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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쓰는리뷰 : 다른 남자 말고 너

이응(119.204) 2020.03.13 22:28:15
조회 545 추천 1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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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남자 말고 너




“와, 감동입니다.”
“앞치마도 잘 어울리고.”
“제가 좀 미래를 약속하고 싶은 타입이죠.”


전염병에 납치에 총상에 연애고민에, 꼬박 며칠을 힘들었을 모연을 위해 시진은 보양식을 준비했어.


그 힘든 일을 겪고도 앞으로도 그녀의 속을 많이도 썩일 나쁜놈 옆에 남아주기로 한 거잖아.

그 용기에 조금이나마 보답을 하고 싶은 마음에 간장뚜껑도 익혀먹자는 패기로 삼계탕을 끓여온 거야.


전염병으로 죽다 살아난 후배는 먹든지 말든지 고생한 여친 앞에다 반찬그릇 바짝 붙여놓고는 시진은 ‘맛있쪄? 맛있쪄?’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턱 괴고 바라보았어.


새끼 입에다 먹이 넣어주는 어미새마냥 헤벌쭉 좋아서는 모연의 입 안으로 들어가는 한술 한술에 잔뜩 흐뭇해하는데, 그때 들려오는 이름 석 자.


“민윤기랑 둘이 같이 삼계탕 먹는 거 봤어 거기서.”
“?”
“같이 간 거 아닙니다. 윤기오빠가 할 말 있다고 절 맘대로 따라 온 거지. 아직까지 제가 끼어들었다고 오해하시나본데,”
“그게 끼어든 거야. 할 얘기가 뭐였는데?”
“…….”


무슨 얘기를 하나 했더니 오빠소리가 나오질 않나, 끼어들었네 아니네, 두 여자가 아주 난리도 아니었어.


두 여자는 현남친을 눈앞에 앉혀놓고 옛 남자에 대한 각자의 소유권을 주장하고 있었어.

그 남자는 원래 내꺼였는데 네가 끼어든 거라는 둥, 내가 끼어든 게 아니라 그 남자가 내가 좋다고 쫓아다닌 거라는 둥…….


두 여자는 지금 여기가 어디고 누구와 함께 있는 자리인지도 까맣게 잊고는 과거사 해석으로 갑론을박을 하고 있었던 거야.


“그 인간이 그래? 나랑 아무 사이 아니라고?”
“네. 그냥 스터디 같이 하는 것뿐이라고.”
“그냥 스터디? 그냥 스터디가 아니라 둘이 썸 탄 거였거든? 4월부터?”
“…….”


썸?

써엄?!

듣자듣자 하니 이 여자가 진짜…….


달콤하고 자상했던 남친이 점점 빅보스가 되어가는 줄도 모르고 모연은 여전히 민윤기에 대한 권리주장 중이야.


다정하게 턱을 괴고 있던 시진의 두 손은 권총 찬 허리춤에 놓이고, 잔뜩 가까이 붙어 앉았던 몸은 의자에 딱 붙이고, 따뜻했던 눈빛은 시베리아 북풍한설마냥 점점 차게 식어가고 있었어.


두 연인의 꽁냥거림으로 훈훈하던 식당은 두 남자의 싸늘한 분위기에 그 열기가 점점 식어만 가는데 두 여자는 여전히 과거 속에 갇혀 불타오르고 있었지.


“저한테 밥 먹자고 한 건 3월 개강하자마자 부터거든요?”
“내가 말한 4월은 그 전년도 4월이거든?”
“혼자 짝사랑한 거 아닙니까?”
“썸 탄 거라니까?!”
“…….”


그랬구나.
전년도 4월부터 썸을 탔었구나.

꼬박 1년을 썸 타다가 후배한테 뺏겨서 열받았구나.

그래서 악수할 손이 없고 잊을 마음도 없었구나.

왜 둘이 파직파직 스파크가 튀나 했더니 윤기오빠 때문이었구나.
아아~ 그랬구나.


순간 사태파악을 한 두 여자가 동시에 입을 다물고 앞을 돌아보았을 때에는 이미 예쁜 짓하던 남친은 어딜 가고 작전 나갈 준비가 완료된 빅보스와 울프가 와서 앉아있었어.


shit! 미쳤나봐. 어떡하지? 이걸 어떻게 수습하지?
악! 아악! 악!!


