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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연작] 새벽이 끝나는 곳으로 07앱에서 작성

이두나팬클럽회장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3.23 19:4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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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눈보라를 본 적이 있다.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숨막힐 정도로 몰아치던 그 꿈 속의 눈보라가, 지금 다시 한 번 내 앞에서 나타났다. 한 치 앞도 볼 수 없게 하는, 팔다리를 꽁꽁 얼릴 듯 매섭게 불어오는 보통의 재난과는 다른, 너무나도 미약한 흩날림이었지만 그것은 어느새 형태뿐인 공허한 폭풍이 되어 내 마음 속을 실컷 휘저어놓는다. 하나, 둘, 셋 그리고 넷. 바닥에 차례로 떨어지는 눈송이를 세는 억겁의 순간은 내 이상행동을 보다못한 관람객이 내 어깨를 툭툭 두드리고 나서야 비로소 지나갈 수 있었다. 사람들은 웅성거리고, 나는 최대한 당황한 기색을 내비치지 않으려 나 스스로도 놀랄 법한 순간적인 기지를 발휘해 그들을 가까스로 안심시킬 수 있었다.

얼마 전부터 전시장 안에 꾸민 단순한 이벤트성 데코레이션 뿐이라는 변명은 꽤나 잘 먹히는 듯 했다. '인기있는 조각상' 인 엘사에게는 더없이 알맞은 이벤트였다. 사람들이 이렇게 환호하며 카메라 셔터를 눌러대는데 왜 진작에 이걸 하자고 건의하지 않았을까? 하지만 그런 이벤트따위는 당연히 사전에 없던 일이다. 정신을 못 차릴 정도로 당황한 내 모습을 보고 즐거워하는 누군가의 음모도 물론 아닐 것이었다. 내가 아는 바로는 그랬다. 확실한 단 한 가지는 엘사에게 변화가 생겼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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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하진 않지만, 전 녹고 있어요."


엘사는 영 확신이 없는 목소리로 조심스럽게 말했다. 어느정도 예상을 하고있었던 부분이었기에 크게 놀라진 않았다. 얼음조각상에게만 주어지는 변화라면 이 쪽이 더 설득력있었다. 이보다 놀라운 건 엘사가 어느새 자기 자신을 진단할 수 있는 수준까지 회복했다는 것이었다. 예, 아니오, 몰라요 같은 단순한 말만 하던 첫 만남에서 이 정도까지 왔다는 건, 엘사가 결코 평범한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입증하는 근거이기도 했다.



"당신 말대로 내게 변화가 생긴 거에요. 그게 좋은 방향이든, 반대로든. 이곳에 와서부터 시작된 거겠죠."

"하지만, 당신은 영원히 녹지 않잖아요. 저는 그렇게 알았고. 물론 지금은 아닌 것 같지만..."



나 역시 확신할 수 없어 말끝을 흐렸다. 그동안 사람들에게 열심히 설명한 건 뭐가 된담. 천하의 사기꾼이라고 욕이나 먹지 않으면 다행이었다. 물론 이보다 중요한 문제는 한스를 포함한 윗선이 이 사실을 알게 된 것이고, 좋든 싫든 전시실에서의 엘사의 입지에 변화가 생길 것이 분명했다. 당장 내일 아침 이 '불안정한' 조각상의 처리 여부를 두고 긴급회의가 예정되어 있었다. 어떤 방향으로 진행될 지는 아무도 모르는 거지만.



"변치 않는 건 없어요, 안나."



엘사는 단호하면서도 어딘가 들뜬 목소리로 대답했다.



"당장 저를 봐요. 제가, 아직도 사람이라는 걸 못 믿겠어요? 조금 있으면 손가락 정도는 움직일 수 있을지도 몰라요. 이미 당장이라도 그럴 것 같아요."



