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나는 가수 아이유를 너무 좋아하고, 저번 달에 뒤늦게나마 나의 아저씨를 처음 보고 배우 이지은도 정말 좋아하게 됨.

나저씨의 여운 때문에 후유증이 너무 심했어서 이번에는 이지은이 나오면서도 좀 가벼운 마음으로 즐길만한 드라마를 보고 싶었는데

난 호텔 델루나가 그럴 수 있는 드라만줄 알았는데

판타지스러운 배경에서 여진구랑 이지은이랑 꽁냥대는 걸 흐뭇하게 지켜보기만 하면 되는 로코물인줄 알았는데

아주 잘못 알고 있었네.

방금 마지막화까지 다 보고 가슴이 너무 아리고 먹먹해져서 잠도 못자겠다.

찬성이랑 만월이 매 화마다 맛집 데이트하는게 처음엔 마냥 보기 좋았는데

둘이 맛있는 거 먹으며 장난치고 꽁냥대면서 즐기는 게 당연히 보기 좋아야 하는데

그 즐거운 장면들조차도 어느 순간부터는 곧 슬픈 끝맺음이 찾아올 것 같아 가슴 아파지더라.

이별이 다가옴을 알지만 모르는 척 즐겁게 지내기도 하고, 다가올 이별을 덤덤히 준비하다가도 막상 이별의 때가 찾아오면 터져나오는 슬픔,

뻔한 패턴임에도 이런 장면들을 볼 때마다 내 마음은 왜 이리 쓰라린지

서로를 열렬히 사랑하면서도 다가올 이별을 알고 준비한다는 건 너무나도 슬프고 힘들면서도 정말 아름다운 일인 것 같다. 

뭐 고증이나 스토리나 결말 등 여러 부문을 깊게 따지고 들면 아쉬운 점들이야 있겠지만은,

내 감정의 바다에 아주 커다란 파문을 만들어 낼 정도의 아름답고도 슬픈 사랑 이야기 한 편을 보여준 것 만으로도 

나한테는 정말 좋은 드라마였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