모연은 제발 이게 꿈이길 간절히 바랐지만 이건 명백한 현실이야.


“……서로 앙숙이었던 이유가 윤기오빠 때문이었나 봅니다.”
“전 윤기오빠 보고 싶어서 잠이 안 올 것 같습니다.”


그 어느 때보다 열정과 사력을 다해 작전에 임할 준비가 된 두 남자는 미지의 윤기오빠가 너무도 보고 싶어져.


오빠? 오빠아? 내가 빠른 83인데 나한텐 오빠라고 한 번을 안 해주더니. 윤기오빠? 하.하.하
내가 당신보다 학교 1년 빨리 갔다니까!


“……오햅니다.”
“오해가 확실합니다.”
“우리한텐 사진 한 장 가지고 그 난리를 치더니 딴 데 가선 어장 관리나 당하고. 열이 확 받습니다.”
“어떤 새끼 어장에 물이 이렇게 좋은지 죽여 버리고 싶습니다.”


확마, 윤기오빠를 어장에 처넣고 어장 물을 다 말려서 바짝바짝 말려 죽여 버릴까?


시진은 확 밀려오는 살의를 참으며 새삼스레 회한이 밀려드는 걸 느껴.


난 몇 번을 차이고 까였었는지 생각도 안 날만큼 거절을 당하고, 당하고 또 당했었는데 윤기오빠 그 새ㄲ, 그 윤기오빠는 이 여자를 두고 딴 여자도 쳐다볼 겨를이 있었다니.


“어디 병원 의사겠지 말입니다?”
“소재파악해서 FEO 한 번 가지 말입니다.”
“…….”
“눈에 띄면 참아질라나 모르겠습니다. 저격은 너무 깔끔하고, 폭파는 좀 심심하고.”
“…….”


어떻게 하면 가능한 지저분하고 최대한 아프게 한 놈을 죽일 수 있을지 골몰하며 멀어져가는 두 남자의 살벌한 작전수립에 두 여자는 이 상황을 믿을 수가 없어.
어쩌다 이런 미친 짓거리를 했는지. 미치지 않고서야 어떻게 제 입으로 과거사를 줄줄이 다 까발릴 수가 있는지.


“이게 무슨 전대미문 팀킬입니까?”
“학교 다닐 때 얘기 꺼낸 사람이 누구더라?”
“그렇다고 그걸 어떻게 민윤기로 받습니까?”


너랑 내 캠퍼스라이프에서 공통된 이슈가 민윤기 밖에 더 있니?

그니까 왜 학교 다닐 때 얘길 해!


이건 제 무덤을 파다 못해 직접 관 뚜껑 열고 들어가 병풍 뒤에서 향냄새 맡을 급이라 모연으로서도 도무지 수습할 구멍이 안 보여.


그래도 똑똑한 의사 머리 둘이면 뭐라도 길이 보이지 않을까 싶었는데 함께 싸워줄 줄 알았던 전우는 이미 엄청난 방법을 찾은 후였어.


“제 걱정은 마시고 선배 걱정이나 하십시오.”
“왜 하지 마?”
“전 엄청 아픈 척 하면 됩니다. 죽다 살아났는데 그깟 과거쯤이야.”


아픈 척 하기.

죽네사네하던 여친인데 그깟 과거 하나 눈 못 감아 주겠냐는 명주의 말은 그런대로 설득력 있어 보였어.


“아씨 부러워.”


아, 왜 난 타고난 건강미인일까.

왜 이런 순간에 위독하지 못하고 이렇게 팔팔하지.


의사로 살아온 세월이 어언 8년.

길다면 긴 그 세월동안 환자가 부러운 적은 한 번도 없었는데 모연은 처음으로 환자복을 입고 누워 있어보고 싶어져.


* * *


윤기오빠랑 썸 타던 여자는 아래층에 냅두고 중대장실로 올라온 시진은 눈에 들어오지도 않는 결재판을 뒤적거리며 모연을 기다리는 중이야.
이 깜찍한 여자가 얼마나 기똥찬 변명을 갖고 찾아올는지 기대마저 들지.


