 슬쩍한 잡지를 펼쳐 아무 단어나 적은 스벤이 의도를 가지고 이런 단어를 적었을 리 없었다.

"대체 뭐라 적혀있길래 그래요? 한 번 보여줄래요?"

"절대 안 돼요! 절대 절대!"

쇼파에서 일어나려는 크리스토프에게 윽박을 지르곤 쪽지를 구겨 품 속으로 숨겼다. 안나의 붉게 상기된 얼굴은 지나치게 당황한 나머지 원래의 빛을 회복할 기미가 없었다.

그도 그럴것이 그녀는 면역이 부족했다. 그녀가 모르는 단어는 아니었지만 이런 가족게임에 나와서는 안 될 단어였던 것이다.

왕실의 딸로서, 한 나라의 여왕으로서 살아온 그녀인생 중 가장 당황스러운 순간이었다. 예전의 누군가가 난롯불을 끄던 순간도 지금과 비교하면 예삿일에 불과했다.

"그러지말고 보여줘요..잠깐, 외설스럽다면 혹시 그런 쪽이에요?"

"잠깐, 뭐요? 그런 쪽이 뭔데요!?"

무의식적으로 꺼낸 크리스토프의 말은 당황한 안나에게 혼란스러움만 가중시킨 꼴이 되었다.안나는 사랑하는 크리스토프에게 이런 단어는 정말 죽어도 보이기 싫었다.

그를 향해 한 발자국씩 내딛던 그녀의 사랑은 목적지까진 아직 이르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이 순간에 이런 파격적인 단어는, 지금의 그와 그녀의 관계를 순식간에 어색하게 만들수도 있었다.

안나는 요 며칠새에도 틈만 나면 변치않는 것을 노래하곤 했다. 크리스토프와의 관계에도 어색함등의 변화가 없기를 바란 것인지 그녀는 최선을 다해 쪽지를 몸 뒤로 숨겼다.

친구들간의 농담도 아니고, 사랑하는 이 앞이었기에 안나는 더욱이 그 쪽지를 숨기고 싶어했다.

"대체 그런 쪽이 뭐냐니까요?"

당황한 나머지 언성이 높아져 단순한 따짐마저 쏘아붙이듯 말하는 안나의 말에 크리스토프도 당황한 듯 했다.

"아니 그러니까 내 말은..그런 쪽이라는 게...어...음...무슨 말일까요? 하하..나도 잘 모르겠네?그런 쪽이 그러니까 그쪽을 얘기하는건가? 그럼 그쪽은 여왕이고 나는 국서니까.."

"그러지말고 나한테 보여줘, 우리 좀 있으면 자야하거든? 빨리 이 판 승패 가르고 한 판 더 해야지."

둘의 시덥잖은 소리를 기다리긴 힘들었는지 엘사마저 쪽지를 보며 아우성치고 있었다. 당황스런 단어와 두 사람의 시끄러운 소리에 안나는 당황했는지 머릿속이 새햐얘지고 말았다.

"몰라..난 몰라! 진짜 모르는 단어야-!!!!"

쪽지를 궁금해하는 그들을 뒤로 하고 안나는 극도로 당황스런 나머지 쪽지를 한손에 쥐곤 얼굴을 가리며 자리를 박차고 복도로 뛰어나가 사라지고 말았다.

"안나-!!어딨어-!!"

"내 사랑-!! 어디있어요-!!"

엘사와 크리스토프는 스벤을 데리곤 문밖을 나서 도망간 안나를 찾아나섰고, 서재에는 올라프만이 남아 음흉한 표정을 지은 채 달이 떠나가라 웃어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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