엘사, 얼어붙은 조각상. 3년 전 죽은 언니의 이름을 붙인. 어쩌면 살아돌아왔다고도 믿을 수도 있을 만큼 닮은. 빙하 가장 깊은 곳에서 꺼내온. 지금 내 눈 앞에서, 자기 존재의 확인을 내게 종용하고 있는. 믿고 말고의 문제를 따지려는 게 아니다. 머리로 받아들이는 것과,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것의 간극을 좁히는 일은 결코 쉽게 감당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당신이 진짜 사람이라는 걸 어떻게...그보다는."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만약에, 아주 만약에, 정말 그녀가 정상적인 사람이 맞다면 지금 여기서 이럴 게 아니라 신고부터 해야 하는 게 아니었나. 세상에, 왜 진작에 그런 생각을 못했지? 시나리오는 무궁무진했다. 현실주의자의 머릿속에는 납치, 감금 같은 몹쓸 단어가 둥실둥실 떠오르고 있었다. 한 편의 드라마같은 전개, 이 황당한 망상 속 가해자와 피해자는 이미 정해져있었다. 이곳에 가둔 사람, 가둬진 사람. 진짜 사람이라면 뭐든지 설명이 가능해진 것들. 뭔가를 입증하고 확실하게 하려면 결국 엘사가 다 녹을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건가 생각이 들때 때쯤, 귓가에 박힌 엘사의 한 마디로 마비된 이성이 제자리를 찾았다.



"저는 당신에게 어떤 존재인가요?"

"무슨 말이에요?"

"아직도 그렇게 받아들이기 힘드냐는 뜻이에요."



엘사가 덤덤히 물어왔다.



"아니에요, 저는 그저...이 상황이, 이 모든 게, 전부 혼란스러워서. 이해하려고 노력중이에요. 제가 할 수 있는 최대한으로."



나는 밀려오는 두통을 끌어안으며 꾹 참고 말을 이어나갔다.



"당신은 정말로 소중한 제 친구죠. 몇 달간 거의 유일한 친구였고. 참 신기했어요. 언니가 죽고, 변변한 친구 한 명 두지 않았던 제가, 이토록 오랜 시간동안 얘기를 나누고, 접점이라곤 이곳에서 거의 하루종일 같이 있는 것뿐이었던 우리가 이렇게 자연스럽게 얘기를 나누고 있다는 게. 그것도...절대 평범하지 않은 친구와 말이에요."

"두려워요? 저를 이해하는게."


가빠진 호흡을 다듬고 생각했다. 이해한다고? 물론이다. 물론 어디까지나 '머리'로만 이해하는 일 말이다. 엘사가 사람이라는 게, 그리고 죽은 사람이 돌아왔다는 사실을 믿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는 걸. 엘사는 나에게 어떤 존재인가. 나는 또 엘사에게 어떤 사람인가. 단순한 사물과 사람의 관계는 넘었겠지, 생각은 해왔지만 단 한 번도 진지하게 그 이상의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는 사실을 깨닫자, 나는 한없이 부끄러워졌다.



"맨 처음 제가 당신에게 엘사라는 이름을 허락한 이유는 당신을 사람으로 생각하지 않아서였어요. 먼저 그 이름을 붙인 한스가, 미치도록 미웠죠."

"이유는요?"

"그러면 꼭...제가 당신을 3년 전 죽은 진짜 언니로 생각할 것만 같아서요. 딱 3년 전에 깨어난 당신처럼... 모든 것이 우연이길 바라지만요. 만약 제가 생각하는 황당한 망상이 단 일 퍼센트라도 맞아들어간다면, 제가 당신을 엘사라고 부른 걸 평생 후회할 거예요."



