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사(미국 애리조나주)=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어리다고 봐주는 세상이 아니다."

형님이 왔다. 한화 이글스의 넘쳐나는 유망주들을 이끌어줄 형님이다. FA로 6년간 90억원의 대박을 터뜨린 1루수 겸 외야수 채은성이다.

한화가 채은성을 영입하면서 기대한 것 중 하나는 바로 젊은 타자들을 바르게 인도하는 것. 감독, 코치가 해줄 수 없는 부분을 선배인 채은성이 채워주길 바라고 있다. 이는 경기 외적인 부분이 경기 내적인 부분에도 영향을 미치는 팀스포츠의 특성 때문이기도 하다.

채은성 역시 그 역할을 잘 알고 있다. 채은성은 "(구단에서)나에게 바라는 모습이 있으실 거다. 먼저 모범적인 모습을 보여야 한다"면서 "내가 팀을 옮긴다고 갑자기 홈런을 수십개 치지는 못하지만 나에게 바라는 것이 있으시니 거기에 맞게 잘 준비하겠다"라고 말했다.

후배들을 이끌기 위해 솔선 수범하겠다고 했다. 채은성은 "내가 안하면서 후배들에게 하라고 하면 그건 와닿지 않는다. 내가 어릴 때 그랬다. 일단 내가 열심히 해야한다"면서 "내가 나서서 후배들에게 '이렇게 하라'고 하는 것보다 아닌 것 같을 때는 그때 그때 얘기해 줄 수 있을 것 같다"라고 했다.

채은성은 한화의 가능성을 봤다. 좀더 밝아질 미래다. 노시환과 함께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고 있다는 채은성은 "노시환만 봐도 정말 좋은 것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아직 자신에 대한 확신이 없는 것 같다"면서 "노시환 뿐만 아니라 다른 선수들을 봐도 젊고 좋은 것을 가지고 있는데 얘기를 해보면 스스로에게 확신이 많이 없는 것 같다. 확신을 가졌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내가 먼저 알려주려고 해도 선수 본인이 궁금해하지 않으면 잔소리 밖에 안된다. 스스로 궁금한 게 있을 때 물어봐야 피드백이 확실히 더 와 닿는다"라며 후배들이 적극적으로 물어오길 바랐다.

후배들에게는 책임감을 강조했다. 채은성은 "어리다고 봐주는 세상이 아니다. 자기 자리가 있다고 생각하면 안된다. 경쟁심을 가졌으면 좋겠다. 그리고 시합에 나가는 선수는 좀 더 팀을 위한 책임감을 가지고 임했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한화는 채은성에 이태양과 오선진 등 3명의 외부FA를 영입했고, 문동주와 김서현 등 젊은 대형 유망주까지 가세해 전력층이 좋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래서 올해는 탈꼴찌를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이 있다. 채은성은 "작년보다는 나아지지 않을까"라면서 "우리가 우승을 하겠다는 것은 냉정하게 봐서 말이 안된다. LG도 이제서야 우승을 바라보고 있지만 그전엔 항상 목표가 5강이었다. 야구는 어떻게 될지 모르지 않나. 희망을 가지고 목표를 향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작년보다는 나아져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