똑똑, 문 두드리는 소리에 흘끗 보니 1분 사이에 퍽 목이 상했는지 모연이 금방이라도 피를 토할 듯 콜록대며 들어왔어.
어휴, 저걸 작전이라고…….


들어오면서부터 무슨 폐렴환자처럼 가련하게 기침하는 모연이 시진은 어처구니가 없어.


환자라기엔 너무도 힘찬 노크소리하며, 혈색 좋게 발그레한 볼하며…….

환자로 봐주고 싶어도 차마 그럴 수가 없을 만큼 모연은 참 생기발랄해.


“괜찮아요. 열이 좀 있나 봐요. 앗, 뜨거! 어우, 걱정하시겠다. 저 진짜 괜찮은데…….”
“알아요. 괜찮아 보여요. 윤기오빠 생각해서 그런지 아주 얼굴에 윤끼가.”
“안 먹히네.”


명주의 작전이 나름 괜찮아보여서 따온 건데 그걸 그대로 갖다 쓰기엔 확실히 혈색이 너무 좋았는지 역시나 제대로 실패했어.

윤기오빠 생각해서 윤기 나는 모연의 얼굴이 많이도 불만스러운지 시진은 입이 댓 발 나와서는 그녀를 쳐다보지도 않아.


사진 한 장으로 당했던 설움도 막 생각나고, 이건 사진 한 장도 아닌 당사자 입으로 들은 거라 더 서운하고, 윤기오빠가 그렇게 좋았나 싶어서 화도 나고, 윤명주 어디가 어떻게 예뻤냐 하던 때보다 왠지 더 열받아하는 거 같아서 질투 나고…….


“말 나온 김에 윤기오빠 목소리나 들어봐야겠다.”
“걸기만 해봐 어디. 어떻게 되나.”
“궁금해서라도 걸어봐야겠네.”


혼잣말인 듯 혼잣말 아닌 혼잣말 같은 너.


대화는 아닌데 왜인지 모르게 통하는 말들이 오고가더니 결국 모연이 휴대폰을 꺼내들었어.

그걸 지켜보는 시진의 거친 생각과 불안한 눈빛과 그걸 지켜보는 모연이 끝내 휴대폰을 귀에 갖다 대자 결국 폭발한 시진이 벌떡 일어났어.


호기롭게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휴대폰을 올려친 것까진 좋았는데 아뿔싸, 똑똑한 그의 애인의 남다른 학습능력을 그가 간과한 거야.


그들의 인상 깊은 첫 만남 날아간 휴대폰에 놀라 눈 동그랗게 뜨던 순진한 강모연은 어딜 가고, 뭘 잘 못 잊는 그녀는 용맹하고 박력 넘치고 역동적인 액션으로 자신의 휴대폰을 지켜냈어.


“…….”


알파팀 여친의 남다른 서슬에 바짝 졸은 시진이 캡틴 빅보스의 위엄을 한순간에 모두 잃어버린 채 할 말을 잃고 모연을 보았어.


분명 방금 전까지 승세는 그의 쪽으로 기울어져 있었는데 모연의 기선제압에 판이 뒤바뀌어 버린 거야.


진지해진 모연의 얼굴.


“지금부터 내 말 잘 들어요.”
“……무슨 말요?”


모연은 이 질투 많은 연인에게 꼭 해줄 말이 있어.
그녀의 이미 아주 오래 전 지나가버린 과거 속의 남자에게조차도 질투하고 서운해 하는 덩치만 컸지 어린애 같은 유시진에게…….


“난 지금 이 세상 현존하는 남자 중에 유시진씨가 제일 좋아요.”
“…….”


모연의 휴대폰에 민윤기 전화번호 없어.

전화번호는커녕 그런 사람의 생존여부도 몰라.

이 세상 현존하는지조차 모르겠는 그런 남자는 이제 모연의 관심 밖이야.


그녀가 명주에게 악감정이 남았던 이유는 그런 남자 때문이 아니었어.