엘사는 더 말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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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가끔 죽는 꿈을 꾼다. '가끔'의 빈도는 바로 오늘 새벽에 불쑥 찾아오는 정도를 일컫는 것이었다. 한참을 아무 탈 없이 지내다 보니 이제는 멎었겠구나 생각했는데, 완벽한 착각이었다. 목소리의 진원을 향해 나는 한참을 어두운 바다를 헤엄쳤다. 꿈 속에서 내 자유의지는 허락되지 않았다. 몸이 가는대로, 머리가 이끄는 대로 차디찬 바다에서 헛발질을 반복할 뿐이었다. 잔인하게 부서지는 파도에 몸을 떠맡기고, 그저 이 끔찍한 시간이 지나가길 간곡히 빌었다. 그러면서도 나는 이상하리만큼 점점 수평선에 가까워지는 것이었다. 짠물은 마치 송곳처럼 폐부를 강하게 찔러오고, 얼음장같이 차가워진 살갗을 감싸며 나는 미친년처럼 바다를 건너고 있었다. 다섯 번째, 여섯 번째로 맨 몸으로 바다를 건너려는 무의미한 시도가 계속될 때쯤, 발끝에 딱딱한 촉감이 전해졌다. 기진맥진하며 도착한 뭍에서, 나는 내 시야를 떡하니 가로막고 있는 동굴과 조우했다. 아직은 여전히 새카만 새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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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정대로 열린 회의에서 엘사를 다른 곳으로 옮기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은 급물살을 탔다. 단 한 사람만 빼고. 법적 소유권을 갖고 있는 이사장 한스가 반대를 하니 관장을 포함한 다른 직원들은 어리둥절할 따름이었다. 당장이라도 관리소홀의 책임을 물어 나를 해고시키고 관리가 잘되는 더 큰 박물관으로 보내서 엘사를 녹지 않게 하는 것이 그의 당연한 입장일텐데 말이었다. 오히려 그는 내가 엘사를 계속 맡기를 원하고 있었다. 죄인의 심정으로 가시방석에 앉고 있었던 차에 이걸 좋아해야 하나, 혼란스러웠다. 어쨌든 이 분위기에선 다행으로 생각해야 할 것 같았다. 표정관리에 집중하며 한스의 다음 말을 기다렸다.



"...이전에도 말씀드렸듯이 조각상을 다른 곳으로 옮기지 않을 거고, 안나 큐레이터를 직무에서 배제시키지도 않을 겁니다."

"하지만, 이사장님. 상황이 그렇게 쉽게 생각하실 것이 아닙니다. 이사장님 요청대로 아주 기본적인 보존장치도 적용 안된 전시장에서 지금처럼 조각상을 뒀다간 며칠이면 전부 녹아버릴 수도 있습니다."



관장 헬렌이 영문을 모르겠다는 말투로 딴지를 걸었다. 그녀는 진심으로 조각상을 걱정하는 것과 더불어, 한편으로는 관장으로서 박물관에게 엄청난 돈을 벌어다주는 조각상을 잃고 싶지 않은 사람이었다. 그런 그녀로서는, 누구보다 돈에 민감할 한스가 이해되지 않을 것이 불보듯 뻔했다.



"아뇨, 제가 장담하죠. 조각상은 절대 녹지 않을 겁니다. 그냥 기우일 뿐이에요. 다들 걱정하지 마시고, 평소처럼 지내주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한스는 격한 제스처를 섞어가며 한창 열변을 토하다 고개를돌려 나와 시선을 마주쳤다.



"안나 씨는 끝나고 저 좀 잠깐 보실까요?"



한스가 방긋 웃었다. 그의 미소 뒤로 감춰진 섬뜩한 분위기를 읽어냈다는 생각에 저절로 몸서리가 처졌다. 도대체 무슨 일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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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말이죠."



박물관 공중정원에서, 한스는 나와 처음 만난 그 날때처럼 뜨거운 아메리카노를 내게 건넸다. 나는 말없이 받아들었다. 하늘이 유달리 맑은 날이었다. 햇빛에 눈이 너무 시려 우리는 그늘로 몸을 피했다.



"거짓말하는 사람을 정말 싫어합니다. 배신은 더더욱이요."

"제가...이사장님께 말실수 한 게 있었나요?"

"설마요. 착한 안나 씨가 제게 어떻게 그럴 수가 있겠습니까. 저랑 말 섞은 적이 그렇게 많지도 않잖아요."



맞는 말이다. 애초에 딱히 먼저 엮이고 싶은 생각도 안 들었던 사람이었기에. 그렇다면 다 알면서 떠보는 걸까? 심장을 죄어오는 긴장감에 침을 꿀꺽 삼켰다.


"숨기고 있는 게 있다면 몰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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