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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아이에게 조혈모세포 기증 후기

자회비단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2.03.28 10:13:58
조회 51467 추천 1,474 댓글 692

얼마 전에 조혈모세포 기증을 해서 후기를 올려볼래고 해. 난 평소에 헌혈을 많이 했다면 많이 한 사람이야. 처음 헌혈은 고등학교 부터인데 본격적으로 헌혈한 건 대학교 입학하고 부터야. 아마 지금 기증 안했으면 150회 가까이는 되지 않았을까 싶네

헌혈을 자주 하다 보니까 조혈모세포도 자연스럽게 접하게 되었고 2015년에 기증 등록을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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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국이어서 비대면 수업을 느긋하게 받다가 02로 된 번호로 전화가 왔어. 처음에는 광고 전화인 줄 알았는데 한국조혈모세포은행협회라고 카톡이 오더라고. 그래서 수업 끝나자 마자 바로 전화를 했더니 유전자가 일치하는 환자가 나왔고 기증 의사가 있는지 물어봐서 한다고 했어. 근데 부모님과 상의해보고 확실하면 연락을 달라고 하더라고. 그래서 부모님하고 이야기 했는데 아버지가 엄청 반대했어. 아버지가 반대한 이유가 마취해서 골수 채취하는 방식으로 진행하니까 위험하다고 해서 반대하신거라 유튜브 영상이라 기증 후기 보여주면서 어찌저찌 설득해서 기증을 진행할 수 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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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증의사를 전달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 유전자 확인을 위해서 검사를 한다고 연락이 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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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렇게 택배를 보내주셔서 들어 있는 설문지는 집에서 하고 피 검사는 보건소에 가서 했어. 당일에 혈압을 재야 하는데 보건소 혈압기가 고장나서 밑에 동사무소 가서 혈압을 쟀어. 그리고 다시 박스 포장해서 퀵 아저씨한테 주고 결과를 기다렸어. 사실 이 단계에서 완전히 일치하는 경우가 드물다고 해서 사실 반기대 반포기 상태로 기다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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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일주일? 정도 있다가 연락이 왔는데 다행히도 유전자가 일치해서 기증이 가능하게 됬어. 근데 기증 받는 아이 상태가 많이 안 좋았는지 일치 연락을 받고 거의 3달 넘게 기증이 연기 되었어. 그래서 사실 기증 못 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도 생각하고 있을 때 환자 상태가 좋아졌다고 해서 기증을 진행하게 됬어. 원래 학기 중에 할 것 같아서 중간고사랑 기말고사 날짜 조정할 생각했는데 방학 때 기증하게 되어서 좀 편하게 진행할 수 있게 된 것 같아.

그리고 기증을 날짜를 정하고 건강검진 날짜를 정했어. 건강검진은 기증하는 곳에서 진행했어.

건강검진은 처음에 교수님 만나고 체혈하고 심전도하고 엑스레이 하는 순서로 진행했어. 교수님이랑 이야기 하면서 부작용이라던지 진행방식, 주사 투여 기간, 혈관 상태 같은 거 확인받았고 진료 기다리는 동안 출장나오신 코디네이터분이 조혈모세포 관련해서 계속해서 설명을 해주셨어. 건강검진 받고 코디네이터분이 커피랑 샌드위치 사주셔서 그거 받고 집에 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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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건강검진 영수증인데 검사 한 것도 별로 없는 것 같은데 100만원이나 나와서 충격이었어... (이거 환자 측에서 부담한다고 하는데 정말로 적지 않은 금액인 것 같아)

그리고 검사 결과를 기다렸는데 재검이 떠버렸어... 평소 운동도 열심히하고 식사도 잘 챙겨먹고 술담배 아무것도 안해서 건강하다고 생각했는데 간수치랑 심전도가 이상하게 나왔다고 해서 다시 검사를 받게 됬어... 재검할 때는 선 결제하고 출장나오신 코디분이 결제 취소하고 해서 사실상 들어간 돈은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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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재검에서는 전부 괜찮게 나와서 기증을 예정대로 진행할 수 있게 되었어.

입원하기 일주인 전 쯤 퀵으로 그라신 3일치와 협조전을 받아서 가까운 병원에서 가서 매일 맞았어. 코디네이터분도 그렇고 많은 사람들이 그라신 맞으면 엄청 아프다고 하는데 나는 별로 아프다고 느끼지 않았어. 그냥 허리가 좀 쑤시는 정도? 그래서 따로 약도 안 먹었어. 


그라신 맞을 때 병원에서 먼저 결제하고 영수증만 따로 챙겨두면 나중에 교통비랑 같이 환급해주신다고 해서 영수증만 모았다가 입원날 출장오신 분한테 드렸어


그리고 입원하기 위해서 보건소에서 음성확인서를 발급밨았는데 검사 받는 사람이 엄청 많더라고.. 한 시간 넘게 기다린 것 같았어. 그리고 당연히 코로나는 음성이 나왔고 무사히 입원을 할 수 있게 됬어.