자신을 두고 딴 여자를 쳐다본 남자 때문에 상한 그녀의 자존심이 명주를 곱게 보지 못하게 한 거지.


그녀는 XY염색체를 가진 모든 인간 남자 중에 유시진이 제일 좋아.

그렇게 된지 이미 오래라고.


“난 그 남자랑 차도 세 대나 해먹었고, 물에도 빠져봤고, 같이 전염병도 이겼고, 그 사람이 쏜 총에 총상도 입었어요.”
“…….”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유시진씨가 좋아 죽겠어요.”
“…….”


그녀의 고백에 서운한 마음, 화난 표정 따위 다 날아가고 시진은 점점 바보같이 비실비실 올라가려는 입꼬리를 주체할 수가 없어.

그는 이미 속도 없이 그냥 좋아 죽겠는데 모연은 오늘 아무래도 그 간의 그의 설움을 모두 보상해주기로 마음먹었는지 고백을 멈출 줄 몰랐어.


“왜냐면 그 사람은 단 한순간도 비겁하지 않고, 내가 본 모든 순간 명예로웠고, 내가 본 모든 순간 잘생겼어요. 이의 있어요?”
“없습니다.”


그래. 그래서 사랑한 거야.


모연이 보아왔던 그 모든 순간에 시진은 정의로웠고 명예로웠고 빛이 났어.

그래서 잘생겨 보였고 멋있었고 존경스러웠고 사랑스러웠지.


시진은 그녀에게 이제까지 내내 그랬고, 지금도 그래.

그렇기에 모연은 앞으로도 그가 그래주길 바라지.


“그럼 의논할 거 있는데 들을래요, 말래요.”
“전 정말 태어난 순간부터 듣고 싶었습니다.”


모연의 말은 해명도 아니고 변명도 아니었지만 그녀의 사랑고백은 시진의 마음을 돌려세우기에 넘치도록 충분했어.


민윤기 포함 이 세상 모든 남자 다 필요 없고 유시진만 있으면 된다는 고백.

죽을 뻔한 위기를 수도 없이 넘기면서도 도저히 어쩔 도리 없이 당신이 좋더라는 고백.

당신을 사랑하는 내 사랑의 이유가 결국에는 다 당신이더라는 고백.


모연의 애정에 늘 목말라하던 시진에게 그녀의 고백은 감로수와도 같았어.
모연의 입술 밖으로 나온 이름이 뭐였건, 과거에 썸 탄 남자가 누구건, 지금 그녀가 사랑하는 남자가 자신이라는 것에 시진은 너무도 흡족해.


잔뜩 배부른 몸을 누이고 기분 좋아 고르릉대는 맹수처럼 시진은 모연이 주는 넘치는 애정에 완벽한 포만감을 느끼며 아주 기꺼운 마음으로 그녀의 의논 상대가 되어주기로 해.


모연과 눈높이를 맞추고 그 눈을 마주보며 조곤조곤 말하는 그녀의 목소리를 듣는 시진의 달콤한 하루가 그렇게 저물어갔어.


* * *


다음날 두 사람은 모연이 한국으로 돌아가기 전 마지막으로 다운타운에 나왔어.

파티마의 후견을 발렌타인에게 부탁하고 철물점에 들렀지.


예화와 다니엘에게 파티마를 부탁하고 싶어 했던 그녀에게 시진은 그들은 언제든 떠날 수 있는 사람들이라며 그들 대신 발렌타인을 추천했어.

아니나 다를까 그의 예상대로 두 사람은 그 사이 또 어디론가 훌쩍 사라져버린 후였지.


그렇게 모연은 말도 많고 탈도 많았지만 결국엔 아주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은 우르크와 작별 인사를 했어.

그리고 이젠 잠깐이지만 헤어져 있어야할 연인과 인사를 해야 할 차례야.



두 사람은 언젠가 명함 써서 데이트하러가던 차 안에서 보았던 시계탑에 올랐어.


우르크에서 재회한 후에 그들은 이렇게 느긋해본 적이 없었어.

너무 바빴고 위험했으니까.


바람결에 모연의 머리칼이 살랑살랑 흩날리고 그 바람에 시진의 가슴도 어수선히 술렁였어.


