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의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가 모험 활극이었다면,

이번 작품은 영광의 시대를 누릴대로 누린 사람의 '말년'을 보여주는데 초점을 보여줌.

그래서인지, 솔직히 이전 작품에 비해 모험의 박진감도 아쉽고, 시리즈의 주인공보다는 주변 인물이 조금 더 활약하는 감도 있다고 생각함.

이번 작품에서 인물들을 분석하자면

주인공 존스 박사 = 자신의 영광의 시대는 끝났다고 보는 인물, 자기도 이걸 잘 알고 어느 정도 순응하며 보내고 있음

악역 위르겐 폴러 = 자신이 목표로 하는 미래를 위해, 시간 뒤로 가는 것도 불사하려는 인물

대녀 헬레나 쇼 = 이 세대를 살아가는 사람, 돈이 전부인 사고방식에 움직임. 그러는 동시에 자기 내면의 숨겨진 목적도 있음.

대녀의 조수 테디 = 사실상 윗사람들의 다음 다음 세대의 인물. 2세대에 해당하는 헬레나 영향을 받아서 비슷한 생각을 가짐.

아마 사람마다 보는 시선이 조금씩 다르긴 할테지만,

이번 영화에서는 사람으로써, 전성기가 지난 사람의 이야기를 담아냈다고 생각함. 

실제로, 이번 작품의 '인디아나 존스'는 멋진 세월 이후 그 누구보다 가장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낸 인물로 나옴.

그런 시간을 보낸 그에게 대녀가 시간을 돌릴 수 있으면 뭘 하고 싶냐는 질문에, 그가 바란 것은 진짜 엄청난 부와 명예가 아니었음.

자신이 인생을 살면서 내린 잘못된 결정을 되돌리는 것이었음.

물론, 오랜 시간의 경험을 통해 이런 사적인 욕심을 위해 유물을 사용하면 안된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어떻게든 위르겐 폴러를 막으려고 하는데, 

그런 그도 영화의 마지막 시점에 자신의 본심이 드러나면서

그 역시도 기대할 것이 없는 세상에서 떠나고 싶다는 마음을 밝히게 됨.

아마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 영화를 처음 나올 때부터 봐왔던 세대에게는 어떤 면에서는 대비되는 부분이 있지 않을까 생각함.

일은 퇴직한지 오래고, 자식들도 다 컸고, 이제 친구들도 거의 없는 상태에서

인생에서 무언가 새로운 것을 기대할 수 있을지도 없는 상황. 처음 개봉 시점부터 봐왔다고 생각하면 어느 정도 대비되는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봄.

그래도 평범한 사람들과 다르게,

주인공은 고고학자라면 누구나 꿈꿔왔을 상황에 직면했고, 자신의 인생을 그야말로 예술적으로 마무리할 기회도 잡음.

나는 영화의 이 장면을 보는 순간,

이대로 마무리가 될 것이라고 직감했음. 약간의 클리셰 덩어리긴 하지만, 솔직히 영웅의 마지막에 어울리긴 했음.

근데, 여기서 영화는 대녀를 통해 다시 한번 이야기를 비틀게 됨.

다소 어안이 벙벙할 수도 있지만, 나는 오히려 대녀가 말하는 바가 주인공과 같이 영화와 같은 마무리에 젖었던 사람들에게 일격이라고 봄.

자고로 사람의 인생은 영화마냥 끝나는 게 아님.

주인공도 더이상 자신의 주변에 아무도 없다고 하소연했지만,

실상 마지막 장면에서 주인공 곁에는 여전히 살라도 있고, 대녀 등 다양한 인물이 있음.

그렇게 영화는 영웅 같은 세월을 보냈지만, 마지막 만큼은 평범한 인생을 누리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마무리 됨.

이번 영화에 대해 아쉬움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이 영화를 접한 대부분 대녀와 비슷한 시선을 지녔다고 생각함.

대녀 헬레나 쇼가 초반에 말하는 것처럼 우리는 '인디아나 존스의 위대한 마지막 승리'를 기대했지만,

이번 영화는 인생이 그리 영화처럼 돌아가지는 않는다고

주인공과 여러 인물들을 통해 간접적으로 보여줬다고 생각함.

여튼 영화 마무리까지 재밌었다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