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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 농담의 또다른 이름

이응(1.245) 2017.05.24 04:13:11
조회 1852 추천 32 댓글 17
														

[단결포로리] 포롤의 {명주와 모연이 M3 바이러스에 걸렸을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유시진의 마음} 소재를 줍한 리뷰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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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오염된 나와 윤중위 제외하곤, 다들 나가세요."
"수술은요?"
"마무리는 우리 둘이 해야할 것 같은데."


알파팀이 구출해온 진영수의 수술을 하다가 그가 M형 바이러스에 걸렸다는 걸 안 모연은 그순간 모든 의료팀을 내보내고 명주와 둘만 남아.

너무 전염성이 강한 질병이라 그 전염까지 막을만한 장비도 갖추지 못한 의료팀들을 데리고 수술을 할 수가 없으니까 그들을 내보낼 수밖에 없는거야.

바이러스에 걸린 환자의 혈액을 정통으로 맞은 명주와 모연은 이미 오염됐고 그 바이러스에 걸렸을 가능성이 높아졌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연은 의사로서 이 수술을 마무리해야 해.

환자를 내버려두고 집도의인 자신이 수술실을 비울 수는 없으니까.

 

감기보다 좀 독한 M2일지, 에볼라보다 좀 나은 M3일지 모르지만 모연은 일단 수술을 마무리해.

 

무서워서 가슴이 뛰고 눈꺼풀이 떨리지만 이순간에마저 그녀는 의사여야만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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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한 격리실 문앞에서 시진은 핏발 선 눈으로, 억장이 무너지는 목소리로 모연에게 물어, 괜찮으냐고.


시진 자신이 다치는 걸 볼 때마다 모연이 이런 마음이었을까?

 

농담조차 잊은 시진은 지금 머리가 하얘지고 눈앞이 캄캄해.

아직 모연이 그 무서운 병에 걸렸다는 진단도 내려지지 않았는데, 시진은 당장이라도 모연이 이승을 떠나기라도 하는 것처럼 다급해.

 

얼마나 무서울까, 울고 있지는 않을까, 많이 아픈가.


"괜찮습니까? 많이 아파요?"
"뭐 그렇게 금방 아플까."



모연이 울고 있지도 않고 아직은 아픈 것도 아니라는 말에 시진은 1퍼센트 정도 안심을 해.


전염병이라는게 잠복기라는 것도 있고, 오염됐다고 해서 꼭 감염이 되리라는 법도 없다는 걸 시진도 상식적으로 알지만, 모연에 대한 걱정을 도무지 놓을 수가 없어.

에볼라라는 병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생명을 앗아갔는지 시진은 너무나 잘알아.

그런데 그 병만큼 끔찍한 병에 모연이 걸렸을지도 모른다니, 시진은 머리속에 벌이 윙윙대는 것 같아.

 

모연이 정말 안아픈건지, 아니면 그가 걱정할까봐 감추는 건지 시진은 모연에게서 시선을 떼지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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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게 아니라면 왜 저렇게 피곤해하고 힘이 없어 보일까.

뭔가 문제가 생겨서 잠복기 같은 것도 없이 바로 아픈가.

아프다고 하면 난 뭘 해줘야하나.

수혈 같은 거라도 필요하지 않을까.

멍청한 새끼. 난 당신 혈액형도 안 물어보고 뭐했지.

병사들 혈액형이 고루고루 있었나, 걔들 중에 적어도 한명은 당신과 혈액형이 맞겠지?

아니면 다른게 필요한가?

내가 뭘 해줘야 당신이 아프지 않을까.

 


모연이 그에게로 걸어오는 그 짧은 시간동안 시진의 머리 속에는 온갖 생각들이 스쳤어.

이윽고 그녀가 그가 서 있는 문 바로 앞에 서서 그를 올려다 보는데, 모연의 얼굴이 창백해보여.


아픈가봐. 어떡하지, 난 어떻게 해야 하지.

 

시진의 머릿속이 아득해지고 가슴이 타들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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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하면 됩니까? 뭐해줄까요? 말만 해요."



시진은 모연이 당장 필요한 거라면 뭐든 내줄 준비가 되어 있어.