여기까지 오는데 참 오래도 걸렸지.


첫눈에 반하고도 그녀를 놓아줄 수밖에 없었던 첫 이별.

기막힌 인연으로 다시 만나 함께 보낸 짧은 시간.

그리고 많이도 후회했던 또 한 번의 이별.

끔찍한 고통 속을 날아와 폐허가 된 곳에서 다시 본 사랑하는 사람의 얼굴.


오랜 목마름 끝에 단비처럼 찾아온, 나를 사랑하기로 용기낸 당신.

영화 하나 끝까지 함께 봐주지 못하는 나를 그래도 사랑한다는 당신.


“영화 봅시다. 그때 못 본 영화. 영화 한 번 같이 보기 진짜 힘듭니다.”


그 영화만큼은 시진은 반드시 그녀와 보고 싶어.


“좋아요. 한국에 가면 납치, 추락, 구조, 그런 거 말고 남들 다 하는 거 해요. 같이 영화 보고 밥 먹고 차 마시고 집에 데려다주고.”
“집에 가서 욕조에 물 받고.”


욕조에 물 받는 건 좀 더 생각해봐야겠지만 그 외엔 모연이 바라는 가장 보통의 일상들이야.

그녀는 이제 목숨을 걸고 생사가 갈리는 그런 거 말고 남들 다 하는 평범한 연애를 하고 싶어.


유시진과 함께가 아니면 보고 싶지 않았던 그 영화도 그와 함께 끝까지 보고 싶고, 집 앞에서 헤어지며 들어가요, 먼저 가요, 가야 내가 들어가죠, 들어가야 내가 가죠, 그런 애정 어린 실랑이도 하고 싶어.


그런 것들 전부를 다른 남자 말고, 유시진이라는 남자랑 하고 싶은 거야.


“먼저 가 있어요. 금방 갈게요.”


기다리고 있으면 반드시 와줄 유시진이기에 모연은 그가 올 날을 손꼽아 기다리다가 공항에 마중을 나갈 거야.


기다렸어요, 왜 이렇게 늦었어요, 하며 그를 안아줄 날을 기다리는 시간마저 행복하겠지.

오후 네 시에 올 사람을 기다리는 세 시부터의 행복이 뭔지를 그녀도 알 수 있을 거야.


“아, 그리고 이거.”
“……이걸 가지고 있었어요? 아직?”


별안간 시진이 주머니에서 꺼내 던진 건 그가 모연을 데려갔던 그 기절하게 예뻤던 해변의 눈이 부시도록 하얀 돌멩이였어.


-이곳 사람들은 이 해변에서 돌을 가져가면 반드시 이곳으로 다시 돌아온다고 믿거든요.
-나보단 대위님이 빠를 것 같아서요. 확인해봐요. 진짜 돌아와지나.


그가 내민 손을 그토록 매정하게 쳐냈었는데 그는 이 작은 돌멩이조차도 버리지 않고 내내 간직하고 있었던 거야.

다시, 꼭 한 번 다시 그녀와 함께 돌아가기 위해서…….


“이번엔 강선생이 시험 해봐요. 다시 돌아와지나.”


그는 모연에게 한 가지 약속을 하자고 했어.

그 혼자만 지킨 약속도 그녀를 그에게 돌려주었으니 둘이 지키는 약속은 더 큰 것을 돌려줄지도 모르잖아.


그를 떠나버렸던 그녀가 다시 돌아와 그를 감당하고 사랑하기로 한 것처럼, 또 언젠가 두 사람 사이에 그런 일이 생기면 떠나버린 누군가가 꼭 다시 돌아와 지금처럼 사랑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모연은 돌멩이를 넘겨받았어.


“그동안 고생 많았어요.”


지진, 전염병, 납치. 고생 많았을 모연의 보드라운 손등을 쓰다듬으며 시진은 잘 견뎌준 그녀에게 감사를 담아 인사를 했어.

모연도 내내 함께 싸워준 그에게 감사와 위로를 전했지.


앞으로도 언제까지나 서로의 옆자리를 지킬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대위님두요.”




이어지는 글 : Until The End Of Time

수정 전 : 사랑고백(Only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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