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난 얼마전까지만 해도 병풍 혐오론자까진 아니라도
겨울왕국 2에서 엘사랑 안나 올라프까지 숲의 저주 풀어준다고 사방팔방으로 뛰어다니는데
병풍은 공주님한테 청혼할 생각만 하고 스토리 흐름 끊는다고 싫어했는데
얼마전에 겨울왕국 2 재영접하면서 생각이 확 바뀜
애정을 가지고 바라보니까 병풍의 행동이 이해된다고 해야할까나
일단 병풍은 이야기 속에서 내내 안나의 안위를 걱정함
눈치가 없어서 청혼 타이밍만 잡느라 여행 중반에 낙오돼서 그렇지
게일이 엘사를 가두었을 때, 숲이 불타오를 때, 바위 거인들이 쫓아올 때
항상 안나가 어디 있는지, 위험하지는 않은지를 제일 먼저 걱정함
물론 정령님도 공주님을 절대 잃고 싶지 않을 만큼 사랑하시지만
그러기엔 엘사는 안나가 지적했듯이 "모두를 위해서 혼자 무리한 희생"을 할 때가 있기 때문에
아-주 가끔이지만 안나를 챙겨 줄 정신이 없을 때가 있는데 (ex, 불의 정령이 숲을 태울 때)
그럴 때 안나를 챙겨주는 사람이 병풍임.
작중 내내 엘사의 안위를 걱정해 주는 사람이 안나, 그리고 그런 안나의 안위를 걱정해 주는 병풍
이런 구도가 쭉 이어지는데 참 보면 볼수록 듬직하더라구
그리고 병풍은 안나의 사랑을 얻는 데만 관심이 있지,
안나와 결혼함으로써 얻는 부가적인 이익엔 별로 관심이 없어보임.
마지막 장면에서 보면 스벤, 올라프, 병풍 셋이서 안나를 기쁘게 해 주려고 최대한 빼입고 오는데
평민 시절에는 절대 못 입어 볼 옷임에도 불구하고 옷 같은 건 오히려 귀찮아하는 모습을 보임.
1편 끝나고 정령님이랑 공주님이 새 썰매를 선물로 줬을 때도,
어찌 보면 당연한 손해배상임에도 불구하고 처음엔 받지 않으려고 함.
처음 안나와 조우하고 늑대들한테서 간신히 벗어났을 때
안나가 죽으면 새 썰매를 사 줄 사람이 없으니까, 안나를 계속 도와 준 것처럼 얘기하지만
당연히 그게 스벤의 아이디어일 리는 만무하고 (물론 병풍이 안나를 돕기로 마음먹을 때 스벤이 엄청 기뻐하긴 했지만)
병풍이 자기 마음을 스벤이 말한 것처럼 표현한 것뿐이지
사실 안나를 완전히 뿌리치기에는 이 얼음 장수의 마음이 그렇게 냉정하지는 못했던 것.
그리고 처음에는 병풍이 엘사가 썰매랑 스벤 좀 빌려달라고 했을 때
"그건 좀 불안한데요"라고 말한 것도 조금 건방지다고 생각했는데 (썰매 뿌갤까봐 불안하다는 건줄알고;;)
전후 맥락을 살펴보니까 그 뜻이 아니라, 엘사 혼자 가는 건 위험하다는 뜻이었음.
바로 다음 대사가 안나의 "언니, 혼자 가면 안 돼"라는 점도 그렇고
병풍이 자매의 대화 뒤에 "썰매는 내가 몰게요"라고 얼른 끼여드는 것도
결국엔 엘사 혼자 가는 건 위험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임.
즉 위험한 모험이 될 수도 있는 걸 알면서도 기꺼이 따라간 것임
그 외에 피신한 아렌델 주민들한테 듬직하게 모포 나눠주는 것도 그렇고
정신없는 와중에 아렌델 사람들 모두 안전하게 대피했는지 확인하는 것도 그렇고
바위 거인한테서 공주님을 구한 다음에, 긴말 없이 "뭘 하면 돼요(What do you need)?" 말하는 건 존멋이었고
(실제로도 영화 후기 보면 이 장면에서 심쿵한 여성분들 많더라)
마지막에 정령님 돌아온 걸 보고 진심으로 기뻐하는 모습도 그렇고...
하여튼
누구랑 다르게 볼수록 멋있는 남자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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