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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썰. 비추비츄ㅇㅇㅇㅇㅇㅇ

오글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09.10.17 23:42:24
조회 842 추천 0 댓글 16
														

  용을 돋을 새김한 황옥 연적은 보기만 해도 황홀했다. 물건을 고르는 데에 유독 까탈스러운 눈을 가진 춘추가 칭찬을 아끼지 않았던 물건이니 더 말할 나위도 없다. 하지만, 당나라 황실의 우매한 자들은 물건을 알아보는 눈은 없으되 춘추의 안목만은 알고 있었다. 황태자는 대번에 춘추의 연적을 탐냈다. 주지 않을 수 없다. 그는 대국의 적손이고, 춘추는 진골 아버지를 가진 신라 공주의 딸에 지나지 않는다.
  춘추는 시선의 끝으로 용의 비늘을 하나하나 쓰다듬었다. 그리고 연적을 들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천천히 창문으로 다가갔다. 창문을 열자 서늘한 바람이 춘추의 목덜미를 핥았다. 황옥 연적이 섬섬옥수를 떠났다. 춘추가 기거하는 누각은 높았다.

 

 

  "야, 너……."
  웬 사내가 사납게 문을 걷어 차며 들어왔다. 그의 손에는 피 묻은 칼이 들려있었고, 그의 얼굴에도 피가 묻어있다. 개돼지의 피는 아니다. 분명 사람의 것이다. 춘추는 놀라 커다란 눈을 끔뻑거렸다.
  하지만 그렇다고 진심으로 경악하거나 두려워한 것은 아니었다. 여지껏 자신의 혈통으로 누르지 못한 검은 없었던 까닭이다. 그러나 전개는 뜻밖이었다. 사내는 춘추가 미처 자신의 신분을 밝히지 못했을 때는 물론 염종이 그에 관한 사실을 소상히 일러주었을 때도 춘추를 경외하려들지 않았다. 그런 흉내조차 내지 않았다.
  신기했다.
  어찌된 우연인지 혹은 필연인지 그 사내는 \'이모님\'인 덕만 공주의 사람이었다. 비담이라고 했다. 춘추는 기이하다고 생각했다. 그는 목줄을 묶어 키울 만한 물건이 아니라 여겨졌기 때문이다. 괜스레 이모님이 새로이 보였다. 같지 않은 수로 왕궁에 비집고 들어온, 한데서 자란 공주……. 그밖에 그녀에게 무엇이 더 있는가. 비담은 그녀에게서 무엇을 보는가.
  "우리 \'이모님\', 어떻게 생각해?"
  "덕만 공주님?"
  비담은 눈썹을 추어올리며 반문했다. 춘추는 고개를 끄덕였다. 비담은 언제 어느때고, 춘추와 둘만 있기만 하면 거리낌 없이 비어를 사용한다. 그것 역시 신선하고 흥미로운 점이었다. 기실 비담은 춘추가 생애 최초로 갖게 된 평등하고 이해득실없는 관계였다…….
  "강한 분이시지. 강하고, 또 한 편으로는 유약하고."
  "앞뒤가 맞지 않는데."
  "곧기만 한 나무는 부러져. 때때로 휘어질 줄 아는 자가 주군이 된다. 그건 네가 제일 잘 하잖아. 휘어지는 거. 타협하는 거. 합리화하는 거. 응?"
  비담은 어깨를 으쓱하며 웃었고 춘추는 동의의 뜻으로 시부작이 웃었다.
  "나의 주군이시다. 그분은."
  춘추의 웃음은 꽃송이가 오므라들듯 잦아들었다.
  "……네가 선택한?"
  "내가 선택한."
  생애 최초로 갖게 된 유일무이한 관계. 춘추는 그것을 잃을 수가 없었다. 그가 덕만의 사람이라 하여, 지금의 관계가 붕 떠 사라질리 없건만은, 춘추는 그러한 것을 몰랐다. 타국의 높다란 누각에는 우의를 가르쳐 줄 사람도, 사랑을 가르쳐 줄 사람도 없었다.
  "그를 나의 사람으로 만들고 싶다."
  올바른 길을 알지 못하는 자의 사랑은 소유욕으로 발현되기 가장 쉽다.
  "그러지 못한다면, 죽여야 할 자다."
  한 때 당나라에서 가진 일이 있었던 황옥 연적을 춘추는 기억해냈다. 연적은 후원의 수석에 부딪혀 네 조각이 났다. 춘추는 유려한 말솜씨로 황태자의 은근하고도 집요한 추궁을 피했지만, 한동안 그 주변의 공기는 깔깔했다. 그 모든 것을 감수하고라도, 춘추는 제가 마음에 든 것을 남에게 주고 싶지 않았다. 가질 수 없으면 부순다.
  "나의 사람이 되거라."
  어른거리는 촛불만이 있는 방에 춘추와 비담 단 둘이었다.
  "뭐……?"
  비담은 코웃음쳤다.
  "농짓거리나 하자고 불렀냐? 이 밤에."
  "농이 아니야."
  "……."
  "너를 나의 사람으로 만들고 싶다. 너의 능력을 높이 사. 지금 왕이 될 확률이 높은 것은 이모님이 아니라 나다. 현명하게 생각해봐. 비담."
  비담의 표정이 무겁게 가라앉았다. 그는 깊어진 눈으로 춘추를 바라보았다. 춘추는 제가 얼마나 안달하는 표정을 짓고 있는지 알지 못했다. 그것은 절벽에 핀 꽃을 꺾으려는 자의 얼굴이었다. 추할 정도의 절박함.
  "나는 장사를 하고 있는 게 아니야. 저울질을 해서 따를 사람을 선택하라고? 그렇게 해서 선택한 사람을 따라서 무슨 의미가 있지? 너야말로 현명하게 생각해. 이런 식으로 네 사람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틀렸어. 완전히 틀려먹었어."
  "솔직해지는 게 어때? 덕만 공주를 따름으로써 너한테 떨어지는 이득이 없어? 아무것도 바라는 것이 없이 공주를 따르고 있어?"
  "주군이 흥하시면 나도 흥하고, 주군이 쓰러지시면 나도 엎어지는 거지. 또 뭐 있어?"
  "덕만은 너한테 아무것도 주지 않는다고 해도 그녀를 따르겠다고?"
  "이모님."
  "그 여자가 나보다 더 가진 게 뭔데!"
  춘추는 비담이 측은한 눈을 하고 자신을 바라보는 것이 싫었다. 자신이 측은하게 비추이는 것이 싫었다. 주먹을 그러쥐고 어깨를 옹송그리고 춘추는 파르륵 떨었다. 원하는 것을 가지지 못하는 것이 너무 싫었다.
  비담은 춘추를 바라보던 눈을 돌려 내리감으며 피식 웃었다.

 


  "내 심장?"

 


  부서진 연적의 모서리는 춘추의 손가락을 벨 만큼 날카로웠었다.















긍데 또 비덕이네여.
어쩔 수가 없나봄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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