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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군왕과 마법 -2

정령의손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5.06 00:3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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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펀 : https://gall.dcinside.com/frozen/4565403


[과거]

해 질 무렵, 루나드는 바닷가에서 저녁노을을 바라보고 있었다. 노을은 마치 해가 떠나기 직전에 모든 이에게 작별선물로 건네주는 아름다운 붉은 선율 같았다. 그는 이 장관을 보관해 소장하고 싶었지만 마땅한 방법이 없어 안타까울 뿐이었다.


“폐하 여기 계셨군요!”


당차지만 우아한 목소리, 루나드는 익숙한 목소리에 고개를 돌려 목소리의 주인공을 바라보았다. 목소리의 주인공은 헐레벌떡 뛰어오면서도 평온하게 웃고 있었다. 그녀는 다름 아닌 루나드의 아내 리타 왕비였다.


“헉헉…. 오래 기다리셨죠?”

“아름다운 노을을 바라보느라 시간이 지난줄도 몰랐군, 걱정하지 마시오.”


루나드는 리타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그녀는 평소 입던 화려한 드레스가 아닌 백성들과 같은 평범한 청록색 치마에 흰색 상의, 그리고 얇은 카디건을 입고 있었고, 그녀의 이마에 맺혀 있는 작은 땀방울들은 노을의 빛을 받아 붉게 빛나고 있었다.


“제 얼굴에 뭐라도 묻었나요?”


루나드가 자신을 물끄러미 쳐다보자 리타는 고개를 갸우뚱하며 치마 앞주머니에서 거울을 꺼내려고 했다.


“아니 얼굴에 묻은 것은 전혀 없네, 그저 그대가 정말 아름다워서 넋을 잃었을 뿐이야.”


리타는 아렌델에서 미인으로 손꼽히는 인물 중 한 명이었다. 금색 머리에 부드러운 머릿결과 아름다운 외모를 가졌지만, 백성들이 그녀를 미인으로 여기는 이유는 따로 있었다.


“아이참… 지금 이럴 때가 아닙니다. 어서 백성들을 만나 보셔야죠.”


리타가 얼굴을 붉히며 루나드를 뒤로 돌리며 말했다. 그녀는 백성을 진정으로 아끼며 사랑하는 왕비였다. 그녀가 루나드와 결혼하여 왕비가 되자 먼저 한 행동은 바로 루나드를 끌고 성 밖으로 나가 백성들과 직접 만나는 시간을 마련한 것이었다. 오늘 그녀가 수수한 복장을 챙겨 입은 것도 바로 이것의 일환이었다.


“아이참, 밀지 좀 마시오.”


루나드는 리타에 의해 밀려가면서도 얼굴에는 웃음꽃이 피어났다. 그는 아내 리타가 행복해하는 모습이 좋았다. 그리고 백성들을 마주하는 이 시간은 아내가 가장 행복해하는 시간이었다. 그는. 자신의 등을 강하게 밀어내는 리타의 손을 피해 뒤로 홱 돌아 그녀의 옆으로 나란히 섰다. 그 둘은 서로를 잠시 마주 본 뒤, 길거리의 한 연인처럼 손을 맞잡고 노을이 지는 거리를 천천히 걷기 시작했다.


“한 푼만 주십시오….”


거리를 거닐며 백성들의 삶을 살펴보던 국왕 부부의 앞에 한 노인이 거지꼴을 한 채 구걸하고 있었다. 그 노인은 낡은 거적때기를 걸치고서 동냥을 하고 있었다.


“최근에 아렌델엔 노숙자가 없는 줄 알았건만.”


루나드가 착잡한 얼굴을 한 채 노인을 바라보았다. 아렌델은 직장 및 재산이 없는 자들을 위한 폭넓은 복지 정책을 펼치고 있었다. 따라서 아렌델에는 최근 노숙자 또는 실직자가 보고된 적이 없었다.


“세상에…. 괜찮으세요?”


리타가 노숙자에게 다가가 걸치고 있던 카디건을 벗어 둘러주며 물었다. 그녀의 목소리에는 걱정스러움이 담겨있었다.


“한 끼…. 한 끼만 하게 도와주시오….”


노숙자는 힘없는 목소리로 두 팔을 떨며 국왕 부부에게 부탁했다. 국왕 부부를 알아보지 못하는 것을 보아하니 아무래도 그 노숙자는 아렌델 출신이 아닌 듯해 보였다.


“폐하, 이자를 성에 들여 식사하도록 허락해주세요.”


리타는 루나드를 바라보며 왕의 허락을 구했다. 그녀의 두 눈에는 노숙자에 대한 연민의 눈물이 아른거리고 있었다. 루나드 역시 노숙자를 길거리에서 죽도록 내버려 둘 생각이 없었기에 그녀의 부탁을 흔쾌히 수락했다. 리타는 기뻐했고 루나드는 늙은 노숙자를 일으켜 부축했다. 노인의 팔과 다리는 가죽과 뼈로만 이루어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매우 얇아 금방이라도 부서질 것만 같았다. 국왕 부부는 그를 배불리 먹이기 위해 어서 성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폐하!”


성의 입구에 거의 도착하자 왕의 모습을 본 경비병 두 명이 허겁지겁 달려와 왕을 맞이했다. 루나드는 병사들에게 노인을 넘겨주며 병사들에게 말했다.


“이자를 씻겨준 뒤에 성 내 식당으로 데려가 식사를 할 수 있도록 하게”

“예, 명을 받들겠습니다!”



병사들에게 노인을 인수인계한 뒤, 루나드는 자리에 가만히 서서 정책의 허점을 찾기 위해 깊은 고민에 빠졌다. 빈틈없이 준비했다고 생각했지만 역시 이론과 현실은 다르다는 아버지의 말은 항상 옳았다.


“이걸 받아주시오…”


병사들에게 넘겨진 노인은 그를 걱정스레 바라보는 여왕을 향해 앙상한 팔을 내밀었다. 그의 손에는 보라색 빛을 머금은 보석으로 장식된 목걸이가 있었다.


“넣어두세요, 전 괜찮아요.”

“제발…. 받아주시오.”


노인의 계속되는 간절한 간청에 그녀는 어쩔 수 없이 그가 건네 준 선물을 받아 들었다. 목걸이가 그녀의 손에 닿자 일순간 푸른색으로 변했다가 본래의 보라색으로 되돌아갔다. 리타는 무엇인가 수상함을 느꼈지만 이내 털어버리고서 노인에게 감사의 인사를 건넸다.


“아름다운 선물 정말 고마워요.”

“…”


노인은 그녀의 감사 인사를 듣지 못했는지 대답을 하지 않았다. 병사들의 부축을 받으며 멀어져가는 노인을 바라보며 무엇인가 해결되지 않는 찝찝함을 느꼈지만 리타는 애써 무시하고 루나드의 팔을 붙잡았다.


“오늘은 이만 들어가요, 시간이 늦었으니 아그나르가 우릴 애타게 기다리고 있을 거예요.”

“아… 아그나르가 기다리고 있겠구나, 어서 들어갑시다.”


루나드는 리타의 제안을 듣고 정책에 관한 고민은 잠시 제쳐 두기로 했다. 바쁜 국정 탓에 오랫동안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지 못한 요즘, 오늘 밤만큼은 어떠한 걱정도 떨쳐내고 가족들과 즐겁게 지내리라 결심했다. 국왕 부부는 서로 팔짱을 꼭 끼며 사랑스러운 아들이 기다리는 성 내부로 걸어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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