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그가 지적하고 있는 내 글의 문제점으로 딱 두 가지 언급했다.
하긴, 내가 잘난 척은 좀 하지만, 그 두 가지밖에 찾을 게 없을 것이다.

그 두 가지를 하나씩 살펴보자.

1.
그믐달이어서 지나치게 어두웠지만 백인혈존 가득염은 오히려 어두운 하늘이 반가웠다.

레벨 녀석은 이 문장을 가지고 또 두 가지를 지적한다.
하나는, \'이어서\'의 문제.
또 하나는 서술구조의 문제.

먼저 \'이어서\'라는 문제. 이건 내가 조사와 어미를 혼동한 것 같다. 조사는 명사에 붙고 어미는 동사나 형용사의 형태 변환에 따라붙는 꼬리이기 때문이다. 물론 나는 아무 생각없이 올바른 문장인 \'그믐달이어서\'를 토대로 그대로 말 했을 뿐이다. 하지만 유일하게 활용하는 서술격 조사 \'이다\'에 붙은 어미라는 것을 찾아보고 알았다.

하지만!!

두 번째 문제. 서술 구조의 문제는 납득하기 어렵다. 레벨 녀석이 쓴 서술 구조라는 말은 아무래도 이해하기 힘들다. 저건 완전한 문장이다. 예를 들어, 국어연구원의 표준대백과 사전에 보면 이런 예들이 나온다. 그걸 그대로 인용한다.

-어서03
「어미」（끝 음절의 모음이 \'ㅏ, ㅗ\'가 아닌 용언의 어간 뒤에 붙어） 「1」시간적 선후 관계를 나타내는 연결 어미. ¶어머니는 솥을 씻어서 쌀을 안쳤다./인부들이 짐을 덜어서 다른 차에 실었다.§ 「2」이유나 근거를 나타내는 연결 어미. ¶강이 깊어서 아이가 건너기는 어렵다./그는 워낙 성실한 사람이어서 뭘 해도 성공할 것이다./하도 전화를 걸어서 이제는 내 목소리를 알아듣는다.§

\'그믐달이어서\'는 2번의 의미로 사용된 어미다. 그믐달이 뜬 밤은 어두운 밤이다. 따라서 \'모두가 알고 있듯이 어두운 밤임에도 오늘은 유난히 어둡다\'라는 의미로 해석이 된다. 이건 한국어 문장에서 아무런 어폐가 없다. 더군다나, 첫 문장이 전달하고 하는 의미로 볼 때 지극히 순결한 한국어 문장이다. 그것은 두 번째 문장과 연관지어 생각해 볼 때 더 명확하다. 두 번째 문장이 무엇이던가? \'이제 어둠의 하늘이 다시 열릴 때 아니던가.\'

이걸 연결해 볼 때 첫 문장은 청사에 남을 남을 문장은 아니지만 한국어의 구조상 아무 문제가 없다. 문장의 호응이 부족한가, 아니면 의미 전달이 부정확한가? 이런 거로 시비거는 레벨 녀석의 수준에 비통함을 감출 수 없을 뿐이더라. 

2.
\'한 떼의 무리\'는 동어반복을 지적하는 문제인데 인정할 수밖에 없다. 떼와 무리는 어차피 같은 의미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속좁게 레벨 녀석이 \'동어반복\'이란 말 대신에, \'동의반복\'이란 꼴리는 대로 만들어 낸 조어 수준을 탓하고 싶진 않다. 

내가 쓰고 싶었던 것은, \'한 떼의 무인\'이었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