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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 문학대회 참가작] 엘사 이야기모바일에서 작성

kat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3.16 20:5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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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엘사의 새벽은 얼음 성에 비치는 햇빛과 함께 시작되었다. 함박눈이 내리는 얼음 성 표면은 부드럽게 다듬어져 있어 엘사의 모습이 비치게 했다. 엘사는 자신을 보여주는 얼음 성의 한 기둥으로 다가갔다.

엘사가 처음 이곳에 왔던 때, 3년 전 어느 날. 엘사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왕국에서 쫓겨났었다. 손이 얼음장처럼 얼어가던 한 겨울 북쪽 산 눈 덮인 길에서 엘사는 산 정상으로 올라가고 또 올라갔었다.

엘사의 기억은 얼음 성을 만들던 날을 떠올리고 있었다. 얼음 성의 한 표면에 엘사의 얼굴이 선명했다. 처음 만들던 때처럼 얼음 성을 만들고 디자인한 엘사에게 오랜만에 맞이하는 얼음 성의 모습은 포근한 집처럼 느껴졌다.

엘사는 얼음 성에 맺힌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이두나를 닮은 엘사의 모습은 그 어느 때보다도 간절히 어머니를 찾고 있었다.

엘사의 생각은 아토할란에서 본 어머니를 떠올렸다. 엘사의 손은 얼음 성 벽의 한쪽 면을 향했다. 손을 들어 어머니의 조각을 벽에 새기기 시작한 엘사의 눈에서는 눈물이 반짝이고 있었다. 엘사는 최대한 기억을 되살려 어머니의 얼굴을 조금씩 조금씩 만들어갔다. 새벽의 은은한 빛이 이두나의 얼굴을 밝혔다.

엘사는 거대한 어머니의 얼굴을 바라보며 미소 지었다. 이두나는 엘사를 향해 언제나처럼 웃어 보였다.

아렌델 이야기

엘사가 아침에 안나의 모습을 본 것은 안나가 밝은 표정으로 엘사를 향해 웃고 있을 것이라고 짐작했기 때문이었다. 엘사는 화창한 햇빛이 화려하게 나리는 어느 아침을 맞아 안나의 방으로 찾아갔다. 아렌델 성은 언제나처럼 크로커스 무늬가 수놓아져 엘사가 집에 돌아왔음을 느끼게 해 주었다. 복도마다 걸려있는 가족사진이 엘사를 반기며 웃어주었다.

카펫이 부드러워 엘사의 걸음걸이를 조용하게 만들어주었고 분홍색 빛깔이 은은하게 엘사 주변에 퍼지며 이곳은 안나 왕의 아렌델이라는 사실을 일깨워주었다. 봄의 왕의 방에 다다른 엘사는 차가운 손에 얇디얇게 퍼져있는 얼음막이 문을 얼릴까 조심스레 문을 열고 묻어난 얼음 알갱이를 녹여주었다. 문을 연 곳에는 거울을 보며 서 있는 안나의 모습이 보였다.

"안나야?"

엘사의 부드러운 목소리는 아주 어릴 때 안나가 엘사의 목소리를 떠올리면서 늘 기분 좋아 웃을 때처럼 기품이 담겨있었다. 안나는 엘사의 목소리에 뒤를 돌아보았다. 눈의 왕은 어느덧 손에서 녹은 물기가 카펫에 내려앉아 적셔지는 것을 어쩔 수 없다는 듯 어깨를 한 번 들어 보였다. 안나는 입꼬리가 올라가며 엘사에게 다가왔다.

"언니 왔어?"

안나는 엘사를 만난 것이 다시없는 즐거움인 듯 엘사를 향해 미소 지었다. 엘사는 안나에게 다가가며 안나의 드레스에 얼음 장식을 더해주었다.

"오늘 아렌델 마을 구경하는 날이지? 네가 사람들과 친하다고 해서 기대돼."

엘사의 말에 웃음이 묻어난 것을 안 안나는 엘사의 미소를 어루만져 주었다.

"오늘은 내가 그동안 사귄 친구들을 모두 소개해줄게. 언니가 만나면 좋을 사람들이야."

