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잔을 본 적 있는가?

수많은 씹덕 술쟁이들의 지갑을 털어버린 원조 씹덕잔 Conix glass.

본인도 한때 위 잔을 보고 살까 말까 수없이 망설였지만... 거금 (잔 하나에 약 5~6만원)주고 사기엔 잔 모양이 너무 밋밋하여 결국 안 샀던 기억이 있다.

물론 잔 모양이 마음에 들지 않았을 뿐 위 씹덕여캐 그림은 상당히 맘에 들었고,

때문에 내가 원하는 모양의 잔에다 씹덕 그림을 프린팅 할 수는 없을까 이것저것 알아보기 시작했다.

급기야 유리잔 전문 프린팅 업체를 찾기까지 이르렀고..

그렇게 탄생한 Conix 씹덕잔 불법 복제판.

아무래도 전문 업체에 맡기는 거다 보니 인쇄 퀄리티는 매우 맘에 들었지만.. 최종 결과물을 얻기까지의 과정이 여간 귀찮은 게 아니었다.

맘에드는 잔을 구매해서 프린팅 업체로 보내고, 잔 수령 후 인쇄 가능 여부 판단, 본인이 직접 이미지 편집 후 크기 조절하여 메일로 전송, 어느 위치에 인쇄할 건지 크기는 어느정도로 할 건지 인쇄소측과 상의, 인쇄소측에서 초안 인쇄해서 보여줌 --> 맘에 안들면 디자인 수정-->인쇄-->수정... (일단 한 번 인쇄할 때마다 돈 듦.)

아무래도 작업하는 걸 내가 직접 옆에서 보면서 관여할 수 있는 게 아니니.. 이쪽도 힘들고 저쪽도 힘들다.

암튼 결과물을 얻기 까지 돈도 돈이지만, 꼬박 일주일이 걸린다.

난 얼른 이쁜 씹덕잔으로 마시는 맥주 맛을 즐기고 싶은데 말이지...

이젠 더 나아가 집에서도 간편하게 씹덕잔을 제작할 수는 없을까? 고민하게 되었고

그러다 발견한 물전사지

특수한 필름 위에다 그림을 인쇄하여, 유리나 기타 제품에 손쉽게 프린팅 할 수 있는 매우 획기적인 제품이다.

가정용프린터로도 가능하며, 실제로 위 전사지를 이용해 유리잔 프링팅을 해주는 업체도 존재한다.

이거다 싶어 바로 구매해서 테스트를 해보았는데...

잔에 내용물을 따르면 인쇄물이 잘 보이질 않는 치명적인 문제점을 발견하게 된다..

위 전사지로 유리잔 프린팅을 해주는 업체에서는 보통 화이트 언더 기법을 사용하여 전사지에 프린팅한다.

화이트 언더란, 인쇄하고자 하는 그림 아래 바탕에 화이트토너로 미리 선 인쇄 후 흰색 바탕에다 그림을 인쇄하는 기법이고

쉽게 말해

위 그림처럼 인쇄물이 컵 안의 내용물에 의해 영향을 받지 않게끔 그림 아래를 흰색으로 코팅해준 후 인쇄하는 기법 이라고 이해하면 편할 거다.

기껏 물전사지로 씹덕잔을 만들어 놨는데, 황금빛 라거나 밝은 노란색의 뉴잉을 잔에 따랐더니 씹덕 그림이 잘 안 보이게 된다면?

그럼 화이트언더라는 걸 어떻게 하는가?

못한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사용하는 가정용프린터는 흰색을 출력하지 못한다.

가정용프린터 대부분이 4가지 색의 잉크 또는 토너 (검정, 파랑, 빨강, 노랑)만을 사용하며,

4가지 색의 조합으로 여러 색을 표현해 내는데

빛이 아니라 색의 경우는 조합으로 흰색을 만들어 낼 수 없다.

따라서 위같이 화이트언더를 적용하려면 흰색 잉크 또는 토너를 지원하는 특수한 프린터를 사용해야 하는데... 기본이 몇백만원이다.

씹덕잔 만들라고 거금 들여서 컬러프린트도 하나 장만해놨는데... 역시나 집에선 못하고 업체에 의뢰하는 수밖에 없나... 좌절하고 있었는데..

순간 번뜩이더니

아 이거다!

해결법은 간단했다.

걍 단순하게 똑같은 그림을 겹쳐서 여러번 전사하면 된다 ㅋ

암튼 서론은 여기까지 하고ㅋ

씹덕잔을 만들고자 하는 일념 하나로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얻은 노하우를 지금 공개하도록 하게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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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물

1. 써니스코파 무필름물전사지

2. 물전사지용 접착제

3. 프린터

4. 유리잔

5. 씹덕그림

6. 간단한 이미지 편집 툴 사용법

(써니스코파 관계자 아님, 네이버에 써니스코파 무필름물전사지 1,2번 재료를 한번에 구매 가능하다)

참고로 이 글은 레이저프린터 기준으로 작성할 예정이다.

잉크젯프린터도 전체적인 방법은 똑같은데, 그림 인쇄 후 수용성 잉크가 번지지 않도록 따로 코팅 스프레이를 뿌려주는 걸로 알고 있다.

