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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독서가가 쓰는 양산무협 8

다정독서가(211.225) 2007.08.23 18:55:12
조회 164 추천 0 댓글 5

10. 국주마누라 나찰녀가 되다.

문 앞에 있던 호위무사는 멍청하게 서 있었고, 아미제일검이라는
국주의 마누라는 얼이 빠져 있었다.
내가 내 지른 "사모님이 암습했다"는 상당한 위력을 발휘했다.
별채 근처의 표사들의 숙소에서 표행대기중이던, 표두들이
담장을 무너뜨리면서 무서운 기세로 다가왔던 것이다.
현장은 놀라울 정도로 처참했다.
대력패권 마국주는 목에서 피를 철철 흘리면서, 한 손으로는
요요의 목을 움켜잡고 있었으며,
나는 바닥에 쓰러진 척 연기를 하고 있었고,
호위대장은 다리가 풀렸는지 그 자리에 주저 앉아 있었고,
철혈의 고수답게 상황을 파악한 아미제일검은 나를
일장에 쳐 죽이려다가 내가 죽어버리면 자기가 꼼짝없이
국주살해의 진범이 될 것 같아 나를 놔두고 침착하게
목의 동맥을 막아 지혈을 시도했다.


하지만 날이 잘 서있지 않은 장식용 칼로 무방비상태에서
내가 온 힘을 다해 목을 내리쳤기 때문에 상처가
날카롭지 않고 너덜너덜해서 지혈은 쉽지 않았다.
피가 좀 낮은 천장까지 뿌려질정도로 초반의 출혈이
대량이었다는 점도 지혈을 어렵게 하는 요소였다.

나는 혼란을 틈타 진요요를 버려두고서라도 혼자라도 도망칠
생각이었다. 슬금슬금 뒤로 몸을 빼는데, 갑자기 뜨끔하는
느낌이 들더니 온몸이 굳어버리는게 아닌가.
제기랄, 국주 마누라가 허공을 격해서 격공지로 내 혈도를
점혈해 버린 것이다.
당장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눈을 굴려 상황을 지켜보는
것 뿐이었다.


그때 서넛의 표두들과 열명이 넘는 표사들이 거칠제 문을 제치면서
들어왔다.
국주가 쓰러져있고, 그 쓰러진 국주의 목을 지혈하느라 움켜쥐고
있는 국주마누라의 모습은 좀 여리여리한 여자가 했으면
치료의 행위라는 걸 누구라도 알 수 있었겠지만, 거대한 체구의
그녀가 하고 있으니까, 정말로 암습을 감행한 여자가 뒷처리를
위해서 국주의 목을 조르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같은 생각을 하는 모양인지, 언젠가 18살때
내가 있던 표사훈련조의 선생님이었던 이름이 잘 기억나지
않는 표두하나가 재발리 칼을 뽑고서는 국주부인을 노리면서
"당장, 손을 떼십시오, 사모님, 세상에 바람을 피운다고,
남편을 살해하는 부인이 어디 있습니까. 사모님, 당장
손을 떼 주십시오."


"멍청한 것들, 소림에서는 무공을 그리 가르치더냐, 가가를 해친
흉수는 내가 아니다, 저기 여장을 한 사내자식이다. 내가 지금 목을
압박하고 있는 것은 출혈이 심해 더 심해지면 목숨을 보장할 수
없기 때문이다. 내가 점혈을 해놓았으니 저 자를 데려가 당장 참하라.
그리고, 저 년도 같이 목을 베 버려라. 그리고 곽대표두님께서는
보혈단을 하나 가져다 주시고, 근처에서 제일 뛰어난 의원들을 죄다
수습해 주세요..."


바퀴벌레처럼 끈질기게 인생을 살아왔던 나이고, 거기다 나를 참해
버리라고 부하에게 명령을 하는 여자지만, 난 아미제일검이라는
그 국주부인에게 심하게 감탄했다.
남편이 바람피다 암습당해 죽어갈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저 정도
침착한 대응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역시 구대문파중 말석이라도
차지하고 있는 아미파에서 제일검이라고 불릴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그런데, 그녀가 일의 사후처리를 부탁한 곽대표두는 움직이지
않았다. 조용히 장검을 꺼내 국주부인을 겨눌 뿐이었다.
무슨 상황이지....
눈을 굴려가면서 어떤 식으로 하면 살 수 있을까를 고민하면서도
난 눈치를 살폈다. 그런데, 귓속으로 모기 소리만한 목소리가
그 작은 목소리에 비해 뚜렷하게 들렸다.
\'자네가 진짜로 죽였나, 죽였다면 눈을 두번 떴다 감게.
그렇지 않다면 눈을 감고 있게...\'

오호라 저 여자를 평소부터 의심하고 있었구나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난 순간적으로 든 생각때문에 눈을 두번 떴다 감았다.
호위무사도 있었고, 내가 남자라는 것도 있으니까.
도저히 내가 국주를 암습한 사실은 숨기려 한다고 숨길 수 있는
문제가 아닐 거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최고의 거짓말은 진실이 반정도 이상은 들어가 있어야 하는 것이다.

국주부인은 대표두가 자기 말을 듣지 않고, 칼을 뽑고, 나를 향해
전음을 날리고, 내가 눈을 감자, 모든 상황을 눈치챈듯,
"곽표두님 빨리 서두르세요. 지금 나를 의심할 필요가 없잖아요.
이 사람만 살아나면 모두 해결되는 문제잖아요. 그리고 저 범인에게
뭘 물었나요. 흥, 분명히 자기가 아닌 내가 죽였다고 했겠죠...
그런 거짓말 따위에 속지 말고 얼른 보혈단이나 가져와요..
만약, 시간이 늦어 이 사람이 죽는다면 당신에게 책임을 묻겠어요.."
곽 표두는 신경질 적으로 말했다.