안나는 방 문으로 다가서 크로커스 무늬가 열리게 하고 복도를 향해 걸었다. 엘사는 안나를 따라 가장 잘 알고 있는, 그러나 왕이 된 후 3년 동안 다 알기는 힘들었던 아렌델의 사람들을 만나러 갈 생각에 기뻤다. 안나는 계단을 언제나처럼 빠르게 내려갔고 엘사의 걸음소리는 엘사에게도 안나에게도 거의 들리지 않았다.

"이리 와!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어. 어제 부터 이야기했기 때문에 엘사 정령님을 보고 싶어 하면서 아침부터 즐거워할 거야."

"나는 사람들과 너처럼 가까이 지내지 못했어. 네가 정말 나보다 뛰어난 국왕이 된 것 같아."

안나는 엘사의 말에 싱긋 웃어 보이고 엘사의 손을 잡아끌었다. 엘사는 안나가 사람들을 서둘러 보여주고 싶어 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햇빛은 아침의 기운을 가득 담아 엘사의 마음을 설레게 했고 엘사는 안나의 표정이 자신이 기쁠 때의 표정을 닮아 기뻤다.

엘사와 안나가 도착한 아렌델 마을 한 복판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저마다의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사람들과 격의없이 지내는 안나는 보는 사람마다 손을 흔들어 인사를 했다. 밝은 안나의 얼굴만큼이나 화창한 분위기가 엘사와 안나를 감싸 안았다. 엘사는 안나가 아렌델을 잘 만들어가고 있다고 느꼈다.

"와, 안나야. 너 사람들과 꽤 친하구나? 나보다 훨씬 뛰어난 왕이야."

"다 언니한테 배운거야. 언니는 언제나 사람들이 기쁘게 살아가길 원했잖아. 나도 그래서 사람들과 친밀하게 지내고 있어."

안나의 말은 엘사가 아렌델 마을을 더 둘러보고 싶게 했다. 엘사는 궁금함을 전달하려 안나에게 산뜻한 표정으로 질문을 했다.

"오늘 볼 네가 사귄 친구들은 어떤 사람들이야?"

안나는 한 번 미소짓더니 엘사에게 자신이 한 좋은 일들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아렌델 서점 가게에서 책을 판매하는 내 나이 또래의 친구가 있어. 가서 종종 책을 사 읽으면서 왕실에 몇 번 초대도 했어. 언니도 보면 좋을거야. 가서 친하게 지내 봐."

"서점에서 친구를 만났구나! 너랑 많이 닮았니? 나도 노덜드라인들과 친해지다보면 마음이 맞는 사람들이 많았어."

"내 생활과 닮아서 좋아. 나도 책을 읽을 때가 많은데 서점 친구도 책을 좋아하니까. 이야기 하다보면 하루가 다 지나가서 늘 즐거워. 언니도 좋아할거야."

안나는 아렌델 사람들과 계속해서 인사하며 학교, 다른 서점들, 미용실, 크로커스 무늬가 그려진 집 곳곳을 둘러보며 엘사를 안내했다. 엘사는 안나가 그동안 아렌델 마을을 많이 걸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안나는 아렌델의 지리를 잘 알고 있는 듯 했고 엘사도 안나의 리더다운 모습이 마음에 들었다.

엘사가 사람들이 분주한 아렌델 마을을 걸어 다리가 조금씩 아파져 올 때쯤, 안나는 자신이 말한 서점에 도착했다. 서점은 작은 집처럼 생겨 가판대에 여러 책이 놓여 있었고 몇 명의 사람들이 책을 구경하고 있었다. 안나는 서점에 대한 설명을 해주기 시작했다.

"이 서점은 여러 가지 책이 많이 있어. 그중에서도 소설이 많은 서점이라 언니도 좋아할 거야. 아렌델의 각종 이야기가 가득 담겨 있어. 전 세계의 소설을 읽을 수 있을 거야."

"안나가 그렇게 좋아하는 서점이니 좋은 책이 많겠네. 올 때마다 자주 들러볼게. 친구는 어디 있어?"

안나는 엘사의 말에 서점 안으로 들어가 친구를 찾기 시작했다. 엘사가 안나를 따라 서점으로 들어가자 여러 가판대와 책꽂이가 가득한 실내가 있었고 많은 사람이 다녀간 듯 군데군데 책 첫 페이지가 살짝 펼쳐져 있었다. 몇 명의 사람들은 서서 책을 읽거나 이야기를 나누었다.

"지금 서점에 없나 봐. 다음에 다시 만나야겠어."