기증 당일 날 병원에 입원을 하는데 요즘 코로나 환자가 많아서 1인실을 못 받을 수 있다고 했는데 다행히 1인실이 남아서 1인실에서 지낼 수 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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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더 좋은 1인실이 나오는데 병실이 없다고 해서 이쪽으로 배정되었더라고 하더라고. 그래도 1인실이어서 많이 편하게 지낼 수 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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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코디님이 주고 가신 것들(바나나, 귤, 음료수, 물 등등). 이거 외에도 슬리퍼랑 샤워도구랑 슬리퍼까지 주셨어. 그리고 당연히 남은 건 다 집에 가져가도 된다고 하더라고. 근데 난 음식은 다 먹어서 슬리퍼랑 수건하고 샤워도구만 챙겨서 집에 왔어.

그리고 원래 2박 3일 입원을 하는데 나 같은 경우 어린 아이여서 1박2일만 입원하게 되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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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병원에서 나온 삼끼. 병원밥 맛 없다고 해서 걱정했는데 난 꽤 괜찮다고 느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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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원하고 마지막 그라신을 맞고 잠이 들었는데 잠자리가 바뀌니까 잠이 잘 안오더라고. 그리고 병원이 히터를 엄청 쎄게 틀어서 엄청 더웠어. 그래서 자다가 깨다가 하다가 새벽에 간호사분이 들어와서 바늘을 꽃아주셨어. 바늘 꽃는 거 별거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이게 엄청 불편했어... 굽혀도 상관없다고는 하는데 뭔가 걸리는 느낌이 들어서 불편하더라고...

그리고 간호사분들 사이에 전달이 잘못되었는지 원래 7시나 8시에 바늘 꽃는 건데 일찍 꽃으셨다고 하시더라고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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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헌혈실로 내려가서 기증을 진행했어. 걸어서 간다고 했는데 간호사분이 휠체어 타야한다고 해서 휠체어 타고 갔어. 뭔가 아프지도 않은데 환자 취급을 받으니까 묘한 느낌이더라고...

그리고 기증을 하는데 원래 성분헌혈하면 바늘을 한 쪽에만 꽃는데 조혈모세포는 양쪽에다가 다 꽃더라고.. 아무래도 바늘 하나로 드로우/리턴하면 시간이 오래 걸리니까 한 쪽으로 드로우하고 한 쪽은 리턴하는 식으로 해서 시간을 줄이는 것 같아.

피 뽑는 왼쪽은 움직이면 안 된다고 해서 오른쪽만 움직이면서 태블릿으로 영화보고, 자고 옆에 간호사분이라 이야기하면서 시간을 보냈어. 9시부터 시작해서 12시 반쯤?에 기증이 완전히 끝났어.

혈관이 좋지 않으면 팔이 아니라 목 같은 곳에서도 할 수 있다고 했는데 난 혈관이 좋아서 다행히 양팔에서 뽑았어.

그리고 휠체어타고 병실에서 가서 점심을 먹고 2시간 정도 쉬다가 코디네이터 분한테 검사 결과 설명 듣고 앞으로 주의사항까지 듣고 퇴원을 할 수 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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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신 떄문인지 백혈구 수치가 엄청 높게 나왔고 기증 후라서 혈소판 수치가 엄청 낮았는데 1~2주면 회복된다고 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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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복 검사에도 전부 정상 수치로 돌아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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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건 적십자에서 보내준 기증 답례품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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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조혈모세포은행에서 보내준 답례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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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헌혈해서 받은 유공장이랑 감사패랑 같이 찍은 사진

그리고 얼마 전에 다행히 조혈모 생착이 잘 되서 아이가 무사히 퇴원했다는 연락까지 받았어.


기증하면서 느낀 점은 사실 성분헌혈이랑 크게 다른 느낌은 없다는 점이었어. 조혈모세포 기증이라고 거창하게 적었지만 사실상 성분헌혈하고 하는 방식이 엄청 비슷해. 그래서 평소 헌혈 많이 한 입장에서는 조금 긴 헌혈을 하는 느낌이었어.


당연하지만 기증한다고 해서 감사패랑 약간의 선물 그리고 교통비라는 명목으로 돈 들어오는 거 말고는 받는게 아무것도 없긴해. (물론 내가 쓰는 돈도 나중에 다 환급해주서 사실상 쓰는 돈은 없어) 자기 시간 쓰는 거 생각하면 이런 거 왜 하지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거라고 생각해. 하지만 나같은 일반인이 누군가의 생명을 직접적으로 살릴 수 있는 경험을 할 기회가 얼마나 있을까 라고 생각하면 충분히 의미있는 경험이라고 생각해!

긴 글 읽어줘서 고맙고 혹시 기증 망설이거나 생각하는 사람한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면 좋겠어!



출처: 헌혈 갤러리 [원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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