"사모님, 아니, 은비령, 니가 이제와서야 야욕을 드러내는구나.
아미에서 그 폭급한 성정 때문에 파문당한 것을 우리 국주님이
구원해줬는데도, 국주님에게 흉수를 드러내다니...
저자는 누구냐, 누군데 여장을 하고서 국주님을 암습했나.
네년이 가족의 생계를 챙겨주기로 하고 사온 자객이 아니냐.
아니면 어떻게 무공이 없는 자가. 소림 속가 3대고수인
국주님을 암습할 수가 있고, 넌 저자가 암습하는 동안 방관하고
있었지. 그러고도 니가 사람이냐, 이 악녀...


국주님의 죽음을 모욕하지 마라. 내기로 혈행을 강제로 돌려봤자다.
이미 국주님은 돌아가셨다. 네년이 경동맥을 막아서 뇌가 죽어버렸기
때문이다... 으으아아...국주님.....여봐라 저 간악한 년을 제압하라.."


국주가 죽어버렸다는 말에 난 눈을 떴다. 아직 몸을 움직이는 것은
불가능했다. 좁지는 않지만 그래도 좀 큰 방에 불과한 별체에
산만한 사내들이 가득서서 일제히 칼을 뽑았다.
챙!!!
반짝이는 칼의 빛에 눈이 멀어버릴 것 같았다.
열 명도 넘는 사내가 칼을 겨누면서 국주의 부인을 사방으로 감싸기
시작했다.


국주의 얼굴은 정말로 죽은 사람처럼 그 붉던 대춧빛 얼굴에
시퍼렇게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운 상태였다.
갑자기 철혈의 여인 같았던, 국주부인의 가는 눈에서 눈보다
더 굵게 눈물이 방울져서 떨어지기 시작했다.
지옥에서 내려온 저승사자처럼 음산하게 말을 하기 시작했다.


"내가 시간이 없다고 했잖아... 너희놈들이 조금만 빨랐어도
가가를 살릴 수 있었어. 이놈들 다 죽여버릴꺼야.
다 필요없어. 흥 표국, 내 한 칼을 받을 수 있는 놈도 하나도
없는 쓰레기 같은 것들이....가가....가가...가가...."

그야말로 피를 토하는 간곡한 음성이었다.
그제서야 표두들도 자신들의 실책을 깨달았지만, 이미
아미제일검 은비령의 분노는 극에 달해 있었고,
그 분노를 직접 받게 된 표사들은 두려워 한 발 한 발
뒤로 물러나고 있었다.


그 때 처음에 칼을 뽑았던 표두가 모두에게 외쳤다.
"쳐라, 저년이 국주님을 살해했다. 모두 쳐라. 저년은 하나고
우린 열이 넘는다. 모두 쳐라."
약한 사람들이더라도, 무리를 짓게 되면 용감해지고 흉폭해지기
마련이다. 그 빛나는 칼날들이 일제히 국주부인을 향해 떨어졌다.


쉬익!!
턱, 턱, 턱, 턱.........
은비령이란 아미제일검은 뭔가를 하지도 않은 것 처럼 몸을
부들부들 떨면서 그냥 서 있었을 뿐이지만,
그건 나같은 일반인들의 시각이었을 뿐이다.
뭐를 어떻게 한 건지 칼들을 쥔 손들이 하나씩 바닥에 떨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떨어지는 일 수유의 시간이 지나고나자
조그만 별채는 한 순간에 거대한 고통의 신음으로 가득찼다.


아아악!!!!
그나마 무공이 제일 뛰어난 것 같았던 대표두가 이제는 손이
없어진 한 쪽 손목을 움켜쥐고 일어나서 말했다.
"아니, 어떻게 수강을....."
"흥!!! 죽어..."
손가락을 들어 곽대표두의 얼굴을 가르키자마자 머리가 펑 하고 터져러렸다.
피가 온 사방에 튀었다.
온몸을 움직일 수 없는 내게도 핏덩이가 떨어져서 이마로부터 피가 흘러서
오른쪽 눈에 고였다.
고개를 흔들수도 없어서 눈을 떴을 땐 한쪽 눈앞의 시선이 온통 빨갰다.


국주부인인 은비령만이 오연하게 서있고, 나머지는 모두들 한쪽팔을
부여잡고 신음을 흘리고 있었고, 그중 무공이 낮은 표사 몇은
온몸을 방바닥에 굴리면서 아픔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었고, 두명의
표사는 과다출혈로 움직임이 떨리다가 멎어버렸다.
죽어버린 것이다.


"이...이이이 이 악녀!!!"
"흥, 너도 죽어.."
은비령은 너무도 간단하게 그 강철같은 발을 들어 그 외친 표사의 목을
걷어차 버렸다. 목은 너무도 쉽게 부러졌다.
뼈가부러져서 이상한 각도로 목이 꺽인 시체는 아까 터져 죽어버린
대표두의 사체보다도 더 기괴하고 무서웠다.

죽음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었다.
서른 둘 평생이 느리게 생각 속에서 지나갔다.
행복하지 못한 일생이었다.
제기랄, 난 좀 더 살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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