"괜찮아. 다음에 다시 보면 돼."

엘사는 서점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친구를 찾던 안나에게 미소를 지어 보였다. 대신 안나가 기뻐할 만한 일을 같이 하기로 했다.

"여기 이 소설 읽어볼래? 제목이 좋다. 정령 이야기라는 소설인데. 정령들에 관한 내용인가 봐"

"정령들에 관한 내용이면 재밌는 책이겠다. 한 번 읽어보자."

엘사는 책의 표면을 만져보았다. 부드러운 표지가 디자인에 공을 들인 책이라는 것을 알려주었고 첫 페이지를 넘기자 목차가 쓰여있었다. 엘사는 눈에 띄는 챕터를 발견했다.

"정령이 알고 있는 것. 어떤 내용일까?"

"궁금하다. 읽어줘."

엘사는 안나의 표정이 한가득 부풀어 올라있는 것을 보고 챕터의 첫 문장을 읽어 내려갔다. 엘사의 목소리는 맑고 선명해 안나의 귀에도 잘 들렸다. 안나는 엘사의 발음이 정확하다는 것에 감탄을 하며 언니의 말을 들었다.

"정령은 때때로 사람들에게 사람의 생명을 알려주기도 한다. 어머니를 그리며 찾던 나는 아렌델 사람들 중 몇몇의 사람들처럼 정령이 건네준 지도를 통해 북쪽 산을 걸어가 어머니를 만났다. 진정한 사랑은 어머니께서 살 수 있게 했다."

"어머니를 그리다 찾아 함께 산 주인공의 이야기인가 봐."

엘사는 고개를 들어 안나를 바라보았다. 안나의 얼굴이 이두나의 얼굴과 닮았음을 엘사는 깨달았다.

"이 책 참 좋다."

북쪽 산

엘사는 안나에게 북쪽 산에 가고 싶다고 말했다. 안나와 달리 아렌델에 계속 있지 않았기 때문에 아렌델의 많은 것이 그리워 안나와 함께 아렌델 이곳저곳을 함께 걷고 싶었다.

"북쪽 산 어디 갈래? 얼음 성 있던 곳?"

"나는 어디든 좋아. 얼음 성을 다시 짓고 싶기도 했어. 천천히 얼음 성 있는 곳으로 걸어가 보자. 우리 둘이 이야기하며 가면 금방일 거야."

엘사는 안나가 어디든 가고 싶어 한다는 것을 알았다. 안나는 오랜만에 온 언니와 함께 하는 매 순간순간이 너무나 소중해서 엘사의 팔짱을 끼고 하늘을 올려다보며 기뻐했다. 엘사에게는 안나가 기쁘게 사는 것이 기쁜 일이었다.

"언니랑 오랜만에 이야기하니 좋지?"

"매일 언니에게 편지 쓰면서 얼굴 보고 싶었어. 언니 목소리가 그리워서 혼자 상상도 많이 했어. 매일 밤에 달이 뜰 때마다 언니도 달을 보고 있을까 생각했지."

안나는 밤이 익어갈 무렵 하늘에서 비쳐 내려오는 달빛을 기억했다. 안나의 머릿속에는 늘 엘사가 있었다. 엘사의 미소와 엘사의 국왕으로서의 모습, 엘사와 함께 한 모든 날이 안나에게 다가왔다. 안나는 아렌델 성 복도를 지나 계단을 내려가 가족사진이 걸려있는 커다란 방들을 지날 때면 엘사와 함께 이곳에 와 눈을 만들던 어린 시절이 생각났다. 성 곳곳의 모든 물품들을 엘사의 모습으로 기억했다.

안나가 사랑하는 새벽의 방에서 느껴지는 기분 좋은 약간의 한기는 엘사의 얼음을 떠올려주었다. 엘사와 함께 매일 이야기하던 엘사의 방에 엘사가 돌아올 날을 위해 편지도 미리 써 책상 위에 올려두었다. 그 덕분에 엘사는 집에 오자마자 편지를 읽고 안나를 꼭 한 번 안아주었다. 가족이 함께 그려진 그림을 볼 때면 눈물이 맺히기도 했다. 엄마 아빠와 엘사와 안나는 늘 함께 웃고 있었다. 안나는 그림을 보며 늘 미소 지었다.

"언니를 그렇게 사랑하는구나. 나도 노덜드라에 있을 때 우리 안나 생각 많이 했지."

