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님 뵀던 추억이 있어서,

오늘 방송 보니 문득 여기 와 보고 싶어져서 들러봤음

타갤러라 조심스러워 유동으로, 그리고 버릇없게 -다 체를 써볼까 합니다.

이천년대 극초반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년도가 정확히 생각나지 않아서 앨범 나온 시기로 검색해보니 2001년의 기억이었습니다.

너무 오래전 일이라 세세한 건 잘 기억나지 않는데,

그때가 2집 Never Again이 막 나왔을 무렵.

수영님 음방이 여의도쪽 방송국인데 KBS인지 MBC인지도 기억이 안남요.

어쨌든 거기서 음방 예정이었는데,

무대를 함께 꾸며 줄 사람들이 좀 부족했던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가수에게 있어서 1집 대박치고 나서 2집은 부담스럽기 마련인데

그래서 음방이지만, 무대 규모를 제법 크게 잡았던 것 같습니다.

(뭐, 무대 사이즈야 방송국에서 만들지만 여기서 얘기한 규모는

바이올린 등 연주자들과 무대에 설 다른 인력들도 꽤 많이 준비해서 올랐던 걸 말합니다.)

수영님이 학교 선배지만, 저랑은 아는 사이가 아닌데

친구가 수영님과 같은 서클이었던지라,

친구가 수영님 부탁 받고, 애들 좀 모아가지고 방송국에 갔던 기억이 납니다.

시기도 방학이었는지, 막 개강할 무렵이었던지 그랬습니다.

2집 Never Again의 무대였고, 저랑 친구들은 뭔가 성가대가운 같은 걸 입고

무대 뒤쪽과 구조물 위에 올라가서 코러스 부분을 립싱크했습니다.

단체로 뭔가 리듬을 타는 듯한 동작도 있었던 것 같은데, 가물가물합니다.

무대 중앙쪽에는 수영님 계시고, 그 주변에 연주자들이 있었고요.

몇 번의 연습과 녹화를 했습니다.

대기 시간부터 녹화 시간까지 대단히 오랜 시간이 걸리진 않았지만

그래도 몇 시간은 걸렸던 것 같습니다.

관객들 입장하는 쪽이 아니라 대기자들 있는 방송국 복도도 처음 가봤고요.

전 무대 뒤쪽 약간 높은 곳에 자리했었는데,

조명 받으면서 노래 기깔나게 잘하시던 수영님의 뒷모습이 생각납니다.

녹화 다 마치고나서는 이제 집까지 언제 가나.. 하고 있었는데,

친구분들 잠시 대기해 달라고 해서, 뭐가 더 남았나 생각하고 있었는데,

수영님이 앨범에 사인한 걸 선물로 주셨어요.

방송국이 멀고 날씨가 추웠던 거 말고는

그래도 재미있는 경험이었고, 별로 오래 걸리지도 않았는데

세심하게 마음 써주셔서 감사했네요.

사실 앨범 안 주셨어도, 그날 노래듣고 좋아가지고 사려고 했는데.

그 뒤 친구는 잠시 수영님께 인사하고 간다고 했고,

저랑 다른 친구들은 밖에서 기다렸다가 같이 돌아왔습니다.

쓰다보니 너무 옛날일이라 방송국 견학 같은 마무리가 되어 버렸네요.

어쨌든, 아까 오랜만에 방송 보고

예전에 사인 받았던 앨범을 뒤적이다가 추억에 빠져서 별거 아닌 이야기 들고 왔습니다.

수영님 앨범도 나왔으면 좋겠네요.

+짤 붙인다는 게 깜박해서 수정