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더는 중국의 상징과도 같은 동물. 중국이 친목국에게 늘 증정하는 동물도 바로 팬더다. 이 영화는 헐리웃에서 제작되긴 했으나 암묵적으로 중국시대의 도래를 알리는 신호탄같은 영화이자 미-중-서방의 관계설정을 암시해주는 영화다.

시푸사부는 미국을 뜻한다. 그가 키운 무적 5인방은 영국, 프랑스, 독일, 일본, 캐나다와 같은 서방을 상징한다. 한때 시푸의 제자였으나 파문을 당하고 어둠의 감옥에 갇혀있던 타이렁은 러시아 혹은 알카에다 등 서방에 대적해서 세계질서를 어지럽히는 미지의 적을 상징.

무적 5인방이나 서방 5개국은 세련된 기술적 우위(선진 경제력)를 점하지만 기본적인 국가의 맷집에서 미지의 적을 상대하기엔 역부족이다. 팬더나 중국은 기술적으로 딸리지만 헤비급 고수(인구 쪽수 등등)로서의 기본적인 맷집이 있기에 적절한 동기(여기서는 먹거리)가 부여될 경우 초고수나 초강대국으로 변모할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노쇄하는 미국은 자신의 뒤를 이을 세계의 경찰자리에 서방 5개국 대신 중국을 지목하고 가르친다. 미국 역시 이 선택을 처음부터 탐탁해 했던것은 아니었다. 스스로도 중국이 그렇게까지 크리라고는 생각조차 않았다. 미국인의 머리속에 자리잡은 중국의 이미지는 초강대국이 아니라 여전히 차이나타운이나 사천요리로 대표되는 팬더 포의 본직, 즉 패밀리경영 중국집의 잡다한 일꾼이다. 모든면에서 세련이나 선진과는 거리가 멀다. 그러나 폭죽을 타고 하늘에서 시합장에 떨어지듯.... 올림픽이라는 축제와 더불어 세계에 등장한 중국이라는 존재의 대세를 무시할수 없게된다.

우그웨이 대사부는 미국의 마음속에 자리잡은 일종의 계시나 미국의 복심이다. 미국의 제2의 자아, 엄밀히는 오바마의 등장과 더불어 수면에 드러난 다국적주의 자아라고 보면 된다. 기술로서 운명을 바꿀수 있다는 시푸의 대단히 서양적이고 전통적인 사고방식에 대해 렛잇비 선불교식 사고방식의 대사부는 말한다. 포도씨는 포도가 되고 사과씨는 사과가 되고 복숭아씨는 복숭아가 된다. 제 아무리 기술력이라는 변수를 추가한다 하더라도 뚜렷한 한계를 가질뿐이며 궁극적 존재의 본질이나 타고난 운명을 변모시킬수는 없다는게다. 물을 더 잘 주고 비료를 더 잘 준다고 해서 포도씨가 복숭아나무로 자라나진 않듯이. 서방5개국은 지정학 및 인구조건상 영원히 서방5개국일뿐... 세계의 경찰을 맡을수는 없다는게다. 지금은 어슬프고 한심해도 결국 이 역할을 맡을 이는 중국뿐이라는게다.

영화는 영화일뿐이라지만... 이 영화는 전세계 화교들을 흥분시킬 중화주의 영화이며 동시에 미국-중국, 그리고 서방국들의 관계를 상징적으로 표현하는 뉘앙스가 저변에 무섭게 깔려있는 영화. 중국의 세계무대 화려한 데뷔와 그동안 동양의 대표자 흉내를 내왔던 일본의 사마귀 맨티스로의 전락. 어쩔수없이 현실인정을 할수밖에 없는 헐리웃 유태자본이 중국에게 띠우는 아부+구애의 메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