엘사는 노덜드라인들과 같이 지내는 어떤 날, 천막에서 나와 나무토막으로 만든 의자에 걸터앉아 밝게 빛을 보여주는 달을 보며 마음속으로 많은 이야기를 했다. 안나는 무슨 일을 하고 있을까, 국정을 수행하면서 힘들지는 않을까, 언니를 많이 그리워할까. 안나에게 달을 통해 말을 걸 때면 안나와 함께 지내던 아렌델이 몹시 그리웠다. 아렌델의 분홍색 내부, 꽃이 피어나는 봄의 향기, 안나의 미소와 웃음소리, 그리고 무엇보다 기억나는 엄마와 함께 살던 엄마의 방.

이두나는 매일 함박눈이 내리는 새벽이면 엘사를 데리고 밖으로 나가 아렌델 마을을 함께 걸었다. 함박눈이 펑펑 쏟아지며 이두나와 엘사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었고 엘사는 꽃이 핀 화단에서 얼음 꽃을 만들어 꽃 옆에 나란히 놓기도 했다. 이두나는 엘사의 꽃에 자신의 얼굴이 비치는 것을 보며 웃었다. 이두나와 엘사가 의자에 앉아 달을 바라보면 달은 이두나의 미소가 엘사에게 전해지도록 부드러운 밤을 만들었다. 엘사는 달에 뜬 엄마의 모습을 보았다.

"우리 모두 서로를 떨어져서도 많이 생각했나 봐. 언니가 곁에 있는 게 얼마나 좋은지 몰라."

"안나가 그렇게 말해주니 언니도 기쁘네. 안나가 언니를 사랑하는 마음이 기특해."

엘사와 안나는 북쪽 산을 향해 걸어가며 눈 덮인 만년설의 차가움을 함께 느낄 수 있는 날을 만나기 위해 얼마나 많은 그리움과 편지지와 눈물자국이 필요했는지 깨달았다. 엘사와 안나가 함께라는 사실은 어느덧 북쪽 산에 다다라 느껴지기 시작하는 추위보다 따듯했다.

"여기부터는 추워서 조심히 가자. 중간에 오큰이랑 이야기하면서 잠시 쉬어갈래?"

"그래! 오랜만에 오큰도 볼 수 있겠다. 언니도 오큰 본 지 꽤 오래됐지?"

엘사는 고개를 끄덕이며 멀리 어딘가에 있을 오큰의 가게를 바라보았다. 하얀 설원이 펼쳐진 북쪽 산기슭에는 사람의 발자국이 나 있지 않은 채 눈이 일렁이며 나뭇가지에 맺힌 얼음 이슬이 눈에 띄게 했다.

"1년 만에 보는 것 같아. 따듯한 곳에서 잠시 쉬어가자."

엘사와 안나가 걸어서 오큰의 가게에 도착할 때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지만 오큰의 가게에는 오큰이 잠시 자리를 비우고 있었다. 문을 두드려 실내에 들어간 엘사와 안나의 앞에는 따듯한 벽난로가 온도를 올려주는 각종 물품들이 추위를 겪다 실내에 들어온 엘사와 안나의 흥미를 끌었다.

"오큰이 잠시 어디 다녀오나 보다. 언니 이건 뭐야?"

"그건 지도 아니야?"

엘사는 안나가 선반 위에서 찾아낸 지도를 살펴보았다.

"아렌델 지도야."

엘사가 살펴본 지도는 먼지가 잔뜩 끼여있어 손으로 몇 번 털어 깨끗하게 만들어야 했다. 엘사의 손이 닿을 때마다 얇은 얼음막이 지도를 덮다가 녹아갔다. 따듯한 물기를 닦아내며 엘사는 지도를 탁자 위에 올려놓고 안나를 불렀다.

"같이 보자."

안나는 지도가 1700년대에 만들어졌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지도 왼쪽 위에 연도가 적혀있었고 안나는 아렌델 성부터 북쪽 산 위주로 그려진 지도를 보며 엘사에게 말을 건넸다.

"언니, 혹시 정령 이야기가 언제 쓰인 책이지?"

"1700년대에 쓰인 소설이야. 왜?"

안나는 지도에서 시선을 엘사에게로 향했다. 방금 알아낸 사실을 알려줄 수 있어 기뻐 웃음을 참지 못하는 표정으로 말을 이어갔다.