위에서 언급했다시피 본인은 아예 씹덕잔 만들라고 삼성 레이저프린터 제일 싼거 하나 샀음

레이저프린터용 무필름 물전사지.

-본인의 씹덕잔 제작과정 공개

1.

인쇄하고자 하는 잔 이미지를 따와 씹덕그림과 잘 어울리나 간단하게 겹쳐서 확인해본다.

전사 위치는 이쯤이 좋겠다, 크기는 이정도가 좋겠다 눈대중으로 결정.

저정도면 괜찮아보인다.

근데 그림이 흑백이라 뭔가 맛이 안산다.

2.

컬러이미지가 더 맛깔날거같아서 컬러로 바꿔준다.

컬러 이미지를 컵에다 씌워본다.

이정도면 ㄱㅊ???

3.

한컴을 열어 이미지를 붙여넣은 후 이미지 크기를 조정한다.

1번에서 잔과 씹덕그림을 겹쳐본 초안에서, 그정도 사이즈로 프린팅 할려면 그림 크기가 어느정도여야 하는지 자로 직접 재본다.

자로 재보니 이미지 세로크기 4 CM정도.

한컴에서 이미지 사이즈를 조정해준다.

위에서 말했던 것처럼 잔 내용물이 그림에 덜 영향을 끼치도록 똑같은 이미지를 겹쳐서 여러번 전사할 거다.

때문에 똑같은 이미지 5개를 복사한다.

밑에 여백이 많아 아까우니 다른 그림도 같이 인쇄 (물전사지 개비싸다. 10장에 만오천원정도).

여백에 요망한 꼬마아이 그림 추가.

참고로 위 그림처럼 좌우 방향이 상관없는 그림은 괜찮은데,

필름에 인쇄 후, 필름의 그림이 인쇄된 쪽이 컵을 향하도록 붙일 예정이라 글씨가 써있거나 하는 경우엔 반드시 좌우반전을 해주고 인쇄하자.

4.

한컴에서 인쇄 버튼 누르면 위처럼 프린터설정창이 뜬다.

인쇄 설정에서 고화질로 설정 후 사이즈는 A4 사이즈, 종이 두꼐는 120~180g 두꺼운용지 설정으로 맞춘 후 인쇄해준다.

물전사지가 두꺼워서 일반 A4 두께 사이즈로 설정 후 프린팅하면 인쇄가 제대로 안 된다,

5.

위 설정으로 인쇄하며 인쇄물이 잘 나왔는지 확인해준다

매우 잘나옴 ㅎㅎ

6.

개별 이미지를 잘라 물에 적셔놓고 20~40초정도 대기.

이후 보면 얇은 필름과 뒤에 두꺼운 종이가 분리된다.

7.

대기하는 동안에 유리잔의 전사할 부분을 깨끗히 닦아주고, 써x스코파에서 구매한 접착제를 씹덕그림 붙일 부위에 고르게 도포한다.

8.

물에서 꺼내 필름 부분을 손가락으로 슥 밀면 필름이 분리되는데

인쇄된 면이 컵에 닿게끔 붙여준다.

붙인 후 부드러운 천이나 같이 구매한 밀대로 필름을 쫙쫙 밀어준다.

(안에 물기와 접착제를 밀어낸다는 느낌으로)

이렇게 붙였으면

9.

오븐에서 100~120도 사이 온도로 5~7분 정도 돌려준다.

본인은 집에 오븐이 없어서 에어프라이어로 돌렸는데 매우 잘 된다.

10.

뜨거우니 조심스럽게 유리잔을 꺼내 필름을 벗겨내면

위처럼 그림만 컵에 전사됨 ㅋ

가까이서 보면 이렇게 필름 자국과 접착제 굳은 자국이 남는데,

소독용 에탄올로 위 자국을 조심스럽게 지워준다. (인쇄된 그림 안벗겨지게 조심)

-TIP : 주위에 대학원생이나 연구실사람 있으면 공업용 에탄을 이빠이 받아와서 에탄올농도 70~80%정도 되게 물에 희석시켜 사용하면 됨.-

그림 바깥쪽은 빢빡 문질러도 상관 없지만, 그림 부분은 티슈에 에탄올을 충분히 적신 후에 매우 살살 문질러주면 된다.

그럼 이렇게 깔끔하게 지워짐

1차 전사 완료.

보다시피 그림이 매우 희미하다.

따라서 똑같은 이미지를 동일한 위치에 여러 번 전사를 해줄 예정.

위 과정 반복.

전사 두 번 반복

확실히 이미지가 진해졌따.

전사 4번 반복.

이정도면 ㄱㅊ?

11.

맥주를 잔에 따라본다.

그래도 이미지 선명한거 보소 ㄷㄷㄷㄷ

12.

씹덕잔과 함께 맥주를 즐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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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있는 프린터가 싸구려라, 컴퓨터상에서 표시되는 색감과 실제 인쇄 색상과 차이가 좀 있긴 하지만

퀄리티는 나름 만족한다.

씹덕잔사진을 마지막으로 마치도록하겠슴

씹덕캐런 만들었음

응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