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2라는 운영체제를 선보인 IBM, 1990년대 중반 넷 PC 진영을 구성한 썬마이크로시스템스, 웹브라우저 회사인 넷스케이프사, 공개 소프트웨어인 리눅스를 만든 리누스 토발즈, PDA를 앞세운 팜 그리고 구글…. 이들은 모두 빌게이츠의 마이크로소프트사가 독점하고 있는 IT 업계에 떠오르는 신진 세력이었다. 하지만 이들은 마이크로소프트의 벽을 끝내 넘지 못했다. 구글 만이 현재 마이크로소프사의 단단한 성을 허물어뜨릴 수 있는 대안으로 업계에서 주목하고 있다. 가로 10㎝, 세로 1㎝ 남짓한 ‘판도라 게이트’라고 불리는 검색창을 통한 검색으로, MS를 누르고 현재 미국 대학생들이 가장 일하고 싶어 하는 기업, 매일 6500만 명이 접속하여 전세계에서 35개의 언어로 2억5000만 건 이상 검색하는 세계 최대 검색엔진, 미국 비즈니스 역사상 최단기간 급성장한 전도유망한 인터넷기업, GM 맥도널드보다 기업가치가 높고 장부상 빚이 없으며, 참신한 아이디어를 쏟아내며 혁신을 선도하고 있는 기업 ‘구글’의 성공 비밀을 소개하는 책 ‘구글, 성공 신화의 비밀(The Google Story)’이 출판됐다. 이 책은 1995년 봄 미국의 스탠퍼드 대학에서 구글의 창업자인 세르게이 브린과 래리 페이지가 만났을 때의 이야기부터 시작한다. 또한 터치패드로 작동하는 화장실 등 구글의 은밀한 내부 모습부터 어떻게 돈을 벌고, 거대 기업 마이크로소프트사와 싸워 가는지에 대한 핵심 전략까지, 기업 성장 소설을 읽는 것처럼 재미있게 얘기하고 있다. 검색 시장에 대한 분석이나 기술적 용어로 채워진 것이 아닌 구글이 어떻게 해서 성공한 기업이 되었는지를 다양한 방면에서 재미있고 편안하게 풀어 놓았다. 퓰리처상을 받은 워싱턴 포스트의 기자로 오랜 기간 구글의 변화를 지켜 본 이 책의 저자인 데이비드 A. 바이스는 구글이 성공할 수 있었던 여러가지 요인을 분석한다. 그 중에서 저자는 구글의 경영전략이자 기업의 가치관인 ‘사악해지지 말라’에 주목한다. 많은 경우 벤처 기업이 큰 기업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공동 창업자간의 마찰과 리더십 부재 등은 기업의 성장에 큰 걸림돌이 된다. 이런 사실을 잘 알고 있던 구글의 두 창업자는 서로를 위해주는 리더십으로 회사를 이끌고 있다. 이외에도 구글의 성공요인은 무궁무진하다. 구글은 3명이 소규모 팀을 이뤄 일하는 방식을 선호한다. 그리고 직원에게 업무 시간의 20%를 무엇이 됐든 자신이 가장 관심을 두는 아이디어를 연구하도록 권장한다. 이런 환경이 남들과 차별화된 프로그램과 서비스 개발을 도와준다는 게 저자의 분석이다. 구글은 또한 ‘즐겁지 않으면 창의력이 나오지 않는다’는 창업자의 생각 때문에 펀(fun) 경영을 실천해 간다. 사무실을 네온사인으로 현란하게 치장한다거나 온갖 기괴한 장난감으로 가득채우는 모습은 구글다운 사고에서 나온 것이다.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과 백재현 한국 IT 기자클럽 회장이 추천한 이 책은 구글의 성공 신화를 재미있게 풀어 놓았다. / pride@fnnews.com 이병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