"내가 이 지도가 무슨 지도인지 알 것 같거든."

엘사는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모르겠어 빤히 안나를 쳐다보았다. 안나는 엘사를 위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이 지도가 1700년대에 만들었다고 지도 왼쪽 위에 보면 쓰여 있잖아. 정령이야기에서 주인공은 1700년대에 정령이 준 지도를 통해 어머니를 만나. 이 지도는 소설의 지도가 틀림없어. 소설은 실화를 소설로 옮긴 게 분명해."

"정말 그렇네! 여기 좀 봐!"

엘사는 지도의 중앙에 위치한 바다에 작성자의 이름이 적혀있는 것을 보았다. 지도에 적힌 이름은 소설가의 이름과 정확히 같았다.

"지도에 적힌 대로 찾아가 볼래?"

"어쩌면 우리도 소설의 주인공처럼 엄마를 만날 수 있을 거야."

엘사가 지도를 잡고 둘둘 말아 손에 잡은 순간, 엘사 주위의 차가운 공기가 엘사에게 밀려들어 엘사의 양 손에 모이기 시작했다. 가게 안에 눈이 생겨나고 얼음이 엘사가 서 있는 중심으로 퍼져나가 눈송이 모양을 만들었다. 안나는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다가 이내 이유를 깨닫고 외쳤다.

"정령이 지도를 건네주었다고 했잖아. 그녀도 정령이었던 거야! 정령이야기의 저자도! 지도가 주인을 만났네."

엘사는 놀라 자신이 든 지도를 살펴보았다. 지도를 말아접자 보이지 않던 뒷면에 적힌 글자를 읽을 수 있었다. 엘사는 안나가 들을 수 있도록 소리 내어 읽었다.

"정령에게."

얼음 성

"이것은 정령을 위해 만들어진 지도가 확실해! 여기에 우리가 가야 할 곳이 표시되어 있어."

엘사는 설산을 걸으며 추위를 견디려 노력하는 안나에게 지도를 펼쳐 보여주었다. 북쪽 산의 모습이 그려진 곳에는 엘사가 얼음 성을 지었던 곳에 동그라미가 쳐져있었다.

"이 지도를 본 작가가 쳐둔 동그라미가 분명해. 지도는 정령을 돕는 지도야. 여기에 이렇게 쓰여 있어. 능력을 펼치는 곳에 미래가 펼쳐지네. 내가 얼음 성을 북쪽 산에 지은 것은 우연이 아니었나 봐. 가서 다시 얼음 성을 지어야겠어."

안나는 흥미 있는 표정으로 눈을 깜빡이며 엘사가 준 지도를 자세히 보았다. 지도에 북쪽 산이 그려진 곳에 "능력을 펼치는 곳에 미래가 펼쳐지네"라고 쓰인 문장이 또박또박한 글씨체로 적혀있었다.

"그러면 가서 얼음 성을 지으면 되겠다."

엘사는 고개를 끄덕였다. 자매는 차가운 바람이 불어오며 눈이 흩날리는 설산에서 얼음 성을 지었던 곳을 향해 계속해서 걸었다. 하얀 설원이 펼쳐져 햇빛에 반짝이며 자매의 마음에 다가왔고 아렌델의 마을에서 느낀 포근함과는 다르게 북쪽 산은 아직 자매의 다가옴을 예상하지 못한 듯 좋은 환경을 만들기 힘들어했다.

엘사와 안나는 어느덧 올라프를 처음 만난 곳까지 걸어왔다. 안나는 나뭇가지에 맺힌 얼음 이슬이 햇빛에 반짝이며 자신의 얼굴을 비춰주는 것을 보고 이곳이 올라프를 처음 만난 곳이라는 것을 알아챘다. 나뭇가지는 높은 나무에서 휘어져 거의 엘사와 안나의 손이 닿는 곳까지 내려와 있었고 안나는 풀처럼 연하디 연한 나뭇가지를 손으로 흘러가게 하며 얼음 이슬의 차가운 촉감을 느꼈다.

"이곳이 내가 처음 올라프를 만난 곳이야."

"여기에서? 이 추운 곳에서?"

안나는 엘사의 반문에 오히려 놀라 되물었다.

"내가 이야기 안 했었나? 올라프가 이곳에서 우리를 찾아왔어."