간이나 폐에 감염된거라 그걸 떼내고 건강한 장기가 필요하다고 하면 그의 장기를 떼줄거고,

당신이 진소장을 구해와서 내가 그 인간을 수술하다가 이렇게 된거라고

시진에게 욕을 하면, 기꺼이 그 욕 다 먹고,

밉다고 때리면 맞고,

그래서 그녀가 낫기만 한다면 제발 그러고 싶었어.


격리실 문을 열고 나와 그에게 안겨서 울면 그가 전염되서 죽더라도 모연을 안아주고 싶었어.

모연이 절대로 그럴 여자가 아니라는 걸 알지만 그래도 그래줬으면 했어.

 

이 갈아마시고 싶은 문을 열고 나와서 그가 그녀를 안아줄 수 있게 해줬으면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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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모연이 하는 말은 고작 예전 그 소개팅녀가 누군지 대답하라는거야.


그녀가 그를 달래려고 하는 농담이라는 것도 모르고, 그저 모연이 물으니 시진은 반사적으로 대답해.

왼쪽에 앉은 애교가 많은 여자였다고.

 

그 여자의 애교가 어땠는지도 기억이 까마득해졌지만, 그저 그의 좋은 머리가 사실만을 기억하고 있다가 모연이 물으니 반사적으로 대답이 튀어나오는거야.

시진은 지금 제대로된 판단이 어려운 상황이라 그의 예전 여자문제가 그에게 매우 불리한 얘기라는 것도 모두 잊었어.


그냥 문 앞에, 이 빌어먹을 유리문 너머에, 모연이 창백한 낯빛으로 서있는게 불안하고 무서울 뿐이야.


"이 남자는 묻는다고 그걸 또 대답하는구나."
"농담하면 안되는 순간인 거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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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이제야 알았어. 그가 왜 걱정하는 모연에게 계속해서 농담을 했던건지.

 

보기가 가슴아파서 그랬던 거였나봐.

걱정을 끼치는게 너무 미안하고, 걱정하는 모습이 안쓰럽고 슬퍼서 그랬던거야, 이 남자가.

당신도 이런 마음이었던 거구나. 내가 당신을 걱정하는 그 시간동안 당신도 나를 함께 걱정하고 있었구나.


모연은 깨달아.

당신 농담의 또다른 이름은 [나에 대한 사랑]이었구나.


농담을 잊은 당신 얼굴이 이렇게 무섭구나.

아까는 당신 안색이 이렇게 나쁘지 않았는데, 내가 당신한테 지금 무슨 짓을 하고 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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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은 이제야 그가 그녀에게 했던 농담처럼, 모연이 그에게 농담을 하고 있는 거라는 걸 알았어.

그리고 그 농담이 얼마나 상대방의 가슴을 아프게 하는 건지도 시진은 자기 가슴의 통증으로 깨달아.

시진이 그녀가 그를 걱정하는게 미안하고 마음이 아파서 했던 농담이 모연에게는 이토록 아프고 슬펐겠구나, 시진은 비로소 안 거야.


당신이 내가 농담을 하면 화를 냈던 이유가 바로 이런거였구나. 당신이 이렇게 아팠었구나.

내가 당신에게 그렇게 잔인했었구나.

내가 그 벌을 받는 중인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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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PCR검사할 실험실이 있는 병원이 근처에 있을까요?"


그의 상념을 뚫고 들려오는 하간호사의 목소리.

시진은 일단 모연을 살리기 위한 노력을 해야해.

 

모연이 이대로 그의 곁을 영원히 떠나는 것보다는 지금의 피토하는 자책과 미안함이 차라리 달콤하니까.

일단 모연을 살리고 나서 그녀에게 나머지 벌을 받아야지.

 

모연의 눈물 젖은 눈동자를 바라보며 시진은 제발, 부디, 이 악몽같은 순간이 그저 악몽으로만 남고 그들을 지나쳐가주기를 간절히 바라.




 

 

이어지는 글 : You Are My Only One


이밤중에 올리는 이유는......... 그냥 지금 다써서;;;ㅋㅋㅋㅋㅋㅋㅋ

아 밤도 아니구나, 좀 있으면 해뜨겠다

이제 나도 자야지. ㅌㄴㅇ

앞으로 2시간쯤 후면 일어나는 포롤들도 있겠지

두개 연달아 읽어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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