"나는 올라프를 얼음 성을 지은 곳에서 만들었는데 올라프가 꽤 멀리 걸어왔나 봐."

엘사는 올라프가 얼음 성이 있는 곳에서 따듯한 여름을 찾으러 아렌델 마을로 향하는 상상을 해보았다. 올라프는 걸어가면서 몇 번 넘어지고 다시 일어나며 따뜻한 여름을 즐기는 자신을 기대하며 걷고 또 걸었을 것이다. 여름을 위해 걸어가는 올라프의 모습을 상상하니 갑자기 엘사는 가슴이 미어지는 기분이었다.

"이제 곧 얼음 성을 지은 곳에 도착해. 얼음 성 짓는 모습 보여줄게."

"언니가 만드는 얼음 성을 볼 수 있는 거야? 정말 기대되네!"

안나는 압도적인 위용을 뽐내며 얼음 성을 만드는 엘사의 모습을 상상했다. 녹크를 타고 멋지게 달려가 안나를 감동하게 하는 엘사가 엘사 자신의 능력을 펼치며 아름답고 장엄한 얼음 성을 만들어 놀란 안나의 얼굴이 얼음성에 비쳐오는 생각을 하자 안나는 엘사의 가장 진지한 모습을 볼 수 있겠다는 기대에 부풀었다.

엘사와 안나는 1시간을 더 걸어서야 얼음 성을 만든 곳에 도착했다. 엘사는 도착하자마자 안나를 보며 설명해주었다.

"처음 이 곳에 왔을 때 정말 마음이 터지려고 했어. 추운 공기가 나를 둘러싸는데 마음은 자유로움을 느껴 능력을 활용할 생각에 설렜어. 손에서 얼음을 만들어 성을 만들려는 생각이 든 순간 얼음장처럼 차가운 손도 능력을 활용하는 기쁨을 증가시켜주었어. 얼음 성을 만드는 순간은 기뻐서 매 순간순간을 기억하고 있어. 기뻐서 웃음이 계속 터져 나오는 거 있지. 하늘에 별이 떠오르며 내가 만든 얼음 장식을 비출 땐 네가 기뻐할 때 느끼는 기분을 알게 됐어."

안나는 자신처럼 엘사가 기쁜 마음으로 살기 힘들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안나가 뛰놀 때 엘사는 방에서 자신을 둘러싸는 추위를 녹여야 했다. 안나는 엘사가 벽난로 앞에 앉아 책을 자주 읽었던 것이 기억났다. 안나는 엘사가 벽난로를 좋아한다고 생각했다. 벽난로의 디자인이 좋거나, 분위기가 좋거나, 책을 벽난로 앞에 앉아 읽는 기분이 좋아서 벽난로에서 책을 자주 읽는다고 생각했다. 1년 전 엘사가 다른 사람에게는 추운 날씨에도 벽난로 없이 책을 읽고 있어 어릴 땐 벽난로에서 책을 읽는 것을 좋아했었는데 지금은 아닌지 물어보려 했다. 안나는 그 순간 엘사의 13년을 깨달았다.

엘사는 가만히 있어도 얼음이 자신의 몸을 뒤덮었다. 얼음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 계속해서 얼음을 조절하려 애썼으며 손을 녹이고 얼굴을 녹이며 안나와 함께 어릴 때처럼 뛰놀 날을 꿈꿨다. 몸에서 얼음 조각들이 퍼져나가 엘사의 몸에 퍼져나가고 눈이 내려 엘사의 손 위에 얼음 조각과 눈이 소복이 쌓여 있을 때마다 엘사는 안나의 미소를 생각했다. 안나의 미소가 얼음을 물로 녹여 자신과 안나의 마음에 흐르게 할 날을 바랐다. 그때와 꼭 닮은 눈이 눈 앞에 내리는 지금 안나는 미소 지으며 엘사에게 말을 건넸다.

"언니가 기쁜 마음으로 살아서 나도 정말 기뻐."

엘사는 안나에게 미소 지었다. 안나가 자신의 행복을 느낄 수 있을 만큼 크게 미소 지었다.

"이제 얼음 성을 지을게."

엘사는 안나의 기대가 섞인 시선을 느끼며 손을 유연하게 들어 보였다. 얼음이 엘사의 손을 매끄럽게 감싸 엘사를 비춰주는 햇빛을 반짝여 손이 부드럽게 했다. 부드러운 손으로 얼음을 만들어 장엄한 얼음 송이가 엘사 주위로 뻗어나가게 했다. 얼음은 솟아올라 하늘을 찌를 듯이 위를 향했고 엘사의 손과 팔은 바삐 움직였다. 마치 춤을 추듯 이곳저곳에 얼음 장식을 만들어 내던 엘사는 안나와 함께 얼음성 2층으로 떠올랐고 빛이 비쳐 내려오는 천장, 엘사의 춤과 안나의 놀란 얼굴이 비치는 두꺼운 기둥, 모든 면의 한 부분 부분까지 사방을 비추는 아름다움의 결정체인 얼음 샹들리에, 1층 천장이자 자매를 지탱하는 얼음 판 사이에 정교한 얼음 송이를 만들다 팔을 하늘 위로 쭉 뻗어 올린 뒤 세게 내렸다. 얼음 성의 모든 공간 공간마다 자연이 만든 위대한 눈송이가 투명하게 얼음 벽 사이에 생겨나 안나가 사방을 둘러보며 눈이 휘둥그레지게 했다. 엘사는 얼음 성이 햇빛을 마주하는 곳으로 천천히 걸어갔다.

안나의 눈과 입이 얼음 성의 곳곳을 보느라 계속해서 움직일 때 엘사는 안나가 볼 수 있게 부른 후 발코니를 만들었다. 아렌델 도서관에서 안나도 언젠가 본 적 있는 덴마크 건축양식에 따라 화려하게 피어나는 발코니는 점점 뻗어나가며 엘사와 안나가 화창한 하늘을 맞이할 수 있게 했다.

"햇살을 느껴봐!"

"느껴져!"

엘사와 안나는 발코니에서 자매에게 다가오는 햇살을 맞이하며 웃었다. 엘사는 두 팔을 하늘을 향해 들어 얼음을 발산해 하늘에 가득 눈과 얼음을 뿌렸고 햇빛은 차가운 엘사의 눈과 얼음을 만나 반짝이고 흩어지고 서로를 비춰 북쪽 산 얼음과 눈이 가득한 설원 한 복판에 생겨난 눈의 정령의 성의 탄생을 축하하며 세련된 빛깔로 엘사와 안나가 미소 짓는 기쁨에 가득 차도록 했다. 엘사가 만들어낸 자연은 안나에게 감탄의 연속이었다. 엘사가 하늘로 두 팔을 뻗어 눈과 얼음의 예술을 하늘에 수놓는 위로 저 먼 곳에서부터 엘사와 안나를 축하해주려 다가온 햇빛이 공중에 떠 있는 셀 수 없이 많은 눈과 얼음의 장식 사이사이로 비쳐 내려와 안나의 눈을 부시게 하며 화려함의 극치를 선보였다. 엘사에게 정면으로 다가오는 수십 조각의 햇빛이 엘사 주위를 밝히는 엘사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안나는 경이로움, 놀라움, 신비함, 따뜻함, 그리고 무엇보다도 진정한 사랑을 느꼈다. 엘사를 바라보는 안나의 망토가 눈과 얼음의 바람에 휘날렸고 안나는 햇빛을 마주하는 엘사의 모습을 서서 바라보고 또 바라보았다.

"엘사!"

"안나? 왜 그래?"

생애 가장 아름다운 예술가의 예술작품을 감상하는 안나의 눈에 눈물이 맺히고 있었다. 엘사는 안나의 볼에 흐르는 눈물이 차가운 북쪽 산의 공기에 얼지 않게 손을 얼굴 높이로 들어 유연하게 움직이며 녹여주었다. 손가락 사이사이에서 얼음 장식이 피어나며 얼음 성을 만든 여운을 안나에게 상기시켰다. 안나는 엘사를 안아주었다. 자신의 눈물이 엘사에게 흐르는 것을 느끼며 안나는 엘사가 가장 위대한 예술가가 된 것을 축하했다.

"이런 멋진 광경은 정말 처음이야. 어떻게 이렇게 아름다울 수가 있어?"

"네가 이렇게 좋아할 줄 몰랐어. 그렇게 멋져? 네가 얼음 성을 만드는 걸 본 적 없었구나. 미리 보여줄 걸. 오늘에서야 보여줬네."

엘사는 얼음 성을 만들던 때가 가장 깊은 마음에서 자신의 능력을 펼치던 때였으며 사람들과 함께 그러한 능력을 축하받을 날이 오기를 바랐다. 가장 아름다운 예술품을 만들지만 보아줄 이 없는 추운 겨울에 엘사는 안나가 자신을 이해하며 자신의 마음을 여름으로 만들어줄 것을 기대했다. 지금 안나는 엘사의 마음을 여름으로 만들고 있었다.

"언니가 언니다워서 기뻐. 처음 성에서 눈과 얼음을 만들 때부터 언니가 만들어 갈 날들을 상상했었어. 이렇게 아름다운 걸. 뛰어난 능력이 있는 언니가 아렌델 성을 떠날 수밖에 없던 날 얼마나 말하고 싶고 설명해서 오해를 풀고 싶은 일들이 많았는지 상상도 하기 힘들어. 마음이 어땠을지 상상하면 내가 상처를 받는 것처럼 느껴져. 언니는 더 힘들었을 거야."

"이해해줘서 고마워."

엘사는 안나가 자신을 이해하는 이 순간을 오랫동안 바라 왔었다. 북쪽 산으로 뛰어가며 뒤를 돌아본 그곳에는 안나가 많은 설명을 요구하는 표정으로 엘사를 바라보고 있었다. 언젠가 다 설명해주고 이해할 날이 올 것을 생각하며 엘사는 안나와 함께하고 싶은 마음과 달리 끝없이 끝없이 높디높은 설원으로 향했다. 눈이 나리는 설원은 엘사의 자유를 축하했다. 왕관이 사람들로부터 오해받아 차가운 눈이 쌓이고 얼음에 덮여가자 엘사는 노래와 함께 왕관을 날려 보내고 아렌델의 왕은 눈의 왕이 되었다. 엘사에게 이곳은 자신의 정체성을 만든 공간이었다. 사람들이 떠나보낸 엘사의 마음은 이 곳 얼어붙은 만년설 어딘가에 자리 잡아 엘사가 찾아주길 기다리고 있었다. 엘사는 만년설로 얼음 성을 만들어 사람들이 만든 직책 대신 자연의 보호자로서 역사 속의 국왕에서 신화 속 정령으로 한 번 더 발전했다.

"여기 좀 더 있을까? 1층 구경할래?"

"1층에서 스케이트 탈까?"

엘사와 안나는 투명하고 두터운 얼음 계단을 천천히 걸어 내려갔다. 1층에 도착해 성 중앙으로 걸어가면서, 안나는 많은 색조가 섞여 화려한 빛깔을 만드는 아렌델 성보다 투명하고 청연한 얼음이 하늘에 흐르는 오로라를 비춰주는 얼음 성의 은은한 빛깔이 더 아름답다고 생각했다. 언니가 만든 덕분이었다.

"녹크?"

엘사와 안나는 녹크가 부드럽지만 어딘가 힘든 표정으로 얼음 성 1층에서 거닐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녹크는 엘사와 안나를 보자 유려한 발걸음으로 엘사에게 향했다. 엘사는 녹크가 몸에 상처를 입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녹크의 몸의 일부가 얼어가고 있었다.

"무슨 일이야?"

엘사는 녹크가 어째서 얼어가고 있는지 알기 힘들었다. 엘사에게 자신의 몸을 치료해달라고 온 것으로 보였지만 이내 녹크는 엘사와 안나가 어딘가로 향할 수 있게 고개를 통해 바위거인의 숲을 가리켰다.

"바위거인의 숲으로 가자고?"

녹크는 고개를 끄덕였다. 엘사와 안나는 지도를 살펴보았다. 바위거인의 숲이 그려진 부분에는 고맙게도 저자가 작은 글씨로 한 문장을 써 놓아 도움을 주고 있었다.

"바위거인은 정령의 가족을 보살펴준다."

엘사는 녹크가 엘사와 안나가 정령의 가족에게 향하도록 찾아왔다는 것을 깨달았다. 녹크의 몸은 눈의 정령을 품어 준 이두나의 마음처럼 추위에 얼어붙고 상처 받아 금이 가고 있었다. 엘사는 자신이 행복할 때면 녹크의 몸이 유달리 더 부드러워지는 것을 떠올렸다.

이두나의 목소리가 엘사의 머릿속에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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